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릴레이를 진행하기 위한 책을 선정할 때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

흥미 위주의 책을 골라야 하는지, 교훈이 되는 책을 골라야 하는지, 실용적인 책을 골라야 하는지 등 좋은 책은 너무나도 많고 그 중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고민이었다.

그래서 나는 본질을 찾기로 하였다. <가족 독서 릴레이>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 사는 무엇일까? 가족 모두가 고민하고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중년의 나이로 들어가 삶의 앞과 뒤를 동시에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 20대 중반을 넘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나,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며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동생 우리 모두의 공통된 고민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였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상의 끝에 이 여덟 단어라는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당신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 저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생각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을 쓴 박웅현 작가는 책의 뒤표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남을 부러워 마시길 ···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시길, 그리고 당신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며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란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마시길.” 이렇게 이 책은 정답보다는 과정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은 자존, 본질, 고전, ,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의 여덟 단어를 통해 인생의 교훈과 질문을 주고 있다.

<가족 독서 릴레이>의 첫 번째 주자는 나였다.

나는 이 여덟 단어라는 책을 이미 읽어 본 적이 있다. 내가 군대에 있던 시절 어머니는 주기적으로 나에게 책을 선물하셨다. 이 책은 그중 하나였다. 그 시절 이 책을 통해 나에게 가장 다가왔던 단어는 자존이었다. ‘나를 중히 여기는 것아마 그 이유는 그때의 나는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며 살아갔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성장하며 자신을 아끼며 사랑해라라고 배운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성장하며 크고 작은 사회를 경험한다. 그 안에서 스스로보다는 남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남이 하는 평가, 남에게 잘 보이려는 노력을 경험하며 살아오기 때문에 어느새 나보다는 타인에게 맞추어 살아간다. 적어도 나는 그래왔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존이라는 단어를 통해 네 안에 무엇을 넣어야 할 것인가보다 네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내가 부족했던 것을 채우는 그것보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단순하지만 나에게 뜨겁게 다가왔고 나는 이후 조금 더 나를 아는 시간을 가지며 성장했다.

그 이후 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처음 읽었던 때와는 다른 나의 모습 때문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현재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단어는 현재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책에서 작가는 이 단어가 자존과 연결된다고 말하고 있다. ‘Seize the Moment, Carpe diem(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 박웅현식 표현이다. ‘현재를 살아라, 순간의 쾌락을 즐겨라가 아닌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쾌락은 즐겁다. 물론 지금의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나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한 번 더 읽게 된 이 책은 다시 하여금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 질문으로 나를 생각하게 하며 앞으로의 목표를 설정하게 해주었다. <가족 독서 릴레이>로 이 책을 선정하기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순간이었다.

 

내가 <두 번째 주자>로 책을 넘겨준 사람은 엄마였다. 11월 중순쯤 엄마에게 책을 넘겨주었는데, 엄마는 약 2주 후 나에게 짧은 감상평을 말씀해 주셨다. “평소 인문학 자기계발서는 이제 더 흥미롭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평소 자주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은 50대 중반인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가족 독서 릴레이>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딸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책을 동생에게 넘겨주셨다. 감상평 이외에도 엄마와 나눈 대화를 통해 엄마가 진심으로 이 책을 읽어 주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어마다 본인의 소감을 말해주셨으며, 동생까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가족 전체가 이 책에 관해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주셨다.

<세 번째 주자>는 엄마에게 책을 넘겨받은 동생이었다. 사실 내가 가장 이 책을 읽고 가장 추천해주고 싶었던 가족이 동생이었다. 내가 동생 나이에 했을 고민을 지금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 가끔 대화를 나눌 때마다 내가 조언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이 책으로 전달해주고 싶었다. 동생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이 책을 읽고 나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책을 돌려주며 동생은 많은 책을 읽어봤지만, 이 책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것 같다. 사실 요즘 진로를 생각하며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이 조금은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삶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지 나 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라며 감상평을 말했다.

이렇게 세 명의 주자로 우리 가족의 <가족 독서 릴레이>는 마무리되었다. 한 권의 책을 릴레이로 독서를 한다는 것, 가족이 함께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으며, 가족의 새로운 공통된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경험이 되었다. 수업으로 시작한 이 계기는 앞으로도 이어지는 결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평소에 나누던 대화와는 또 다른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평소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교훈도 있었다. 비록 수업은 마무리되었지만, 우리 가족의 <가족 독서 릴레이>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 2021출판문화실습/고영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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