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에게 여행이란?

문득 이런 질문을 듣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대답을 한다. “그냥 쉬려고”, “놀다 오는거죠 뭐

24살 자영업자 임철민씨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여행은 무엇인가요?“

그에게 여행이란 일상을 벗어난 잠깐의 쉼이라고 한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여행을 그러한 존재로 느낄 것이다. 그는 주 6, 오전 9시부터 오후 9, 하루 12시간동안 자신의 가게에서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들에게 건네준다.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 매콤한 제육쌈밥, 따뜻한 음식 안에는 그의 정성이 한껏 담겨있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는 길 그의 어깨는 일상의 피로와 고단함이 많아 보인다.

평소 그는 내비게이션을 초행길, 빠른 길을 가기 위해 사용하는데, 제주시에 거주하고 있는그는 서귀포시를 갈 때,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 내비게이션 이용 중 한 가지 그에게 아쉬운 점을 뽑으면, 그는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달리고 싶은데 도착지가 해안 주변이 아닐 경우에는 해안도로로 경로 설정을 하지 못하는 점이라고 한다. 임철민씨는 평소 행동이 빠르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 그의 성격은 평소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도 드러나는데, 그는 빠르고 최적의 길, 우횟길 중 빠르고 최적의 길을 선호한다고 한다. 일상에 쫓겨 사는 것만 같은 철민씨와 함께 슬로우로드를 통해 느리지만 아름다운 길을 한번 가보았다

'슬로우로드'  화면
'슬로우로드' 화면

# 슬로우&슬로우, 느리고 느린

슬로우로드 경로 중 슬로우&슬로우에 눈길이 간 임철민 씨는 고민없이 첫 번째 경로인 제주공항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공항을 보면 괜히 설렌다고 한다. 공항에 보이는 사람들은 다들 여행을 시작하는, 행복했던 여행을 마치는 사람들이였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 그는 괜시리 설레고 행복해 당장이라도 캐리어를 챙겨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그다음 제주공항을 지나 용두암으로 향했다. 용두암은 용담동에 위치한 해안도로에 위치해있다. 해안도로를 지나며 느끼는 그는 시원하고도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어영소공원에 도착했다. 어영소공원은 야간에 각종 조명시설로 야간공원으로 유명하다. 특히, 노을 진 저녁, 맞은편에서 반짝이는 카페, 레스토랑 등 어영소공원은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그는 조금 더 달려 무지개 해안도로로 향했다. 알록달록 일곱 개 색깔의 방호벽으로 이루어진 돌들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무지개 해안도로 아래쪽에는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제주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슬로우&슬로우' 경로 중 멈춰 선 이호해수욕장
'슬로우&슬로우' 경로 중 멈춰 선 이호해수욕장

무지개 해안도로를 달려 서쪽으로 가다보면 이호 태우 해수욕장이 보인다. 이호 태우 해수욕장은 많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날씨가 좋은 탓인가, 캠핑을 하러 온 가족들과 서핑을 배우러, 혹은 하러 온 젊은 청년들, 바닷길을 걷고 있는 커플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는 이호 태우 해수욕장에 앉아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다. 삶이 언제나 달려갈 수 많은 없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는 그의 인생을 너무 앞만 보고 달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자연과 함께 쉬기도 하고, 누군가와 함께 휴식을 즐기는 삶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는 그렇게 몇 십여분 동안 앉아 있었다.

애월읍 구엄리에 위치한 돌염전
애월읍 구엄리에 위치한 돌염전

조금 더 서쪽으로 달려 알작지 해변, 그리고 가문동 교차로를 지나 우리는 구엄리 돌염전에 도착하였다.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빌레라고 하는 화산 암반, 찰흙 테두리는 조각조각나뉘어서 소금을 수확할 때 일일이 긁어 담아야 했을 것이다. 구엄리 돌염전은 도로에서 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작은 규모지만, 내려가 걸어다니다 보면 구석구석 재미있는 곳이 많다. 모래 웅덩이와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 쟁반 위에 하나씩 얹어 놓은 것 같은 돌들과 멋스런 바위들, 소규모의 주상절리도 보인다. 오후 5시쯤 되니, 노을 명소이기도 한 구엄리 돌염전은 햇빛이 수면위에 비치니 역광으로 온통 무채색이다. 돌염전에서의 감상을 마친 철민씨는 구엄포구와 한담공원까지 슬로우&슬로우를 마쳤다.

그에게 슬로우로드란 처음 신박하다라는 생각과 호기심이였지만, 지금은 조금 남다른 것 같다. 자영업을 시작한 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날, 퇴근 길에 꼼짝없이 막히기도 한다. 정작 일상에서 여유를 찾기가 힘들었던 그는 그렇게 누구보다 빠른길, 최적화 된 길을 추구해 나갔다. 마치 그의 인생처럼.

아마 내비게이션도 같은걸까? 남들과 같이 빠른 길만 추구하며 달려 나가다 보니 정작 놓치는 것들이 많았던 임철민씨의 삶은 내비게이션과 많이 닮아 있었다. 슬로우로드를 몰랐을 때보다 알았을 때 그는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제주 속 숨은 명소들을 슬로우로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 제주관관공사 이선홍 과장이 말하는 슬로우로드

슬로우로드, 경로를 이탈한 아름다운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은 제주관광공사와 제일기획, 티맵 모빌리티가 함께 참여한 사업이다.

슬로우로드 기획에 참여해주신 제주관광공사 이선홍 과장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에게 슬로우로드의 기획의도를 물어보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주 관광의 형태가 많이 변했는데, 더 이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선호하지 않게 되었고, 가족이나 친구,연인 등 소규모로 여행을 즐기는 형태가 더욱 확대되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렌터카를 활용하는 비율이 더욱 늘어났고 90%에 가까운 숫자가 렌터카로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렌터카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까지의 빠른 길만 안내를 해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한여행지에서 다른 여행지로이동할 때 내내 지루한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여기서 제일기획과 제주관광공사는 여행 중 다니느 도로로 여행으로써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 렌터카로 이동하고 있는 동안에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고 목적지까지 빠른 길 안내가 아닌, 해안도로, 술길, 꽃길 등 여행하기 좋은 우횟길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제목도 느리지만 아름다운 길인 슬로우로드가 되었다. 앞으로 슬로우로드는 경로를 더 넓히려고 하고 있다.

슬로우로드는 현재 몇가지 개선점을 갖고 있다. 현재는 초기 버전이고, 티맵이라는 기존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다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개발된 테마도로는 기존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려고 하는 빠른 길을 배제시키기위해 A부터 B까지 모든길에 점을 하나하나 촘촘하게 찍어서 이어놓은 형태이다. 그러다보니 출발지나 도착지에 대한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개선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는 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티맵과 협의를 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으니 성과가 나온다고 본다.

이선홍 과장의 추천 테마 경로는 슬로우&슬로우함덕/구좌 출발 제주의 코타키나발루 여기 다모였다이다. 해안도로를 안내하는 본 코스들은 그는 물론 타신 분들도 만족해 하셨다고 한다.

# 제주의 숨은 보석을 찾는 보물지도

제주 곳곳에는 숨은 명소가 많다. 숨은 명소를 마치 보물지도처럼 슬로우로드가 안내해준다. 슬로우로드를 이용해 제주도를 돌아다니면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제주의 숨겨진 명소들을 찾아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자세히 봐야 아름다운 것처럼,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즐겨야 제주의 매력을 비로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을 바라보며 인생을 살다 문득 지치는 날들이 있기 마련이다. 여행을 가서도 마찬가지이다. 계획한 길을 가다보면 도로가 차로 가득해 막히는 날이 있고, 사람들이 가득해 정신없을 때도 있다. 가끔은 계획에 없는 일상 혹은 여행이 가슴 깊이 추억으로 남겨지는 일들이 생기곤 한다. 슬로우로드는 앞으로도 이러한 당신의 무계획 속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쭉 노력할 것이다. <2021 신문제작실습/이현주>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