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선거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2022년 3월 대선에서도, 2021년 4월 서울 시장 선거에서도, 박근혜 탄핵 이후로 혐오를 받고 있던 보수정당 출신의 후보들이 승리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국민의 힘 출신의 윤석열후보는 정치 신인이었다. 당시 대통령 문재인은 4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정치 베테랑인 이재명후보를 이기고 대선에서 승리했기에 그 결과는 더욱 반전이었다.

 서울 시장 선거 결과 또한 놀랍다. 오세훈 서울 시장 후보가, 큰 논란이 없었던 박영선 후보와 18% 차이라는 압도적 표차를 보이며 당선되었다.

 젊은 층은 진보적인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계 인식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당시에서도 벌어진 일이다. 당시 대선 문재인 후보는 젊은 층으로부터 50%라는 득표율을 받으며 매우 압도적인 투표율과 함께 당선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선거에선,  결과는 정반대였다. 특히 20대 남성들의 득표율은 예상과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윤석열 후보의 20대 남성 득표율은 무려 58.7%(방송 3사 출구조사) 였고, 오세훈 후보의 20대 남성 득표율은 무려 72.5%(방송 3사 출구조사) 였던 것이다.

 

이대남이라고 들어 보셨어요?

 대한민국을 흔드는 데 성공한 신생 정치집단 이대남.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 그 자체는 선거 결과로 이미 검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선거에서의 영향력은 일시적 영향력일 수 있다. 이들이 다른 세대, 성별을 설득하고 포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대중들이 이대남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향후 그들의 행보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과연 대중들은 이대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20대 청년 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대남에 대해서 들어보았냐는 질문에는 100%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대남을 알고 있는 덕분에 설문조사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남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질문한 서술형 조사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이 공통으로 나타난다. 단지 이십 대 남성을 줄인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 단어 자체에 부정적인 반응이 24개 답변 중 11개나 있었다. ‘불쾌하다’ 라는 단어를 똑같이 사용한 답변조차 3개나 있었다.

 답변 중에 단어 자체는 중립적 의미이나, 커뮤니티에 쉽게 흔들리는 이미지가 있다는 답변이 있었다. 불쾌하다는 의견은 커뮤니티에 흔들리는 소수 정치세력과 본인들을 엮는 것으로 느꼈던 대에 대한 반발심에서 발로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 항목은 본격적으로 이대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었다. 응답자 상당수가 정치 고관여층이었는지 상당히 다양하고 의미 있는 답변이 달렸다.

"정치적으로는 소외된 계층이 분명함. 그리고 이에 대해선 정치권도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필요가 있음."

"다소 과격한 면이 있고 빠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며…(중략)…하지만 외려 성향만 따지면 진보적이라 할 수 있기에 기대감을 가져도 좋다고 봄."

 이처럼 중립적으로 이대남을 분석하려는 의견이 있었다. 이들은 이대남들에 대해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내비치며, 그들이 정치적으로 충분히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고 답변했다. 반대로 이대남에 대한 부정적 심정을 드러내는 의견도 보였다.

"같은 20대 남성으로서 뭉뚱그려서 불려지는것이 불쾌함"

"좋지 않은 플랫폼(극우 유튜버, 종편,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아, 현실에 대한 불만이 좌파혐오로 변질되었다 생각함."

"최악의세대"

 이 외에 이런 일반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의견도 있었다.

"그게 과연 일반화 가능한 집단일까"

"억지로 이십대 남자를 묶은 느낌"

 이대남의 정치적 활동이 긍정적이냐는 질문에선 거의 30% 정도의(긍정적이다 34.6, 부정적이다 30.8, 중립 30.8) 비슷한 응답율을 보였다. 아직 대중에게도 이대남은 미지의 존재인 것일까?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선 61.5%의 응답자가 이들의 영향력이 적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대남과 이대녀(20대 여성) 간의 갈등에 대한 질문에선 무려 80.8%의 응답자가 갈등이 심하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의 대중적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내부 세력은 단결되지 않았고, 단어 자체부터 부정적인 의미이며, 정치적 영향력은 적은 주제에 다른 성별과는 크게 갈등하는 세력. 이대남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였다.

 이런 설문조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와 내 지인들 또한 분류상 이대남에 들어가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이런 평가가 너무 박한 듯 느껴졌다. 또한, 설문 조사의 숫자가 겨우 26명이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과연 겨우 26명의 답변으로 수백만의 이대남을 재단할 수 있을까?

 이에 조금 더 질적인 연구를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터뷰 대상은 이전부터 이대남 신드롬을 연구했다고 말했던 지인 A씨 이다.

바보야 문제는 세대야!

저작권 없는 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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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젠더 문제가 아니라 세대 문제입니다.”

 A씨의 말이었다. 단순히 이대남들과 이대녀의 갈등만을 생각한 내겐 뜻밖의 이야기였다. “왜 세대 문제가 생겼는지 하나하나 따지자면 한둘이 아니겠지만, 가치관이 변한 세상에서 정치적 기득권인 민주화 세대가 현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대서 생긴 문제라는 거죠.”

 질문을 통해 이런 갈등이 일어나는 사례를 짚어보았다. 가령 민주화 세대에는 여성의 인권이 매우 낮았고,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폭력은 거의 당연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선 그런 행위는 완전히 금기시되고 있다. 민주화 세대는 그 시절의 불평등함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각해 여성 배려를 말하고, 현재 세대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대남들이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을 간단하게 줄이면 이러했다. 과거 실제로 불합리한 차별이 넘치던 시절과 달리, 현대는 그런 차별이 매우 줄어들었다. 그와 별개로 당시 활동한 평등 활동가들은 문화 권력을 잡게 되었다. 그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다. 이들이 그 희생양으로 이대남을 꼽아 계속 탄압했고, A씨는 이것이 이대남 현상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건(문화계에서 이대남을 짓누른 것은) 옳지 않고, 그것이 이대남 현상이라는 분노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서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에요. 최소한 이대남들의 이야기는 들어 봤어야죠.”

 A씨는 이런 이대남들의 이야기를 주류 정치에 전하고 싶다는 심정을 전하며 대화를 끝맺음했다. 주류에선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기에 이들은 탈선했고, 그 결과가 이대남 신드롬이라는 말로 해석되었다.

 설문조사 결과와 대조해 볼 때, 그의 시선은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나타난 바로는, 대중들의 이대남들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면서도, 그들의 영향력은 낮게 평가했다. 대중들과 이대남들은 이런 현실에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미운 이대남 떡하나 더주자

 설문조사와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본다면, 이대남들은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조차 불쾌하게 느껴질 만큼 대중에게 비난받는 존재로 해석된다. 부정적인 존재가 되는 과정에선 문화적 기득권층의 권력에 대한 탐욕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거기에 대중들의 무관심 또한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렇다면 결국 해결법은 이대남들의 자발적 각성뿐만이 아니라, 이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지 않을까. 이대남, 이들은 어쩌면 그저 소통의 창구가 필요했던 늑대의 탈을 쓴 어린 양들이었을 지 모른다. <2022년 신문제작실습/ 고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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