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면 어때요? 아직 한창이에요."

‘도전’이란 ‘나이’라는 한계를 넘을 수 없을까? 남들은 70대가 아무것도 도전하지 못한다고, 새로 시작하기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근데 여기서 ‘NO’라고 외치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77세 김재웅씨를 만나보자.

▲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77세 김재웅씨
▲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77세 김재웅씨

김재웅씨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기관인 ‘느영나영 복지공동체’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 게시판 관리를 하고 있다.

"저는 제주동부경찰서 앞에 있는 '시민열린마당'이라는 게시판을 관리해요. 게시판에 부착된 포스터를 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 게시판을 정리하죠. 부착된 포스터 중 기간이 지난 포스터가 있으면 제거하기도 해요."

그는 현재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하며 "일을 늦게까지 하지 않아요. 그래서 오후엔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하루 노동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고 덧붙였다.

▲ 김재웅씨가 관리하는 게시판
▲ 김재웅씨가 관리하는 게시판

"주위 환경 정리와 청소도 하는데 덕분에 운동하는 느낌이 들어요. 나이가 어느 정도 차면 시간 내서 운동하는 게 힘들거든요. 근데 일을 하면서 걸을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는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이 직접적으로 운동과 연관된 건 아니지만,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운동할 수 있어 그는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특히 좋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일을 하면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대인관계 형성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친구들과 서서히 멀어져서 적적해지거든요. 새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쉽지 않죠. 근데 이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있어서  친구가 생긴 거 같아서 좋아요."

김재웅씨가 하는 일은 느영나영 복지공동체의 여러 사업 중 '미소천사안내도우미사업단'이다. 이 사업은 많은 시니어 중 사람을 나눠 팀을 형성해 같이 일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함께 일하는 팀원이 있다는 것을 이 일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2년 전에 사라봉 시설 쪽 안내 및 관리를 하던 때였어요. 여느 때처럼 사람들에게 안내를 해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쓰러진 거예요. 바로 119에 신고해서 그 사람을 구한 적이 있어요. 관광객이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안내해 줄 때도 그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한데, 사람을 구했을 때는 엄청난 보람을 느꼈죠."

그는 느영나영 복지공동체를 통해 일을 시작한 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말하며 무척 행복해했다. 그의 말에는 뿌듯함과 무엇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또한 그는 과거 도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예전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회사에 다니다가 사업이 하고 싶어져서 조기 퇴직을 하고 사업에 도전했죠. 근데 IMF 때문에 망해버렸어요. 그 뒤로도 또 요식업 사업을 했는데 그것마저도 잘되진 않았어요. 그래도 후회 없어요. 비록 실패도 했지만, 그 실패로 인해 얻은 게 많거든요. 가장 큰 얻음은 도전이 두렵지 않다는 거예요."

그는 여러 번 도전하고 실패를 맛봤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나 실패에 대한 부끄러움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끊임없는 도전은 그를 성장으로 이끌어 주었다.

이 일을 시작한 계기를 물으니 "지인을 통해 느영나영 복지공동체라는 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하게 됐죠."라고 답했다.

그의 도전은 거창한 이유로 시작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여러 번 넘어져 봤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했다. 그는 그저 자신을 믿고 나아간 것이다.

김재웅씨는 앞으로 '도전'을 하려는 모든 사람을 위해 인생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 전하고 싶다고 했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의 일에만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걸 도전하세요. 그러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혹여 시작했다가 잘 안된다 해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거예요. 여러분, 도전할 수 있으면 하세요!"

'도전'이란 멋진 것이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결과를 생각하고 해보기보다 그저 자신을 믿고 나아가 보면 어떨까? 내가 내민 한 걸음이 결국 나를 성장하게 해준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여러 번 실패를 맛보고 다시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김재웅씨의 삶을 응원한다.

그의 마지막 말이 마음을 울린다.

"고개 숙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요. 고개 들고 다시 나아가면 되는 거예요."<2023 신문제작및실습/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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