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례 없던 팬데믹이 왔고 약 3년 후인 지금 모두의 기나긴 투쟁 끝에, 정부가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한 지 어언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시민들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뀐 가운데, 대학의 꽃은 “술”이라고 말하던 20대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도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떻게 바뀌었을까?

제주 시청 대학로
제주 시청 대학로

20대 대학생 54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 대학생의 월평균 음주 횟수는 ‘월 7회 이상’이 41.7%로 가장 높았고 ‘월 3~4회’가 33.3%, ‘월 5~6회’도 25%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월 1~2회’가 4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여 현재 ‘위드(with)코로나’가 시작되었어도 술자리 자체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보다 많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전 대학생의 1회 평균 음주량(소주 기준)은 ‘한 병 이상’이 100%의 비율을 차지한 반면,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한 병 이상’이 56.1%, ‘반 병 정도’는 41.5%, ‘1~2잔’도 2.4%로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확연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술자리의 분위기도 변화했다. “원치 않는 술을 강요받은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코로나19 발생 전 응답자의 54.5%는 ‘있다’, 45.5%는 ‘없다’에 답했으나, 코로나19 발생 후의 경우에는 ‘없다’는 응답이 88.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을 물었을 때 코로나19 발생 전엔 “원 샷”, “오늘 다 같이 죽자” 등 음주를 부추기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코로나19 발생 후엔 “천천히 마셔”, “무리하지 마” 등 지나친 음주를 제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보다 생생한 의견을 듣기 위해 평소 술자리를 즐기는 제주대 재학생 A 씨(사회과학대학, 4학년)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A 씨에게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과 요즘의 술자리의 차이점에 대해 물었다. A 씨는 “코로나 전 신입생 때는 선배들이 주는 술은 무조건 ‘원 샷’이었다”며 “이를 거절하거나 조금만 마시면 예의에 어긋난다는 문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근데 지금은 그렇게 하면 큰일 난다,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한 것 같다”고 말하며 “요새는 각자 딱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시면서 서로를 더 존중하는 술자리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술자리 분위기의 변화와 코로나19의 관련성을 물었다. “코로나19 초반 거리 두기 제한 때문에 강제적으로 술자리를 못 하게 됐고 그 후로 자연스레 술자리 횟수가 점차 줄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을 듣기 위해 코로나19 이전 술자리 문화를 경험하지 못 한 제주대 재학생 B 씨(사회과학대학, 2학년)를 만났다. B 씨는 “술자리에서 술을 강요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오히려 선배들과 마시면 주량을 안 넘기도록 계속 챙겨주시고 분위기도 다 같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편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전 술자리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지를 물었을 때 그는 “코로나 이전 ‘부어라, 마셔라’하는 분위기도 궁금은 하지만 현재가 서로를 더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약 3년의 시간 동안 대학생 술자리 문화 속에서는 더 이상 “강제”가 아닌 “자유”와 “존중”의 분위기로 변화했다. 술을 마시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도 어느 모임에서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존중하는 건강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2023 신문제작실습/고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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