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BS 양호근 PD.

‘무한도전’은 주중에 쌓인 피로를 웃음으로 풀어준다. ‘아빠 어디가’를 보며 아이를 낳고 싶어졌다.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위의 후기는 모두 TV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는 TV프로그램, 그 화면 속에 화려한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이는 PD(프로듀서)다. PD는 멋진 지휘자처럼 영상 촬영의 모든 것을 총괄하다가도, 때론 모든 스태프들의 조력자로 묵묵히 일하는 ‘리더’의 자리가 된다. PD에 대한 모든 것, JIBS 양호근 PD와의 만남으로 해결해 보자. 

 “사실, 처음에는 PD가 왕인줄 알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영상을 찍자고 기획하면 그것에 따라서 작가와 촬영 스태프들이 움직여 주는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촬영 현장은 인간의 뇌처럼 명령을 내린다고 모두가 척척 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PD란 직업은 하나의 작품 속에서 끝없는 리더쉽을 발휘해야하고, 부품이 잘 돌아가게끔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해내야 하죠.” 

 제주 출신으로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던 그는 TV에 나오는 기자가 멋있게 보여 언론을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언론홍보학과를 선택했고, 학보사와 각종 기자 활동을 하며 기자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졸업 후 미디어 제주, 제주 위클리 등의 언론사에서 일을 하던 그는 문득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양호근 PD는 기자 생활을 하며 본인과 직업 궁합이 맞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성격이 무척 느긋했지만 업무는 늘 촉박함 속에 이뤄졌고, 자신의 기사를 돌아볼 틈 없이 바로 다음 기사를 준비해야 했다. 그가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많은데, 짧은 글 안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기사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기사를 쓸 때도 기획 기사를 주로 다루며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던 그에게 신문은 너무 좁은 공간이었던 것이다. 

 “기자가 단거리 선수라면 PD는 장거리 마라톤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호흡의 차이가 있는 거죠. 기자가 매 순간 아이템을 캐치하고 그 순간 기사로 그 것을 소화해 낸다면, PD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오랜 생각과 여러 작업 끝에 하나의 작품을 찍어 내는 겁니다. 내가 쓴 기사가 과연 세상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가.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하나의 사건을 기자는 있는 그대로(Fact) 전달한다면, PD는 ‘내’ 목소리로 사실을 가공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JIBS 양호근 PD가 프로그램 촬영에 필요한 사진을 찍고 있다.

 기자 활동을 미련 없이 접고 PD로서의 삶을 택한 양호근 PD는 대학원 등을 통해 꿈을 이룰 철저한 준비를 했다. 이윽고 2013년 8월, JIBS 입사를 통해 그토록 원하던 PD의 자리에 올랐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촬영하게 됐을 땐 완벽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4일간을 밤새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도 PD생활의 쓴 맛을 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막내PD로 발걸음을 내딛은 그에게 현장에서의 갈등이 다가온 것이다. 단독적으로 움직이는 기자와 달리 팀으로 운영되는 PD의 특성이 그를 괴롭혔다. 작가와의 소통, 현장 촬영 감독과의 의견 조율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 때로는 촬영 협찬을 해준 업주의 노골적인 홍보 요청을 거부함에 프로그램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릴 뻔도 했다.  

 “기자 활동을 하다 1년 조금 더 되는 시간을 PD로 보냈는데, 느낀 것이 정말 많습니다. PD란 직업이 독불장군이라는 말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하하. PD는 모든 것을 통솔함과 동시에 모든 총 책임을 떠 앉는 압박이 심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몇 날 며칠을 꼬박 밤을 새서 정신이 없다가도 스크린에 ‘나만의 것’인 작품이 뜸과 동시에 피곤함이 싹 가시죠. 마치 기자 생활에 갓 나온 신문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세상의 모든 리더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PD란 직업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2014 신문제작실습 / 문준영>

양호근 PD가 말하는 취업 Note

1) 책을 많이 읽어라. 모든 기획과 구성, 촬영 계획을 세우는 데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본 지식과 베이스가 갖춰지지 않은 PD는 금방 무너지고 만다.

2) 때로는 공부 대신 다양한 경험을 해라. 책상에 앉아서 스펙만을 쌓는다고 PD란 직업이 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다니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하라.

3) 생각에 잠겨야 한다. PD는 'permanent dreamer', 영원히 꿈꾸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 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구성안을 직접 짜보기도 하고, 끝없이 고민하면 후에 PD란 직업을 택한 뒤 엄청난 자산이 된다.

4) 사교성을 길러라. 사람 만나는 것이 직업인데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 사람들을 통해 내가 누군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고, 원하는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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