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체 사무실 (사진=박민송)
배달대행업체 사무실 (사진=박민송)

“배달비 인상이 좋은 게 하나도 없어요.” (치킨집 사장님)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배달음식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2018년 한 치킨 브랜드에 의해 ‘배달비’라는 개념이 생겼다. 적게는 1,500원부터 4,000원 이상의 배달비가 주문금액에 포함된다. 기본 거리에서 벗어나는 지역은 이에 추가배달비도 붙는다. 노동력 비용과 같은 인건비 상승으로 배달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배달비 인상은 업체 측에서 배달기사의 근무환경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한편 금액 상향조정을 하지 않는 배달업체의 경우 배달기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그 예시로 밑에서 언급할 ‘배민 라이더 파업’건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배달기사는 배달비 인상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배달업체는 실행 중에 있다. 하지만 손님과 자영업자에게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손님들은 배달비에 대해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배달음식을 가장 애용하는 대학생층인 20대 9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주 1회 이상 배달음식을 주문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64.8%가 '예', 35.2%가 '아니오'항목에 응답했다. '평소 배달음식을 즐겨 드신다면, 주문 한 건 기준 배달비 포함 평균 가격이 어떻게 되십니까?'라는 질문에 68.7%가 '20,000원 내외'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30,000원 내외' 23.9%, '10,000원 내외' 7.5%의 결과가 나왔다. '총 금액에서 배달비와 관련해 부담을 느낀 경험이 있으십니까?' 라는 질문에 97.8%가 '예' 항목에 응답했고 2.2%가 '아니오'에 응답했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비와 관련해 고려한 사항이 있다면 모두 선택해주십시오.'라는 질문에 '배달비가 부담돼 주문을 꺼리게 된 순간이 있다.'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배달비가 낮은 순으로 정렬해 가게를 살펴본 적이 있다.', '음식 값과 배달비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항목이 이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기타 응답으로는 '배달비가 높은 것을 고려해 포장 주문을 주로 한다.', '배달비가 비싸서 추가 배달비가 붙는 곳은 잘 시키지 않게 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손님뿐 아니라 자영업자 측의 목소리도 쟁쟁하다. 자체적으로 배달을 하는 가게보다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곳이 더 많다. 즉, 배달비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제주시 일도일동 소재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장님 A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배달대행 업체를 사용하고 있어요. 3월달까지만 해도 기본 배달비가 3,500원이었는데 현재는 기본 4,000원이 나가고 있어요. 저희같은 음식점은 배달의민족, 요기요같은 배달 앱으로 받는 주문량이 많기때문에 여기서 나가는 수수료며, 음식 원가며, 게다가 배달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배달대행업체 사용에 대한 A씨의 답변이었다. 배달대행업체 이용과 관련해 자영업자가 느끼고 있는 부담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의 말대로 배달대행업체는 기본적으로 요식업장과 연결돼있다. 또한, 요식업은 배달 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다. 배달앱의 수수료에, 배달비까지 음식 금액에 포함해야하는 자영업자 A씨의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저희 가게같은 경우에는 배달대행업체랑 자체배달을 섞어서 이용하니까 다른 가게에 비해 큰 부담은 아니예요. 만약, 우리도 자체배달을 일절 하지 않았다면 음식가격도 올렸을 것 같아요. 저희는 업체를 이용하더라도 4,000원이라는 배달비를 손님이 부담할 금액에 그대로 포함하지 않고 500원은 가게에서 부담하고 있거든요. 또 거리가 먼 손님의 경우 5,000원까지는 저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천원을 저희 가게에서 부담하는거죠. 다른 가게들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비싼 원재료의 가격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수수료나 배달비 이런 게 다 포함된거라 손님들 입장에서는 가게가 미워보일 수밖에 없죠. 참 속상합니다. 배달비 인상이 좋은 게 하나도 없어요.” 배달대행업체의 요구에는 그대로 따라야하고, 가게 관리 차원에서는 손님을 배려해야하는 자영업자 A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 답변이었다.

한편,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배민 라이더 파업’ 같은 배달대행업체의 목소리는 공감받지 못하고 있다. 이 파업은 기본 배달비를 4,000원으로 인상하자는 배민라이더들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미 기본 4,000원으로 배달비를 인상한 다른 배달대행업체와 비교해 본인의 처우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파업이다. 한 업체가 기본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후로 너도나도 올리려는 배달대행업체의 행보가 손님과 자영업자에게는 불만으로 다가온다. 부정적 의견이 주도적인 배달비 인상 현황을 파악한 배달앱 요기요는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해소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위에 언급한 20대 손님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배달비는 기본 얼마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49.5%가 '2,000원', 20.9%가 '1,500원', 18.7%가 '2,500원'을 선택했다. 배달앱과 배달대행업체는 가게를 이용하는 손님과 자영업자의 의견에 귀기울여 그 타협점을 찾아 나가야한다.

“택시기사도 아니고, 우리가 왜 4,000원이나 내야합니까?”
비난의 의도가 다분하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는지 생각해봐야한다. 손님이든 자영업자든 마음속에 쉽게 품을 수 있는 질문이다. 어느새 택시비보다도 높게 책정된 배달비에 누구나 불만갖기 쉬운 상황이 됐다. 배달기사의 기본 여건을 보장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삶의 질이나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해 국가적 측면에서 조치 및 규제가 필요하다. <2023 신문제작실습 / 박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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