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지켜주던 학교의 돌하르방들이 본래의 가치를 찾기 위해 제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돌하르방은 예부터 제주의 수호신이라 불리던 제주 특유의 석상이다. 제주에는 수많은 돌하르방들이 존재하지만 조선시대부터 제주 읍성을 지켜왔던 45기(총 48기 중 2기는 서울에, 1기는 행불)의 돌하르방만이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2호로 지정돼 있다. 제주대학교의 돌하르방은 이 중 4기이며, 현재 제주대학교 박물관 앞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박물관 앞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2호 돌하르방 4기
제주대학교 박물관 앞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2호 돌하르방 4기

그러나 제주대 돌하르방의 원래 위치는 이곳이 아니다. 이들은 원래 제주 읍성의 서문에 2기, 동문 밖에 2기가 위치해 각각의 성문을 지키는 역할을 했으나 일제 강점기 때 읍성이 강제 철폐되고 유랑을 하다 현재는 제주대학교 박물관의 소장 유물이 돼 있다. 제주 읍성 성문의 위치는 현재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주변으로 추정된다.

석상이 제자리에 없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본래 돌하르방의 역할은 제주의 수문장이다. 제주 읍성의 성문에 있을 때 그 존재 가치가 오롯이 발휘된다.

또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민족 말살 정책은 많은 부분에서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없애는 결과를 낳았으며 제주 읍성과 돌하르방도 그 대표적 결과물 중 하나였다. 읍성 성문을 복원하지 않고 돌하르방의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제주의 역사가 일제 강점기의 폐해로부터 극복하지 못하는 꼴이 된다. 

또 현재 돌하르방의 문화적 가치보단 초콜릿, 열쇠고리 등 관광 상품으로써의 쓰임과 가치가 더 큰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돌하르방의 제자리 찾기를 통해 돌하르방에게 문화사적 의미를 부여해 가치 제고를 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제주 역사의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제주 비영리 사단법인 질토래비는 현재 '돌하르방 제자리찾기 운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단체는 돌하르방의 정확한 위치에 대한 고증과 자료 수집 및 연구 활동을 함과 동시에 탐방과 세미나를 통해 돌하르방의 본래 의미를 도민들에게 전파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관청에 서울 돌하르방 반환 요구 및 돌하르방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 요구 등 적극적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질토래비 문영택 이사장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제주 3읍성 성문 복원과 그곳에 45기 석상을 놓는 것을 넘어서서 제주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고 도민들이 문화 민족으로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문 이사장은 "사실 한 민간단체의 힘만으로 관청을 한순간에 움직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제주대 학생들과 같은 젊은이들이 제주 문화 역사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이끌어줘야 이러한 운동이 모두가 주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사작성론 이론 및 실습 2020/ 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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