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청년창업에 관해 물어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20대와 30대 청년 중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취업이 안 되기 때문에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도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도전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긍정적인 모습도 볼 수 있지만 과다경쟁으로 실패를 거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늘어나는 청년 실업률과 취업난에 국가와 기관들은 청년창업을 독려하고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제주에도 지난해 12월에 개장한 청년몰 ‘생기발랄’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2018년 9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서 선정된 후 약 1년 넘게 준비했다. ‘생기발랄’ 건물은 동문 시장 근처의 비어있는 건물을 활용해 청년 창업 공간으로 만들었다.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고령화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건물에는 청년 점포 20개와 창업지원 공간, 고객 편의시설 등이 조성됐다.

 제주도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근처 생기발랄 청년몰에 위치한 떡 카페 ‘온정 떡방’ 을 창업한 오은정 대표(27)를 만나 청년 창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 대표는 어릴 적 할머니랑 추억을 나눴던 떡을 생각하며, 취미생활로 떡 만드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우연히 창업 몰 공고를 통해 창업을 결심하게 되며 떡 카페를 차렸다. 진취적인 성격을 가져서 실패를 하더라도 창업에 도전하였다.

 오은정 대표는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 상상했던 것과 달라서 힘들어했다. 가게 규모, 매장의 전체적인 분위기, 인테리어 방향 등을 정할 수 없었다. 지원을 받는 사업이라서 사업단의 말을 따라야 했고 다른 매장 대표랑 의논하면서 정해야 했기 때문에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아 실망하였다. 그리고 창업 몰이 알려지지 않던 초기에는 매출이 좋지 않아 의기소침해지며 초조했다고 한다.

“내 떡이 맛이 없나? 내 떡이 별론가?”
장사가 안되던 초기에는 당일 제조한 떡을 버리거나 냉동해서 본인이 나중에 먹으며 해치웠다. 떡은 만든 당일 날 소진하지 않으면 노화가 일어나며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에는 방문객이 더 없어져서 청년 몰 매장 전부가 힘들어했다. 그리하여 청년몰 전체 매장에서 배달을 실행해보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은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지고 왔고, 매출 창출에 큰 도움을 주었다. 떡볶이집이 아니라 ‘떡집’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은 흔한 현상은 아니다. 실제로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 보면, 제주에 있는 떡집 중에서는 유일하게 ‘온정 떡방’만이 존재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달리는 리뷰는 오은정 대표에게 큰 힘이 되었다. ‘잘 먹었습니다.’,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다시 주문하러 왔습니다.’ 한순간에 단골도 생기면서 쉽지 않던 창업에 빛이 생겼다. 그럼 온정 떡방이 단골이 생기면서 매출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맛으로 통일하면 물리고 질릴 수 있어요.”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맛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일반 떡집이랑은 다르게 한 가지 맛이 아니라 6구까지 다양하게 떡 케이크를 제조하여 신선하게 어필한다. 마치 배스킨라빈스 골라 먹는 와츄원 케이크처럼 다양한 맛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맛 하나 놓칠 수 없어 선택하기 힘드신 분들에게는 쏠쏠한 재미까지 선사한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 마케팅. 이게 바로 ‘온정 떡방’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온정 떡방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저 ‘자개 상’이다. 가게에 비치된 자개상은 오은정 대표의 할머니가 물려주신 것이다. 할머니는 자개장을 물려준 후 얼마 안 돼서 돌아가셨는데, 자개 상 위에서 할머니와 직접 만들어 먹던 떡을 생각하며 가게 간판을 자개로 만들고 콘셉트를 자개로 하였다. 그리고 떡을 배우게 된 계기도 할머니와의 추억을 다른 분들께 전하고 싶어서이다. 이처럼 온정 떡방에서는 오 대표의 따뜻한 마음과 추억으로 빚어진 떡을 볼 수 있다.

 온정 떡방은 추억 못지않게 건강과 환경 역시 중요시한다. 다른 떡집과 달리 자일로스 설탕과 일반 플라스틱이 아닌 옥수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일반 설탕의 경우 포도당, 과당으로 분해 되어서 장에서 흡수하게 되는데 자일로스는 설탕 분해를 억제해서 몸에 흡수를 줄여 준다. 그렇기에 칼로리가 높은 떡을 먹어도 건강 면에서 부담감을 해소 시켜준다. 그리고 옥수수 플라스틱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부터 만든 플라스틱으로, 폐기되면 물과 탄산가스로 완전히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이다. 이처럼 일반 떡집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탈바꿈된 신세대 떡집이다.

“저도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라 조언을 주긴 그렇지만 창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대표라는 직책이 생겼고, 쉬는 날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창업은 이상과 달라요. 오히려 사람들이 쉬는 날 더 일해야 하고 매일 매출 걱정하면서 지냅니다. 저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한테 초기자본, 단기 목표, 상품성 가치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오은정 대표에게 최종 목표를 물어봤다.
“손님들에게 흔한 떡집으로 인식되기보다는 미술품 전시도 하며 떡과 음악을 같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떡집을 상상할 때 어지러워 보이고 위생적으로 깨끗해 보이지 않는 떡집을 많이 상상한다. 그런 외적인 면을 탈바꿈하여 카페 같은 떡집으로 만드는 것이다. 중앙로의 옛 건물들을 활용하여 내부 인테리어를 통해 외부는 소박한 면과 내부는 따뜻한 면을 동시에 부각한다. 그리하여 깔끔한 이미지를 연상하게끔 하여 젊은 사람들에게 떡집의 이미지를 변화시켜주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떡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점점 사람들이 떡을 찾게 돼서 자신이 만든 떡을 먹으면서 음악과 미술을 즐기고, 그러한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은 창업의 이상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도 깨달아야 한다. 마냥 멋있고,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전문지식과 자본은 물론, 사람을 다루는 능력 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초기 자본을 줄여서 나중에 잘 되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 큰 꿈이 아닌 단기 목표부터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하는 근성. 자신만의 색으로, 상품성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오은정 대표의 경영 마인드라고 볼 수 있는 이 세 가지는 앞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치열한 현실 속에서 유행에 따라가며 자신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만의 목표로 앞으로의 꿈을 이뤄내길 바란다. <2020 신문제작실습 / 박선영>

키워드

#N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