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희생정신으로 누군가는 동정심으로 누군가는 그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웃을 돕는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의 유일한 여성 사무처장 서영숙씨(54)는 그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눔을 행한다.
2000년 그녀는 사랑의 열매의 일반 자원봉사자로 시작하여 현재는 제주지부에서 여성으로써는 유일한 사무처장직을 맡고 있다.
사랑의 열매는 1998년 11월 1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의해 모금, 배분 전문기관으로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국민의 성금을 모아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며, 나눔 문화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로 서영숙씨는 이곳의 최초 여성 사무처장이며, 현재 유일한 여성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성의 몸으로 자원봉사에서 시작해 사무처장직 까지 직임하고 있는 그녀의 생각과 가치관은 어떤지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봉사를 언제부터 행하게 됐나요?”

- 어렸을 때부터 구걸하시는 분들을 어머니께서 쌀 한바가지 또는 두바가지씩 주는 걸 봤어요. 그때부터 그냥 다른 사람들과의 나눔은 내 안에 당연한 것이 된 것 이지요. 그렇게 봉사는 1985년부터 쭉 해오다가 2000년에 자원봉사로 사랑의 열매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나눔을 행하고 있나요?”

- 저는 그저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냥 제가 있는거 조그만 거라도 주고 싶고 그런 것이에요. 제가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냥 다 주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바탕에 있는겁니다. 그렇다고 이런 마음을 희생정신이라는 커다란 숭고한 가치에 맞춰보진 않았어요. 그냥 주고 싶은거지요. 그 분이 받고 좋아하시면 저도 행복하고 그렇습니다.

“여성의 몸으로 사무처장직까지 올라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으셨나요?”

- 이런 쪽이든 다른 쪽이든 다 마찬가지겠죠.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전 다 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이 하는 일 여자들도 다 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절 키우셨습니다. 여자도 다 해야 한다. 4남1녀로 자랐는데 아버지가 오빠들은 안 가르쳐줘도 저에게는 자전거나 수영 태권도등 여러 방면에서 지원해 주셨어요.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여자가 할 일과 남자가 할 일을 구분하지 않고 컸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다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수급자인 분이 있어요. 지금도 수급자시죠. 그분을 도와 드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그분은 돈을 만원 2만원씩 모으셔서 그렇게 돈이 생기시면 가지고 오십니다. 자신이 힘들 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누군가를 도와야겠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지금도 자주 오시는데, 정말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외에도 한 학기만을 남긴 학생이 등록금이 없어 힘들어 할 때 도와준 뒤로 그 학생이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해 가정에 보탬도 되고 가끔은 봉사도 다니는 걸 볼 때나, 한 이주 여성분이 이가 갑자기 다 빠지는 병에 걸리셔서 시선 탓에 남들과 말도 잘못하시고 심지어 잘 웃지도 못하셔서 틀니를 맞춰 드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몇 달 뒤 그분을 만났는데 어찌나 환하게 웃으시던지 못 알아보기 까지 했지 뭐에요.(웃음) 음, 큰 기부가 들어 왔을 때 보다 이런 분들을 만나서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을 느낄 때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느껴져요. 그럴 때 마다 저 스스로에게 서영숙 잘했어 라고 말하지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얻게 된 것이 있나요?”

- 작은 행복과 만족이라는 것을 얻었습니다. 옛날에는 정말로 큰집, 좋은차 이런 것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소박한 행복과 큰 걱정 없이 사는 것, 이런 소소한 행복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사랑의 열매에 와서 배웠죠. 제가 어릴 때부터 큰 어려움을 겪으며 살거나 한 적이 없어서 다 이렇게 살고 있거니 하고 살아왔는데 사랑의 열매를 들어와서 바닥을 헤매는 사람들도 보고 정말 돈이 정말 많은 부자들도 봤습니다. 행복은 재산의 정도에 따라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전 사랑의 열매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배운 겁니다. 전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얻은 거죠.

“생각하고 있는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 제가 정년까지 한 6년정도 남았는데, 그 전까지 모금달성액 100억을 이루고 마치고 싶어요.
이 모금달성액을 이루려면 월 만원씩 기부하는 사람이 만 명이 돼야 하고 착한가게에서 어느 정도 더 모금을 해야 합니다. 물론 힘들겠죠. 그래서 전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또 제주는 관광의 도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제주를 올 때 ‘착한여행’이라는 테마로 여행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착한여행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와서 착한식당. 착한가게 등에서 여행을 즐기다 가면 그곳에서 우리에게 기부를 하고 그러면 우리는 그 기부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돕고 이러면 제주는 아름다운 행복의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 진로를 선택하게 될 여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 다양한 경험을 해보길 권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 경험마다 최선을 다해보고! 적성에 안 맞을 것 같았는데 맞으면 그것은 자신에 대한 제2의 발견인거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거기에서 자신에 대한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또 사회복지에 올 때는 동정이라는 두 글자를 가지고 오면 안돼요. 동정. 희생을 빼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그거 하나면 되는 거죠. 기부에서 동정과 박애는 옛말입니다. 이제는 사회공헌이고 해야 할 도리이자 책임이죠.

취재진이 서영숙씨에 대해 잠시 물었을 때 서영숙씨는 자기 자신을 사랑의 열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무처장이라는 그 곳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매일 퇴근 후 거울을 보며 ‘서영숙 내일은 더 잘하자!’라고 외치며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그녀는 매일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중이다.

끝으로 서영숙씨는 “제일 밑자리에서 제일 윗자리까지 와서 남들은 tv에나오고 그런 것을 부러워하는데, 전 그런 것에 으쓱할 만큼 아직 되지 않았습니다. 언론에 나오고 신문에 나오기 때문에 저는 남들에게 누가되지 않도록 더 바르게 살아야 하는거죠. 사랑의 열매에 들어온 이후로 머리를 바꿔본 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신뢰감을 져버릴까봐요. 제주 사랑의 열매의 사무처장으로써 알려진 사람이니까 마트에 갈 때도 고무줄로 머리를 묶거나 슬리퍼를 신어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도 가 본 적이 없죠. 그게 습관입니다. 이렇게 전 늘 그 자리에서 변치 않는 모습으로 신뢰를 쌓고 싶습니다.” 라고 전하며 대화를 마쳤다. <김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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