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릴레이독서라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나는 몇 백장되는 페이지에 자그마한 글씨로 적어진 책을 보신다면 ‘언제 다 읽지?’라는 말과 함께 한숨이 나오는 부모님의 얼굴을 상상을 했다. 그만큼 나에게 난감한 과제였다. 또한 이제까지 내가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과제엔 내가 읽고 싶은 책이며 되었으니깐 책선정이 쉬웠지만 이건 나의 기준이 아니라 가족이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야 된다는 것이다.

집에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던지, 자존심수업이라던지 이러한 장문의 소설책과 자기계발책이 많이 있었지만 우리가족이 읽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글보단 그림이 많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재의 책을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서점에 갔다. 제한적인 선택의 폭으로 쉽게 책을 고를 수가 없었다. 이것저것 보다보면 고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귀여운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책 표지

귀여운 표지에 주인공은 곰돌이 푸이다.

내가 어렸을 때 꿀단지를 들고 있던 푸근한 곰돌이 푸와 분홍색옷을 입고 소심한 모습인 피글렛 등 많은 동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기억이 있어 웃으면서 책의 첫 장을 넘겼다. 그러곤 몇 분안에 20장정도 읽었다. 이 책은 정말 머리쓰면서 읽는 책이 아니라 물흘러가듯 편안하게 읽을 수 쉬운 책이었다. 하물며 책 내용은 가족에게 들려주고 싶은 적합한 내용이라 생각해 바로 구매를 결정했다.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 “푸,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라는 물음의 글로 이 책에 내용은 행복이라는 단어로 책을 이끌어나간다.

‘행복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어요. 행복은 우리 눈앞에 있지만 그것을 깨닫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행복은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우리 자신만이 찾아내는 것!’

반복되는 삶 속에서 무엇이 행복하게 하는지를 잊어가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단어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엄마에게 읽어보라고 권했을 때 엄마는 권한 책을 보지도 않고 한사코 거절했다. ‘책을 몇 년 동안 책 읽지도 않았고, 늙어서 읽어도 머릿속 이제 남지도 않는다’ 며 말을 하면서 단호하게 나왔다. 할 수 없이 오빠한테 먼저 읽어보라고 했지만 오빠 또한 ‘무슨 책이냐, 안 읽어’라며 거절했다. 열심히 내가 고르고 읽어보고 추천한 건데 다들 안 읽는다고 해서 그때 살짝 짜증이 났다.

이대로 과제를 할 수 없을 거 같다고 느꼈는지 오빠가 읽을 때까지 ‘오빠! 이런 글도 있다?’하며 구절을 오빠 옆에서 계속 말했다. 맞을 뻔했지만 처절하게 애원하는 모습보고 안쓰러웠는지 ‘커피사오면 읽어줄게’라며 거래를 제안했다. 심부름을 해야 한다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읽어준다고 했을 때 안도했다.

며칠 후 오빠가 ‘볼만한데 내 취향은 아니야, 그리고 이제 다음은 없어’라며 말하고 나갔다.  다음엔 읽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읽어준 오빠에게 감지덕지했다.

티비를 보고 있던 엄마에게 다가가서 과제 때문에 꼭 읽어줘야 한다고, 엄마만 읽으면 끝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말해서인지 엄마는 어쩔 수 없이 티비를 끄고 보기 시작했다.

책을 다 본 엄마는 소감을 ‘딸아 엄마는 너랑 함께 보내는 하루가 제일 좋다’ 라고 책을 인용해서 말했다.


이렇게 가족독서릴레이는 끝이 났다. 각자 바쁘게 살아 대화 할 시간이 부족했던 나날에 과제라는 이유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으며, 이번에 계기로 우리가족이 책과 좀 가까워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좋았던 것들이 소소한 행복이며, 찾아보면 이러한 행복한 일은 우리에게 매일 있을 것이다.

 <2018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4학년 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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