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탑동에 위치한 해산물 식당 ‘일통이반’은 현역 해남 문정석 씨(70)가 당일 직접 잡은 해산물로 요리를 내온다. 일통이반의 주인 문정석씨는 올해로 51년째 하귀 앞 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공식 1호 해남이다. 오랜 세월 제주 바다와 함께한 그라면 누구보다 제주도민의 삶과 바다를 잘 알리라 보고 그에게 해남으로서의 삶과 그가 겪어온 제주도 바다에 대해 물었다.

▲일통이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해남 문정석씨(70)

“살기위해 시작한 일이였지 어느덧 51년째야.”

그는 태풍사라호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지고, 먹고살기 힘들 때 그의 가족의 굶주림을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제주도 바다였다고 한다. 문 씨는 “제주도 바다에 있는 해산물이 식량이 되고 돈벌이가 되었지. 그래서 할머니, 이모 ,할 것 없이 모두다 물질을 시작했어. 그 당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라고 말했다.

그렇게 물질을 하면서도 어려움은 많았다. 일본으로 물질을 하러 건너갔을 때 그날 잡은 생선을 방사능 때문에 모두 버린 적도 있었고 , 후쿠시마 쓰나미를 만나 한 달 만에 제주도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위의 시선이었다.

"항상 겸손하게 행동하고 마음이 넓어야해.”

그는 여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좋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녀성비가 고른 일본 해녀문화와는 달리 제주도 해녀는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여성에 치중되어있다. 그는 남자가 물질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는 신체적으로 여성보다 체력이 좋은 남성이 물질을 하면 과다한 양을 캘 수 있어 해녀들의 반대가 심하기도 하고, 물질하는 것이 거의 여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별적인 시선과 텃세 또한 그 원인이라고 했다.

실제로 문 씨는 처음 시작할 때 전복과 소라 등을 전부 캐버려 해녀들에게 해산물 씨가 끊긴다며 혼이 나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그만두기를 여러 차례 종용받았다고 한다. 문 씨는 “ 처음에는 욕심을 많이 부렸지. 이제는 절제 하며 채취 하는 방법을 터득 했어.” 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을 겪고 나서 바다와 한층 더 가까워졌다.

▲해남 문정석씨가 물질을 끝내고 바다에서 나오는 모습이다.

 "제자도 있지. 사람목숨도 구해줬어.”       

그는 물질하면서 여러 인연도 맺었다고 한다. 하귀리에서 물질하던 그에게 한 남자가 일을 배우고 싶다하여 물질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흑산도로 데려가서 기술을 알려주었지. 그 사람이 첫 제자인데 지금도 물질을 하고 있고 실력이 좋아. 2호제자도 있지. 나로 인해 해남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라고 말했다. 그는 인명을 구한 적도 있다. “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을   뻔한 아이도 구해주었어. 그 애가 그 마을의 독자였지, 이젠 내 자식이나 다름없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제주도 바다도 많이 변했어.”

그에게 그동안 물질하면서 봐온 제주도 바다의 모습에 대해 물었다. 그는 “과거 제주도 바다는 해산물도 눈에 띄게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스쿠버다이버들이 주말을 이용해 소라먹이를 모두 채취해가 환경오염도 된다.” 며 걱정스러워하셨다. 소라먹이는 6년에 한번 씩 자라게 되는데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그 수가 급감하고 있고 그로인해 해녀들이 작업하는데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가는 해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TV에서 방영했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관심은 적고 마땅히 보상해주는 기관이 없어 제주도 바다 문제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주도 해녀가 발전하기위해서는 많은 대책이 필요해"

문 씨는 해녀문화가 발전하기 위해 고칠 것이 몇 가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제주도 해녀들이 일본으로 가는 이유는 해녀의 대한 사람들에 인식과 제도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제주도 물질도 일본처럼 인식을 바꿔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 줘야해” 라고 말했다. 또한 늙은 사람이 해산물 채취를 위해 숨을 오래 참다 발생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어촌계가 제도적으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식을 바꾸기 위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것 ,늙은 사람을 위한 구역을 정해주는 것, 물질하고 싶은 사람을 막지 않는 것, 바다환경관리를 하는 것 등이 그가 말한 대책이다.

▲가게 앞에서 문정석씨가 있는 모습이다.

"제주도 바다가 나를 기다리는데 능력이 닿는 한 계속 해야지.”

마지막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것인지 물었을 때 그가 한 말이었다. 그에게 바다는 처음에는 단지 살기위해 시작한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행복을 주는 보물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남은 여생 을 바다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찾아주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힘이 난다며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이 난 뒤 문 씨는 바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한다며 말을 덧붙였다. 우리는 자연을 수단으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 이용하며, 그게 아닐 땐 외면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맞닥뜨린다. 속이 꽉 막힌 듯이 답답할 때 바닷가에 가 마음껏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푼 적이 있는가? 더운 여름날 더위를 피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한 적이 있는가? 그렇게 필요할 때 찾던 바다를 떠날 때 그 뒤에 남은 바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바다는 우리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원할 때 바다를 찾을 수 있으려면 바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2015 신문제작실습 / 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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