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주4.3평화공원 전성환>

2022 4 3어느덧 74주년.

 새하얀 벚꽃 잎이 비를 맞으며 눈꽃이 되어 휘날린다. TV에서만 종종 봐 왔던 정치하시는 분들이 제주추념식에 참석했다그 사람들보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할아버지들의 TV화면을 가득 채우고 흐느껴 울고 있다. 4.3사건의 유족들이다유족들의 헌화와 분양에 하늘도 슬픈 듯 굵은 빗줄기로 그분들의 설움에 대답을 하고 있다.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주에만 국한된 애도의 날이다어디에선가 느껴지는 먹먹하고 지독한 슬픔만이 적막하게 흐른다.

  애도의 날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오답노트를 쓰고 있다시험이 끝나면 나는 항상 오답노트를 쓴다오답노트란문제를 풀고 나서 틀린 문제를 다른 공책에 문제와 올바른 답을 적어보며 그 문제를 익히고 고치는 것을 말한다오답노트를 쓰면서 “ 그 문제를 왜 틀렸을까?”, “이 문제는 답이 왜 이렇게 나왔을까?” 이런 생각을 매번 하게 된다누구나 나와 같이 한번쯤은 학창시절에 오답노트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제주의 역사 4.3의 진실도 우리들의 오답노트에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통의 기억을 간직한 유족들을 위해 침묵과 한의 응어리를 풀 수 있게 오답노트를 써야 한다가족을 잃은 슬픔이 끊이지 않았던 제주희생자들의 고통이 타인의 고통에 불과하지 않음을 보여줘야 한다억울함을 가슴에 담고 견뎌 온 유가족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지슬이라는 영화가 나오게 되었고, ‘작별하지 않는다’ 라는 소설이 나왔다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다.

 더불어올해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제주 4.3 평화재단은 제주 4.3을 기리기 위해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 제주 4.3 작은 전시관을 만들었다나는 제주 4.3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제주 4.3평화공원 공식서포터즈 동백서포터즈에 들어가게 되었고동백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대표를 맡게 되었다. 4.3 역사기행제주 4.3작은 전시관 홍보제주 4.3 알리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이다.‘4.3 백비이름 짓지 못한 역사’4.3 평화공원 제 1관의 묘비에는 이름 짓지 못한 역사라고 일컫는 것과 같이 새하얗게 덩그러니 있는 백비가 있다봉기항쟁폭동사태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온 제주 4.3 사건이제는 4.3의 아픔과 희생과 작별하고 새로운 희망과 평화를 맞이할 때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우리나라의 역사우리나라 역사상 6.25 전쟁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역사 교과서에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은 잊혀진 역사이것이 바로 제주 4.3사건의 진실이다또한 지금 도 현재 진행 중인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답을 오답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만약 제주 4.3 사건이 그렇게 어쩔 수 없는 역사적 과정이었다면 왜 굳이 이렇게 숨겨야만 했는지 되묻고 싶다. 70년이 넘는 세월침묵으로 참아왔던 눈물이 눈물의 의미를 진정으로 닦아줄 이가 누가 있을까?

역사는 진실 그대로 쓰여 져야 하고후대에 올바로 전해져야 하며결코 잊혀 져서는 안 된다세상은 여전히 침묵이다제주 4.3 사건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이러한 아픔과 고통을 우리는 우리들의 오답노트에 추가해야한다그날 무고하게 희생된 수많은 영령들이 영면하고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제주의 평화와 인권이 살아있는 진정한 세계 평화의 섬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주가 지난 세월의 고통을 딛고 일어나 참된 평화의 섬이 되기를 바라며.

<전성환 / 2022 저널리즘문장론>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