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족독서 릴레이라는 과제를 듣게 되었을 때 많이 당황했었다. 솔직히 책이랑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 독서를 해본 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 릴레이여서 가족들이 책을 읽어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형은 육지에서 살고 있고 나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가족들 모두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가족들 얼굴을 보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이번 과제인 가족독서릴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바쁘다고 거절할 줄 알았던 걱정과는 달리 부모님은 처음에 당황하셨다가 노력해보시겠다며 흔쾌히 응해주셨다.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독서릴레이는 마음만 먹었다고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릴레이를 할 책을 고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처음에 어떤 책을 읽어야 부모님이나 나나 재밌거나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봤는데 쉽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친구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고 싶다는 주제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구가 읽어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던 책이 떠올랐다. 책 제목은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백만장자가 부를 얻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평소에 돈을 모으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 책을 언젠가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때다 싶어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엠제이 드마코는 차량 예약 서비스 ‘Limos.com’을 설립해 30대에 백만장자가 된 사업가이자 발명가이다. 그는 “죽도록 일해 돈 벌고, 아끼고,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라고 말을 했다. 이 말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평소에 ‘부자 되기’ 책들이 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공식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이랑은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재정 관련된 책들은 간간이 읽어본 적은 있지만 이제까지 내가 본 책들은 절약, 부동산 등 수 십 년을 노력해야 빛을 볼 수 있는 재테크 같은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식으로 하다가는 죽도록 일만 하다가 휠체어 탈 때쯤에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지은 이 책에서는 ‘돈 나무’를 심고 단시간 내에 기하급수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해 수학공식처럼 치밀하고 잘 다져진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부자가 되는 과정을 설계하는 지도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인도로 가는 지도, 서행차선으로 가는 지도, 추월차선으로 가는 지도이다. 인도는 즐거운 오늘을 위해 보다 나은 내일을 포기하는 삶이다. 신상품이 나오면 바로 사거나 명품을 사들이는 라이프 스타일의 노예로 부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서행 차선으로 가는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조금이라도 생기가 있는 젊은 시절에 가장 잘 즐길 수 있다”라며 “세계적인 불황 속에 서행 차선이 불확실하다고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뜨끔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게 서행차선으로 살아온 것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나에게 쓰지 않고 저축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저축만 하는 게 좋을 줄만 알았는데 저자는 이렇게 미래를 위해 일만 한다면 은퇴 후 아름다운 계획은 이루기 어려워진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틀을 깨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추월차선에 올라타라”라고 말한다. 추월차선 전략의 리스크는 서행차선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상은 훨씬 크며, 통제 가능한 무제한적 영향력에 기초를 둔 재정 전략이라고 소개하며 추월차선의 끝은 부이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빠르게 부자 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지 ‘쉽게 부자 되기’랑 헷갈려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어디든 취직을 하려고 아등바등 살았던 나 자신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한 줄 감상평
한 줄 감상평

가족독서 릴레이에 순서는 아버지-어머니-나 순으로 정했다. 형은 육지에 있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기로 했다. 첫 번째 주자인 아버지는 책을 회사에 가져가서 쉬는 시간마다 읽으시겠다고 가져가셨다. 바쁜 와중에 짬짬이 읽으셔서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아버지가 책을 가지고 오셨다. 아버지는 짧지만 재밌는 감상평을 남기셨다. “이 책을 내가 젊었을 때 봤더라면 달랐을까?”라고 남기셨다. 아버지는 이 책을 읽고 알던 사실도 있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알았다며 뿌듯해하셨다. “난 지금은 늦었지만 아들이라도 이렇게 한 번 살아봐라”라고 웃으며 말씀도 하셨다. 과제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책을 읽어봤다며 괜찮았다며 만족해하셨다.

두 번째 주자인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책이 오랜만이라 하셨다. 어머니도 퇴근을 하시고 저녁에 집에서 틈날 때마다 책을 읽으셨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책이 어렵다가 책에서 하는 말들이 현실에 와닿는 말들이어서 공감이 많이 되셨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만 한 번은 책에 나온 것처럼 다른 삶을 살아보기 위해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남기셨다. 그러고는 나에게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시라면서 책을 넘겨주셨다.

마지막 주자인 나는 책을 건네받고 읽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해봤다. 지금 진로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돈 많이 버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많이 해왔었는데 계획이 없었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많은 글들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 부족했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말들이 많았지만 그중에 ‘당신의 실행력이 당신의 최고 속도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 계속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했던 나를 보고 지은이가 하는 말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계획을 했으면 누가 그 계획을 빨리 실행에 옮기느냐가 승패를 가린다고 하고 있다. 진로를 생각하면서 계속 이게 맞는지 고민을 하지 말고 행동을 해보고 후회를 안 남겨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게 ‘가족 독서 릴레이’를 마무리를 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뭔지 모를 큰 뿌듯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처음에 독서릴레이를 과제로 해야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귀찮음이 컸지만 이 계기를 통해 가족끼리 평소에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가족모임이라는 명목하에 가족에게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지게 되었고  평소에는 들어보지 못한 책을 읽고 나서에 가족들의 생각도 들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뜻깊은 경험이 되었다. 처음에 책을 골랐을 때는 몰랐지만 읽고 나서 책 내용이 쉽지 않은 내용이어서 부모님에게 살짝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이번 가족독서릴레이를 시작하기 전에 했던 걱정과 달리 결과적으로는 가족들과 말 한마디를 더하며 서로를 생각해 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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