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 인형극을 보고 있는 아이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름다움을 아무런 대가 없이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다. 굿네이버스는 1991년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국내 NGO 단체다. 이들은 크게 해외구호개발사업, 국내복지사업, 사회개발교육사업, 대북 지원 사업, 긴급구호사업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사회를 만들고 있다.

그들의 많은 사업 중 하나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기반으로 한 아동 권리교육과 나눔 교육이다. 이를 통해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아동이 지구촌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나눔을 실천해 건강한 인성을 갖춘 세계시민으로 자라나도록 돕고 있다. 또한 권리옹호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해 아동 성범죄 근절, 지구촌 빈곤 퇴치 등의 문제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다.

“여러분~! 모르는 사람이 사탕을 준다고 같이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따라 갈래요!!”

“엄마가 따라가지 말라고 했어요!”

어른들이 하는 무서운 질문에도 초롱초롱 맑을 눈을 가진 아이들은 제각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누가 정답인지를 겨룬다. 옹기종기 교실에 모여 앉아 귀여운 인형들이 들려주는 소중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듣는 아이들.

하지만 아동들의 성 관련 범죄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 무서운 세상을 향해 혀를 차는 우리들의 현실을 보면 마냥 아이들에게 이상만을 쫓는 아름다운 질문만을 할 때가 아니다.

2013년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아동 성폭력 범죄가 6.6건(전체 39건)으로, 전국평균 2.1건을 크게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빈발했던 것으로 비교됐다. 또 아동 유괴 범죄는 0.7건이 발생해 목포(0.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서 시작된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은 유아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성폭력 위험상황을 알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캠페인이다. 굿네이버스 단체 안에서도 뜻이 있는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유아, 초등학생들을 위해 성폭력방지를 주제로 인형극을 하고 있다. 인형극의 내용은 유아와 초등학생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큰 틀의 내용은 비슷하나 각 연령별로 수위를 조절한다.

인형극은 총 3막으로 구성 되는데 1막에서는 소중한 성을 그저 장난거리로만 여기는 아동들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기 위해, 2막에서는 아이들을 유혹할 수 있는 물건으로 유괴하려는 어른들을 조심하라는 내용으로, 3막에서는 지인이 가까운 사람임을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려는 내용을 담는다.

“아동의 권리증진, 그게 바로 제가 이루고 자 하는 거죠” - 단체장 박찬덕씨가 전하고 싶은 말

현재 굿네이버스는 전국에 지역별로 구성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하게 된 제주지부의 굿네이버스 동아리 단체장 박찬덕(경영정보학과 4)씨를 만나봤다.

그는 제주지부 캠페인은 상반기 4월 쯤 제주대학교 정문에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6월중에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성범죄 근절 캠페인을 진행, 아이들한테는 상황카드를 보여주면서 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물어보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박찬덕씨는 굿네이버스라는 단체 안에서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굿네이버스에서 진행되는 학교폭력 강사 프로그램만 참가 하려고 했는데,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은 어떠냐는 관계자의 제의를 받아 지인들을 모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동아리를 만들고 다른 지부에 비해 제주가 동아리 출발이 늦어 기획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다른 지부 기획을 이어서 한 것이 바로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 인형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의 취지는 ‘아동의 권리증진’이라고 말하며 아동들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대상인데 아동이 성인보다 힘이 약하다는 점을 악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때문에 아동의 성 권리를 뺐어가고 위협하는 것을 막고 아동 스스로 ‘내 몸은 소중하니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알게 하고 아동은 보호 받아야할 대상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굿네이버스 제주지부는 동아리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하지만 굿네이버스라는 단체에 속해있지만 동아리는 대학생들이 주도하여 운영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따로 힘든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굿네이버스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좋고, 캠페인 같은 경우에는 캠페인 지원금이나 일정 금액이 지원이 되고 있어 어려움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제주 지부는 부산, 경남 쪽에 속해있어서 그쪽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 특성상 지역이 좁고 한 사람이 한 분야에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여러 부분에 걸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어디 하나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개개인 모두 인형극 활동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아이들이 보여주는 솔직한 리액션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20대의 시선에서 바라 본 성문제와 그들이 생각하는 성은 어떤 모습인지, 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찬덕씨는 “최근들어 안 좋은 컨텐츠가 많아졌는데 그것을 받아들일 수준이 되지 못하는데 받아들이면서 올바른 성의식이 확립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요.”고 전했다. 또 20대들이 주도가 되어서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이제는 제가 굿네이버스 봉사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어요.” - 봉사자 고훈철씨의 이야기

제주대학교 고훈철(경영정보학과 4)씨는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 인형극 ‘우리 몸은 소중해요’의 자원봉사자이다. 그가 처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고훈철씨는 봉사활동을 함께 해보자는 친구의 권유에 의해 굿네이버스 활동을 시작했다. 여름 내내 유치원,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굿네이버스의 아동성폭력근절 캠페인 활동으로 인형극을 하면서 그가 한 일은 무대 뒤에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귀여운 인형을 직접 움직이면서 전해주는 일이었다.

어느덧 활동이 마무리 되가는 지금, 그는 자신이 한 활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며 아동들의 환한 웃음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고훈철씨는 인형극 활동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아동들이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 이 아동들이 우리들의 미래라고 생각해보았을 때,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했다고 말하며 활동을 통해 느낀 보람을 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동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해본 경험이 없는지라 아동들을 다루는 것이 미숙해 처음에는 참 힘들었고, 아동들과의 의사소통부터 시작해 눈높이 수준 등을 맞추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 요즘 아동들이 조숙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혹시나 인형극을 보며 유치하다고 느끼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인형극을 보면 신나게 웃는 아동들, 인형극에 몰두하여 큰소리를 치며 인형 친구들을 도와주는 아동들의 모습들을 보며 참 뿌듯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하루하루 함께 지내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함께 웃으며 어울리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마지막 날에는 다음 주에도 또 오라는 아이들을 보며 참 뭉클했다며 웃었다.

이어서 아동성폭력근절캠페인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훈철씨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남의 일이 아니라 아동들 본인들에게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성폭력근절인형극 또한 이런 현실을 반영해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과거에는 어땠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점차 성관련 범죄가 잔인, 험악해지고 특히나 어린이들이 믿고 의지할 이웃어른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어린이들에게 더 이상 부모 말고는 어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의 성은 이전까지 굉장히 폐쇄적이었고, 현재도 개방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숨기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운을 띄웠다. 최근 들어 초, 중, 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을 실시하며 ‘성을 제대로 알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성교육의 수준이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것 같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또 좀 더 성에 대해서 직접적이고 감춤이 없는 교육과 함께 자신의 성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성관련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이제 다가오는 시대의 청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위해 현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20대 청춘들이 그들의 손으로 전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아직은 미숙하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

흔히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세상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의 작은 노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단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인형들을 통해 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아직은 작은 몸짓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이 모이고 또 모여서 큰 움직임이 되기를, 좋은 이웃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 그들의 행보를 기대해 보자. <2014 신문제작실습 / 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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