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음료를 주문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컵을 반납할 때 돌려주는 제도다. 플라스틱 사용량과 무단 투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되어 작년 12월 제주와 세종에 시범 실시되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성급하게 시작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점주들은 라벨의 비용, 컵의 반납과 세척, 보관, 수거 모두 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매장 점주들에게 라벨 붙이는 일은 매장 내 관리와 음료 제조, 관련 재료와 부품 채우기를 동시에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시범 대상 형평성의 문제도 있었다. 대형 개인 카페들과 가맹점이 100개가 넘지 않는 다른 매장들은 시범 대상에서 빠지며 보증금제로 인해 매출이 줄어든 곳도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보증금이 음료 자체의 가격 인상으로 다가와 보증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 매장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매장에서 보이콧을 선언하며 제도의 동참을 거부하였다.

해당 제도를 보이콧했던 매장의 사장님 A씨는 “솔직히 매장 점주, 사장들이 손해를 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본사에서도 제도 시행을 위해 일부러 키오스크와 매장 내 포스기에 포장을 선택하면 무조건 보증금이 붙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하루 동안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해 알바생들이 고생했었다” 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손님들 또한 여러 불편함을 겪었다. 보증금 제도를 시행 중인 매장을 방문한 B씨는 “평소 가던 매장이 아닌 어쩌다 들린 매장의 컵을 반납하러 다시 그 매장을 들리기가 쉽지 않다.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컵 회수기를 통해 반납을 해야 하는데 시중에 많이 없기도 하고, 어디에 있는지 매번 검색하는 게 불편하다”고 답했다. 다른 손님 C씨는 “컵을 반납하려면 깨끗이 씻고 반납해야한다. 그러나 컵을 씻는 과정에서 바코드가 접착 되는 부분에 물이 닿으며 바코드가 떨어질 때가 있었다. 또한, 회수기를 사용하려면 어플을 다운받아 회원가입을 따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가끔 바코드를 잘 인식하지 못 할 때가 있어 너무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물에 닿아 바코드가 떨어지는 일회용 컵
물에 닿아 바코드가 떨어지는 일회용 컵

물론 아직 제도 시행 초기 단계이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안들이 시행되었다. 이에 동참을 거부했던 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도 부분적 참여 의사를 밝히며 도내 모든 사업장 시행, 라벨 부착 방식 개선, 컵 공공 반납처 확대, 지원 방안 마련, 참여 불가 매장 불이익 금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환경부에서도 시행 매장의 확대, 라벨 지원과 홍보를 위한 물품의 지원을 준비 중에 있으며, 매장 외 공공반납처를 확대했다. 또한, 제도의 확산을 위해 다른 매장의 컵을 반납 받는 교차반납 매장에 한해서 컵 반납 시 탄소중립포인트 200원을 추가로 돌려주는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아라동 재활용 도움센터에 있는 회수기
아라동 재활용 도움센터에 있는 회수기

그러나 개선방안 중 현재 점주의 손해를 덜어줄 방안은 해결된 것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라벨 지원을 포함해 아예 컵 제작에 라벨이 인쇄된 방법으로 매장에 지원을 해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한들 빠른 시일 내에 이 방식이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편의와 제도 동참을 위한 홍보 모두 중요하지만 그동안 제도로 받은 점주들의 손해는 누가 보상해줄 것이며 언제까지 손해를 부담하며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환경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겠지만 인건비를 포함해 점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손해들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 제도의 개선으로 원래 목표인 ‘플라스틱 없는 제주’에 더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이영진/2023 신문제작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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