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내 보행자들은 과속하는 차들 사이에서 횡단보도를 말 그대로 '눈치껏' 건너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학내 차량 운전 시 시속 20km를 준수하는 것이 규정이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차량으로 통학하는 고모 씨는 "학내 속도 규정이 시속 20km인 건 알고 있다"며 규정 속도를 알고 있었지만. "학교 도로가 오르막이라서 시속 20km로 달리면 너무 속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역시 차량으로 통학하는 윤모 씨는 "가끔 시속 20km가 쓰여 있는 속도 제한 표지판을 본 것 같긴 하지만, 누가 (제한속도를) 지키냐"며 "보통 시속 40~50km 달린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학내 보도를 자주 이용하는 김모 씨는 "차가 안 보여서 횡단보도를 건너려 한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내 보행자 정모 씨는 "과속 자체가 많은 것은 사실이고, 횡단보도 이용 시뿐만 아니라 옆으로 지나가는 빠른 차에 놀란다"며 "사고가 날까 불안해서 과속 방지턱이라도 더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11월 29일 오후 5시 40분경,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 앞을 차들이 과속 질주한다

오후 5시 40분경,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 앞을 차들이 과속 질주한다

실제로 학내에서 과속하는 차량을 많이 볼 수 있었고, 횡단보도에서 차가 보행자를 보고 급정거하는 등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도 보였다.

이런 사고의 가능성은 특정 시간대에서 더 우려된다.

총무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2일 기준, 제주대학 내 통행 차량의 수는 총 7,800여 대로 출근 시간인 오전 8시와 9시에 3,100여 대로 39.7%가, 점심시간인 자정 오후 1시에 2,600여 대로 33.3%가, 퇴근 시간인 오후 5시와 6시에 2,600여 대로 33.3%가 이용되고 있다.

전체 차량의 최소 30% 이상이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몰리는 것이다.

이땐 차량뿐만 아니라 보행자도 몰리는 시기로, 이 시간대의 횡단보도는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총무과 관계자는 "교내에서 차들이 과속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시설과와 얘기해 내년에 과속 방지턱을 20개 정도 더 설치할 예정"이라며 대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도 많고 운전자들도 규정을 지켜 시속 20km로 달려야 한다"며 지켜지지 않는 규정에 안타까워했다.

덧붙여 "기계적인 설비의 문제보단 인식을 바꿔야 하는 문제"라며 "교육이나 캠페인을 해야 하지, 뭔가 시설을 설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사람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함을 전했다. <이상걸/ 2019 기사작성론 및 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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