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캠퍼스 하면 꽃이 만발한 낭만적인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교 내에는 꽃향기 대신 곳곳에 퍼진 담배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제주대학교 내 간접흡연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캠퍼스 내에서 무분별한 흡연이 이뤄지면서 인근에 통행하는 비흡연자들까지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다. 교내 시설과 인접한 흡연 구역에서 발생한 연기가 그대로 강의실이나 도서관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 타임’에도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의 글들이 예전부터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캠퍼스 내 간접흡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제주대학교 재학생들의 목소리와 학교 측의 입장을 통한 해결방안이 이제는 필요할 때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4항에 따르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교사는 모두 금연구역이다. 이를 어길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법률에서 교사는 일반적으로 건물 내를 의미하기 때문에 건물 밖 흡연은 통제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 내 명확히 지정된 흡연 구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제주대는 명확하게 정해진 흡연 구역이나 흡연 부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흡연하는 학생들도 어디에서 흡연을 해야 할지 잘 몰라 불편을 겪는다는 것이다.

좌측 상단, 우측 상단, 좌측 하단, 우측 하단 순서대로. 교양동 흡연구역, 사범대 흡연구역, 사회대 흡연구역, 학생회관 흡연 구역
좌측 상단, 우측 상단, 좌측 하단, 우측 하단 순서대로. 교양동 흡연구역, 사범대 흡연구역, 사회대 흡연구역, 학생회관 흡연 구역

제주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 현재 흡연자 학우들이 흡연을 하고 있는 곳을 직접 다녀왔다. 여기서 교양동 흡연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 흡연 구역은 ‘흡연 구역’이라는 명확한 표시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이 세 구역에는 담배꽁초 재떨이만 존재할 뿐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볼 때 흡연 구역이 아니라 단순히 벤치가 있는 휴식 공간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 구역들은 제주대 재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왕래하는 공간이다. 이 구역을 오고 가다 담배 연기로 인한 간접흡연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재학생 학우들의 입장은 어떨까. 제주대학교 재학생 학우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에 재학 중인 A 씨는 “현재 흡연을 하고 있다. 현재 학교 내 흡연 구역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좀 있다.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어렵고, 정확히 흡연 구역이라고 명시된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암묵적으로 흡연자들끼리 모여 구석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괜스레 눈치를 보게 된다.”라고 답했다. 또한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에 재학 중인 B 씨는 “현재 흡연자가 아니다. 지금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담배 냄새 때문에 굉장히 스트레스다. 방 창문을 열 때 담배 냄새가 종종 올라온다. 기숙사생들은 특히 간접흡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크다. 딱히 정해진 곳 없이 기숙사 주변에서 흡연을 자유분방하게 하는 것 같다.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토로했다. 

애매한 흡연 구역에 따른 간접흡연 문제가 계속해서 야기되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제주대학교 총무과 관계자는 “학교 흡연 구역에 대한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논의해왔던 문제다. 충분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래 교내 교사시설은 모두 금연구역이 맞고, 지정된 흡연 구역은 따로 없다. 하지만 교내 흡연은 법적으로 제한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재학생들의 교내 흡연을 제한할 수 있는 방도는 달리 없다. 학교 측에서 통제하려고 해도 간접흡연 문제와 학생들의 인식이 해소될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흡연 공간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흡연 피해에 대한 문제는 계속해서 거론될 것”이라고 답했다.

타 대학에는 캠퍼스 내 흡연으로 인한 갈등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서울대학교는 흡연 구역에 나무 가림막 펜스를 설치했다. 나무 가림막을 설치함으로써 다른 공간에 간접흡연 피해를 최대한 막아보려고 자 하는 의도다. 그리고 흡연 구역마다 흡연 구역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해서 흡연 구역임을 명확히 구분했다. 또한 부족한 흡연 구역을 보완하기 위해 흡연 부스를 별도로 설치하는 대학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홍익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부산대 등 여러 대학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흡연 부스를 설치해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불만을 받아들여 대응했다. 이처럼 제주대학교도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고, 흡연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더욱 시급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존중과 배려, 의식 개선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시 될 때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가 최소화되고 흡연자의 권리 또한 보장이 될 것이다. 즉, 대학교 간접흡연 문제의 해결책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학교 측의 종합적인 관리와 대책일 것이다.  <2021 신문제작실습/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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