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요." 정문부터 후문까지 오르막길로 돼 있는 제주대학교의 등굣길은 언제나 힘겨움의 연속이다. 휠체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거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범대학 A씨,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회과학대학 B씨가 학교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자세히 취재해봤다. 

건물 간 이동에 대해선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A 씨가 수업을 듣는 사범대학은 내부 리모델링 중에 있어 자연과학대학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전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자연과학대학에서 학생회관까지 이동했다. 차량을 소지한 이동 도우미가 있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등교하지 않아 도보 이동을 했다. 자연과학대학에서 학생회관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약 10분 정도 소요되지만, A씨에겐 시간이 배가 된다. 교내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건 어떨까? A씨는 "학교 순환버스의 계단이 너무 높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할 수가 없다. 저상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계단의 손잡이가 없거나 파손돼있는 경우가 많다"며 시설에 대해 아쉬움을 얘기했다. 실제로 학우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학생회관의 계단 손잡이가 파손돼 있었고, 계단 끝부분까지 손잡이가 연결돼 있지 않았다. 장애 학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파손 돼 있는 계단 손잡이
파손 돼 있는 계단 손잡이

건물 내부 시설은 어떤지 얘기를 나눴다. "리모델링 전 사범대학은 장애인 화장실이 거의 없었고, 경사로가 너무 심해 이동이 불편했다. 우리에게 경사로는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불편했다는 말을 전했다. 비교적 노후 된 시설은 장애 학우들이 이용하기엔 더욱 불편했다. 리모델링은 내년 완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연과학대학은 엘리베이터가 있으나, 입구와 거리가 꽤 멀어 불편함을 느꼈다. 

수업과 관련해선 이동시간이 문제였다. 다음 수업까지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0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이동이 제한적인 A씨에게는 항상 부족한 시간이다. 이동 도우미 학우가 있으나, 시간이 촉박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시험시간도 문제였다. A씨 같은 경우, 평소 글을 쓰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필기 도우미 학우가 도와줬지만 시험 시간에는 도움이 제한되기 때문에, 비장애인 학우도 촉박한 시험시간이 배로 부족한 것이다. 교양 수업에서는 이러한 애로사항이 더욱 부각된다. 

장애 학우 엘리베이터 안내 표지판
장애 학우 엘리베이터 안내 표지판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B씨는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을까? 이동 도우미를 동행하지 않는 B씨는 교내 이동에선 큰 불편함을 호소하진 않았으나, 수업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말했다. "자리를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휠체어가 들어가기엔 책상과 책상 사이가 매우 좁았으며, 의자를 직접 빼고 앉아야 했기 때문이다."며 "대면 수업일 땐 도우미 없이 다녔다. 웬만해서 도우미 자체를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질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친구 사이로 충분히 동행이 가능하고 간단한 도움은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도우미와 장애 학생 사이라면 도우미 학생도 보수를 받고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관계가 싫었다. 하지만 마음 맞는 친구와 도우미 관계로 지낸다면 장애 학생도 좋고, 도우미 친구도 좋은 일석이조의 관계이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 학우에게 도움을 주는 이동 도우미, 학습 도우미, 필기 도우미 등은 일종의 근로장학생 개념이다. 본인이 필요할 경우 학교 측에 신청할 수 있다. 장애학우와 강의 시간표가 맞지 않으면 혼자 교내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학우와 이동 도우미는 수업 우선 신청 혜택이 주어지며, 보통 친한 친구가 도우미를 신청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A, B 두 학우가 공통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비장애 학생들의 시선이라고 답했다. "쟤는 장애를 가지고 있으니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 이해해줘야 한다"가 아닌 "장애를 가진 친구는 이런 점이 왜 불편한 걸까?"라는 생각을 한번 해보고 "아 이래서 불편한 거니까 내가 이렇게 해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와 같이 그저 불쌍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닌 조그마한 이해를 통한 도움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제가 이때까지 봐왔던 장애 학생들을 보면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보기보다 내성적인 학생들이 많았다. 장애 학생들이 먼저 다가가기 힘든 만큼 비장애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준다면 학교 안에서도 작지만 따뜻한 공동체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장애인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자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는 헌법과 국제연합의 장애인 권리선언의 정신에 따라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이루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장애인 인권 헌장의 내용이다. 장애를 가졌다고 우리 사회에서 소외될 이유는 없다. 그들에겐 비장애인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2022 신문제작실습 / 김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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