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심의가 2016년으로 연기됐지만 등재 운동의 열기는 더해져가고 있다. 그 누구보다 제주해녀의 문화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제주해녀문화보존회의 이한영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산보다는 보존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2015년 예산안 심사에서 해녀문화 보존과 관련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데 문화보존 활동에 어려움은 없는지에 관한 질문에 “비영리법인 제주해녀문화보존회는 보존회를 모태로 창립한 (주)숨비의 예산지원으로 활동하며 기존에 도의 예산으로 활동한 적이 없다. 자체 예산이지만 돈보다 열정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도의 예산이 많이 배정되었다고 더 잘 보존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보존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해녀 정신과 커뮤니티가 같이 전승되는, 살아있는 문화로써 전승돼야 한다”

이한영대표는 “해녀 보존과 전승의 개념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해녀문화 보존과 전승이라는 명목 하에 국가에서 돈을 지급한다면 물질하는 모습만 보여도 돈 벌이가 되는 ‘하나의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 우려한 것이다.
해녀는 단순 생업의 의미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생력을 가지고 유지가 되어왔기에 “왜 해녀문화를 보존하고 무엇을, 어떻게 보존해야하는지 정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편적인 형태의 보존과 전승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로써의 해녀의 정신과 커뮤니티가 같이 전승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해녀 문화의 수요자가 되어야 한다”

해녀와 지역 커뮤니티를 도와 같이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점을 묻는 질문에는 “보존 정책으로 박물관을 짓고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해녀가 지속가능한 직업군이 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 중 바다환경과 수입원을 예로 들면 바다환경이 좋아야 해산물 채취가 가능하고 채취한 해산물에 대해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우리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녀의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 ‘문화의 수요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녀 학과를 설립,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생겨야 한다”

신규 해녀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제주도내에 해녀 학과를 설립해 학문으로써 가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생겨야 한다. 단지 물질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해양과학, 잠수생리, 해녀문화와 역사, 외국어 등 해녀 문화 전반적으로 관련된 학문을 배우고 해양관련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신규 해녀가 중세의 길드처럼 노동공동체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 그러나 해녀복이 소중기에서 고무 해녀복으로 발전한 것처럼, 시대에 맞춰서 자연적인 선택에 맡겨야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2015년의 계획으로는 “유네스코는 등수를 가리는 올림픽도, 누가 원조를 가리냐는 기네스북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인증서 한 장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인증서를 받기까지의 과정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환기 시킨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 마음속에 해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주해녀문화보존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에게 제주 해녀를 알리고 해녀의 가치를 홍보하고 보존‧전승하고 제주해녀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수요자 양성에 힘쓰는 비영리단체로서 활동하고 있다. <2014 신문제작실습 / 박미현>

▲ 제주해녀문화보존회의 이한영대표(가운데)가 해녀분들과 호탕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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