담담함에 욱신거리는 아픔들는 경하와 인선의 경험을 통해 제주 4.3의 아픔을 풀어나간다. 작품 속 고통 묘사는 사실적이다 못해 괴롭게 느껴졌다. 주인공 경하의 친구 인선의 손가락이 목공방에서 작업하던 중 잘렸다. 이어 붙인 손가락의 신경 회복을 위해 인선은 3시간마다 바늘에 손가락을 찔린다.이어 책에서는 제주 4.3 피해자들의 고통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서술한다. 이러한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나의 신경도 함께 욱신거렸다. 글을 읽고 신경이 욱신거린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죽음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여성의 전쟁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은 전쟁에 대한 나의 인식 때문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받아들이고 굳혀진 전쟁의 이미지는 남성의 것이었고, 여성은 항상 보조의 역할이었다. 심지어 현재 수강 중인 교양수업 에서도 여성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쟁사 속 여성은 낯설고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왔다.나는 늘 책을 읽기 전 제목을 통해 내용을 추측해본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늘 말했듯, 여성들을 참전시키지 않은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펴보니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참전했다. 조국인 소
사실 제가 이 책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들었던 기분은, 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지었냐는 감정이었습니다.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페미니즘 소설인가? 여자들이 전쟁에 참전 못했다는 것을 비탄하는 성평등 수필인가? 뭐 독후감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재미없는 수필 책이겠지.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저는 제 예상이 전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가장 크게 빗나간 부분은, 이 책의 마지막쯤에 가서야 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부분이 나오겠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미숙한 생각이었습니다.
벅차오르는 그 얼굴언론홍보학과 2020102104 서정현 10살의 어느 날, 엄마는 동생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그마치 10살이나 먹은 나에게 갑자기 동생이 생겼다니. 친구들 누구에게도 10살 차이나는 동생이 있단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동생이 생겼다는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컸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새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은 참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엄마의 배는 풍선을 불어놓은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불러갔다. 배가 불러올수록 엄마 뱃 속의 동생과 나는 친해져갔다. 꼬물이라는 태명도 지었고, 태명을 딴 노래도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충청북도 옥천에 위치한 군서면 동평리라는 곳에서 살았다. 군서는 사람이 드문 촌 동네였다. 내가 다녔던 집 앞 5분 거리의 군서 초등학교의 전교생은 60명 내외였다. 그 중 10명 정도는 내가 살았던 동평리 마을 곳곳에 살았다. 우리는 수업이 끝나면 악속이라도 한 듯 모여 놀았다. 특히 학교 가까이였던 동평리는 가장 놀기 편한 곳이었다. 나보다 5살 많은 우리 오빠는 동네 친구가 1명 밖에 없었던 나와 달리 친구가 많았다. 5명의 오빠 친구들은 나를 여동생처럼 아껴주고 잘 놀아줬다. 그 중에서도 옆 집에
Ⅰ. ‘한강’의 작별 속으로 10대 시절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내가 느낀 ‘채식주의자’는 진한 아픔을 담고 있었고 날것의 느낌이 나는 문장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신선한 주제와 글의 흐름이 책에 시선을 머물게 했다. 심각하게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본 만큼 책 분위기가 기억에 선명했다. 쉽지 않은 내용에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수는 없었으나, 그때 책을 읽으며 느꼈던 묘한 감정을 꼭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수업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다시 마주했을 때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가 쓴
나에겐 징크스가 있었다. 2학년은 힘든 해라는 것. 2018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해도 징크스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매일 아침, 전날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미루다 겨우 무거운 눈을 억지로 떴다. 내 상태를 대변해주는 축 늘어지게 걸린 교복을 느릿느릿 챙겨 입고 등굣길에 나섰다. 학생들이 가득한 길에 나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일상을 시작했다. 학교에 도착한 후 시간은 눈 깜빡 한 번이면 식사 시간, 두 번이면 종례 시간이었다. 교실 앞쪽 천장에 달린 조그마한 검정 스피커에서는 나를 급히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길게 자리
바쁜 직장인 가운데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음식 배달앱을 활용하는 것이 생활 속 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한창이던 시절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배달 서비스는 사회의 중요한 요구를 충족시킬 때 더욱 도움이 되었다. 이와 함께 많은 차량들이 있는 도로에서 음식을 제때 배달하기 위해 과속으로 운전하는 배달 기사들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은 환경오염, 소음공해, 그리고 가장 심각한 교통사고와 같은 많은 결과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배달의 위험과 부정적인 영향은 교통 수단
무심히 어린 아이를 치고도 제 갈 길 가는 모습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건 대답 없는 여섯 번의 총성뿐. 1947년 제주는 푸르지 못해 붉게 물든 섬이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중 가장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낸 4.3사건은 공산주의 정당인 남조선로동당을 타파한다는 명분 하에 서북 청년단의 주도로 도민을 무차별하게 학살 한 사태를 의미한다. 무장대를 토벌한다는 이유로 중산간 지역에 출입하는 자는 모두 총살하겠다는 이른바 ‘초토화 작전’과 함께 마을에 거주하던 주민은 하나둘 쓰러져갔고, 해안으로 도망쳐 온 피란민조차 도피자 가족이라는 명목
최근 두 선거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2022년 3월 대선에서도, 2021년 4월 서울 시장 선거에서도, 박근혜 탄핵 이후로 혐오를 받고 있던 보수정당 출신의 후보들이 승리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국민의 힘 출신의 윤석열후보는 정치 신인이었다. 당시 대통령 문재인은 4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정치 베테랑인 이재명후보를 이기고 대선에서 승리했기에 그 결과는 더욱 반전이었다. 서울 시장 선거 결과 또한 놀랍다. 오세훈 서울 시장 후보가, 큰 논란이 없었던 박영선 후보와 18% 차이라는 압도적 표차를 보이
주말만 되면 제주의 경마장 렛츠런파크 내부에는 경마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경마는 돈을 걸고 경주에서 우승할 말을 맞추는 스포츠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법적으로 허용된 즐길 거리지만 돈을 걸고 진행되기 때문에 도박의 위험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세 번 진행되는 경마는 하루에 13~15개의 경주가 있고 한 게임당 1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으니 높은 금액으로 여러번 참여한다면 우승마 예측에 실패할 경우 손해가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과도한 베팅은 결국 도박중독으로 이어질 수
농림축산방역본부에 따르면, 한 해 버려지는 유기 동물은 13만 5,791 마리로, 그 수가 매우 많지만, 그중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찾는 비율은 26.4%에 그친다. 주인에게 버려져 유기견이 되는 개들 중 상당 수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도'이거나, 품종이 없는 '믹스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품종이 없고 사이즈가 크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새로운 입양처를 찾는 것이 녹록지 않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렇게 외면당하는 이들이 해외에서는 환영을 받는다. 그러나 아무리 해외 입양처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다 해외로 입양이
제주도내 거의 곳곳에서 중국인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들이 감소하고 있지만 제주대학교내 중국 유학생은 흔히 볼 수 있는 편이다. 제주대학교 국제교류본부에 따라 제주대학교 재학 중국유학생은 2022년 5월 기준으로 350명을 넘었다. 이번 학기 끝나고 8월에 한 170명 중국유학생은 졸업할 예정이다.그렇다면 중국 유학생은 졸업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한국에서 계속 취업할까?이에 대해 제주대학교 중국 유학생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에 재학중인 진추향 학생은 “이번 학기는 마지막
"학교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요." 정문부터 후문까지 오르막길로 돼 있는 제주대학교의 등굣길은 언제나 힘겨움의 연속이다. 휠체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거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범대학 A씨,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회과학대학 B씨가 학교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자세히 취재해봤다. 건물 간 이동에 대해선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A 씨가 수업을 듣는 사범대학은 내부 리모델링 중에 있어 자연과학대학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전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자연과학대학에서 학생회관까지 이동했다. 차량을 소지한 이동 도우미가 있지만, 개인 사정으로
공항은 분명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곳이며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 오를 때에는 앞으로 시작될 여정에 대한 설렘을 안고 탈 것이다. 그러나 제주국제공항의 비행장이 위치해 있는 이호동 주민들에게 비행기라는 존재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침 6시 무렵부터 밤 10시경까지 비행기는 쉬지 않고 이착륙을 반복한다. 비행기가 많이 뜨는 시간대에는 평균적으로 5분에 한 대씩 굉장한 소음을 동반하며 주택가 바로 위로 지나간다. 하루에 수십 번도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만들어내는 소음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지 알아보자. 이호동
지갑 속 가득한 종이쿠폰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적 있을 것이다.카페나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종이쿠폰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시용되지만 다양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매장의 쿠폰들을 개별적으로 모아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잃어버리기 쉬우며, 대량으로 생산되고 버려지는 쿠폰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스마트폰이 쿠폰으로‘제이스템프’는 이와 같은 불편한 문제점들을 해소한다.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에서 발행해 쉽게 버려지는 종이쿠폰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환
환경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만 하루 평균 848톤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배달과 밀키트를 통한 식사 패턴이 늘면서, 플라스틱 소비가 폭증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대학 캠퍼스 일회용품 오남용에 대해서도 사회 전반적인 문제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10월 27일 제주대학교 53대 총학생회와 환경동아리 ‘리어스’, 제주환경 운동연합은‘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제주대학교를 위한 원탁회의’를 개최한 바가 있다. 이 회의에서는 위한 방안으로 학내 제로웨이스
코로나19가 한국에 처음 발생한지 햇수로 3년이 지났다. 코로나19의 전파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축제도 그중 하나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수많은 축제들이 잠시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 우리에게 안녕을 고했던 축제를 다시 마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사라진 축제들의 근황을 찾아 나섰다.3년간 그리웠던 왕벚꽃 축제봄의 끝자락, 거리의 벚나무에는 연분홍 꽃잎이 다 지고 진녹색 이파리만이 풍성하게 남아있다. 이곳은 2019년까지 제주 왕벚꽃 축제가 개최되었던 전농로다. 벚꽃이 피면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편하게 해외에 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은 많다. 제주대학교 국제교류본부에 따르면 2022년 현제 제주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은 약 750명이 있다. 그들은 어떤 계기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고, 어떻게 제주대학교에 유학을 하게 됐는가. 외국인 학생 4명 한테 취재를 진행하면서 보인 것은 「한국에 대한 사랑」 이다. 언어를 하나 더 배우기 위해서베트남에서 온 언론홍보학과 도 하 튀 디엔 씨는 "언어를 하나 더 배우고 싶어서 그때 베트남에서 인기가 있었던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
최근 해양플로깅과 같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쓰레기만 주울 뿐 그곳의 원초적인 문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 조간대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지는 예전부터이다. ‘갯’(연안)+‘녹음’(해조류의 잎 부분이 죽거나 유실되는 현상)은 순우리말 표현으로, 과도한 개발과 오염, 조식동물 증가,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되고 있다. 해조류가 사라지고 무절석회조류(탄산칼슘 등이 많은 석회조류 중 가지가 없는 종류)가 암반을 뒤덮어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현재 도내 97개의 해안마을 전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