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기주, ‘언어의 온도’, 말글터

 독서를 즐기진 않지만, 최대한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해왔다. 독서가 비단 글을 읽는 것이 아닌 여러 인생의 간접적인 체험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다른 인생의 경험 비용이라 생각하며 책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책을 잘 읽지도 못하면서 책은 꼭 사서 읽는 습관 덕분에 구매하고도 아직 미처 읽지 못한 책이 여럿 있다. 

 

 

 

 읽지 못한 채 쌓여있는 책들의 영향인지 여러 번 읽게 된 책은 꼭 친구들한테 추천하고, 빌려주곤 했다. 이번 독서릴레이를 위해 선택된 “언어의 온도” 역시 여러 친구들에게 빌려줬던 책이다. 과제를 받기 이전에도 이미 내 책에 감명 깊었던 부분에 표시해주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고, 포스트잇을 통해 나에게 감사 인사를 남긴 친구도 있었다. 여러 친구들에게 빌려주다 보니 되돌려 받지 못해서 재구매까지 하게 된 나름 에피소드가 있는 책이다. 

 

 

나는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가족형태를 지니고 있다. 엄마와 나로 구성된 가족으로 릴레이 구성원을 어떻게 꾸릴지 다소 막막했다. 추석날 모이지 않는 가족 문화는 구성원을 꾸리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허나, 이 책을 선택함으로서 그 고민은 해결되었다. 이 과제를 받기도 전에 스스로가 이 과제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미 책을 빌려주고 받으며 이 과제의 목적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첫 번째 주자인 나는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었다. 난 책을 읽으며 맘에 드는 부분의 윗부분을 접곤 한다. 참 신기하게도 다시 한 번 책을 읽으면서 새로 접은 부분도 생겼고, 접었던 부분을 다시 피기도 했다. 정말 “보고 있던 내 감정의 온도를 알 수 있게”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더더욱 다른 사람은 이 책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두 번째 주자는 우리 엄마였다. 엄마는 독서를 즐기는 편으로 과제를 설명하자 빠른 시일 내에 책을 읽어주셨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엄마와 40살이라는 큰 나이 차이가 나긴 했지만 평상시에 큰 세대 차이를 느끼진 못했는데, 나에겐 큰 울림을 줬던 책이 너무 억지스러웠다는 것이다. 순탄하게 살아오진 않았던 엄마에겐 너무 어리게 느껴진 것일까? 엄마의 인생은 어땠을지 오래 오래 듣고 싶어졌다.

 

 

 

 이어서 함께 알바하며 가족처럼 지내는 동생에게 부탁했다. 독서에 꽤나 흥미가 있던 동생이라 흔쾌히 응해줬다. 하지만 흔쾌히 응해준 마음과는 달리 책을 읽을 시간을 내는 게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나다움에 대해 생각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이 어떤 건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내심 뿌듯했다. 

 

 

 

 마지막으로 꽤나 급한 마음에 같은 수업을 듣는 언니에게 부탁하게 되었다. 언니 역시 독서를 즐겨하던 언니여서 빠른 시일 내에 읽어주었다. 게다가 한 줄 소감도 그 누구보다 길게 써주면서 뜻깊은 시간을 함께 해주었다. 

 

 

 

 이렇게 나의 독서 릴레이는 끝이 났다. 예전부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 감동을 받았을까 궁금해서 시작했던 릴레이가 과제를 통해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게 되었다. 과제에 이어서 나에게 울림을 주었던 책을 통해 다른 사람과 감정적인 교류를 하며 살아가고 싶어졌다. <2019 출판문화실습 / 언론홍보학과4 허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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