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측의 무리한 영어강의 도입으로 인해 학생, 교수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제주대학교(이하 제주대)에서 영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된 영어원어강의가 되레 교수, 학생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영어원어강의는 학교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20022학기부터 도입됐다. 2006년부터는 언론사 대학평가 지표에 영어강의 비율이 반영됐다. 제주대는 대학평가 순위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영어강의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2014년) 영어강좌 비율을 2.0%(2013년 기준)에서 3.2%로 높였다. 실제 중앙일보에서 실시한 대학평가를 보면 국제화 부문 50점 중 영어강좌 비율 항목이 10점을 차지한다.
 
제주대는 영어강좌 비율을 높이기 위해 2014년부터 신규채용 교수에게 학기당 1강좌 이상 영어원어강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영어강의 의무화가 수업의 질을 떨어뜨려 교수와 학생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상대학의 한 학생은 한국어로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과목을 영어로 듣고 있어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학생의 영어 실력과 교수의 수준이 맞지 않아 수업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사회과학대학의 한 교수는 영어 위주로 수업을 하게 되면 전공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어렵다학생들의 수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초 전공지식은 한국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어 원어강의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의 경우 외국어 강의를 실질적으로 할 수 있고 외국 대학에서 강의 경력이 있는 교수, 강사에게만 영어강의를 허용하고 있다. 중앙대는 학칙에서 영어원어강의가 강의계획서 및 교재, 과제를 한국인 교수에 의해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할 때 영어로 진행된 강의 및 교재 등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도 추가했다.
 
이기석(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무리한 영어강의 도입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라며 영어 강의 도입은 좋은 시도지만 학생과 교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수가 자신의 영어강의를 녹화해 학사과에 제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교수의 영어실력과 학생들의 반응을 파악해 이에 맞는 맞춤형 강의를 컨설팅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기사론 / 강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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