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소득수준, 하지만 끝없이 치솟는 땅값


제주도 부동산값이 많이 오르긴 한 모양이다. 제주세무서가 지난 한 해 거둬들인 양도세만 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국 125개 세무서에서 3위다. 집값 버블의 진원지라고 부르는 서울 강남3구는 가볍게 제쳤다. 분당세무서와 용인세무서가 제주세무서를 앞질렀을 뿐이다.

직장이 서귀포시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직장인의 거주지는 제주시이다. 이 직장인은 출퇴근 거리에 부담을 느껴서 자취방을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제주의 땅값의 상승으로 인해 자취방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월세가 50만원 이상인 집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월급이 200만원정도의 사회 초년생에게 50만원이란 월세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직장인은 할 수 없이 하루 2시간정도의 시간을 들이며 출퇴근을 하고 있다. 교통비가 많이 들어도 다른 방도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제주에 정착하던 청년들 중에는 집값 부담을 이기지 못해 경남이나 전남으로 이주해 직장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땅값 상승으로 인해 벌어지는 악영향

그래서인지 요즘 제주는 곳곳에서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몸살을 앓고 있다. 물려받은 땅을 놓고 자손들끼리 다툼이 벌어지는가 하면, 조상 묘지를 한곳으로 모아 땅을 쉽게 팔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골에 있는 한 노인은 "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세무서에서 보내온 재산세만 갑자기 너무 많이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동사무소를 찾은 노인은 "부동산값이 오르면서 추정 재산이 많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불만이다. 민원처리 담당을 하던 한 공무원도 평소 정부 지원대상을 받던 노인분들이 추정 재산이 자연스레 올라가면서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것에 대해 불만을 느껴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경제력으로는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고, 경제적 독립이 힘들어 부모님의 경제력에 기대게 되는 상황이 허다하게 발생한다.

 

이제 한계점에 도달한 인구 70만명 제주에 대한 이슈로 확대됐다. 한정된 땅을 가진 섬이라는 곳에서 불과 몇 년 새 인구가 10만명 이상 늘면서 포화 상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6개월간 폐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린 필리핀의 세계적인 휴양지 보라카이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넘치는 관광객과 이로 인한 난개발, 환경오염, 게다가 섬 사람들 삶까지 침범받으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마치 미래의 제주를 보는 듯했다.
오랜 불황에서 모처럼 살아나는 경기에 잠시 취해 좋아했던 제주 사람들이 서서히 그 후유증을 하나둘씩 느끼기 시작한 셈이다.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이 시작된 것도 최근 몇 년 새 벌어진 일이다.

 

일부에서는 제주가 이제 `총량 규제`에 나설 때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단순한 개발 반대가 아니라, 개발을 하더라도 누더기 섬이 되지 않도록 총량을 관리하자는 얘기다. 층고 규제도 좋고, 렌터카 총량 규제도 좋고, 최근 제주에 도입한 버스전용차선제도 좋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 주민 85%가 월세 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 해 임대주택 공급은 55만호 이며, 한국의 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약 7배 정도 많은 수치이다. 하지만 인구는 한국에 비해 1.5배 많은 정도이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교포 ㄱ 씨는(여, 52)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한 번도 주거에 대해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한국과 다르게 독일은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들은 잘 갖춰져 있다. 그리고 몇십 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청년들이 주거에 대해 한국처럼 고민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면 독일의 경우 32평 방 4개의 임대주택의 경우 월세는 약 900유로 정도 한화로 130 만원 정도이다. 독일의 임금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비싸다고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건설업체가 분양하지 않고 임대를 할 경우 국가에서 강력한 세제 지원이 있어 민간 건설사의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 그로 인해 임대료도 매우 낮게 책정이 되었고, 법적으로 임차권에 대한 보호 기간도 있어 평균 거주 기간도 길다. 독일 GEWOS 연구소 결과에 따르면 한국 임대주택의 경우 평균 거주 기간이 3.5년인데 반해 독일의 경우 12.8년으로 장기간 임대주택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다.

또한, 독일 0~25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 받는다. 아동수당은 약 185유로이며, 평균적 임대주택 임대료는 165유로이다. 하지만 한국 청년들의 경우 매달 월세, 기숙사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인간이 살면서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건은 의식주이다. 특히 ‘주’는 한국 사회에서 충족하고 싶지만, 충족하기 힘든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루하루 변동하는 집값, 몇십 주 연속으로 상승하는 전세금 등등이 청년들을 더 힘들게 하는 현실이다. 특히 청년실업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청년들에게 ‘주’는 감히 생각하기도 벅찬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하루빨리 청년들, 국민을 위한 편안히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2018 신문제작실습 몬딱일보<제주청년문제>/신지완 기자 (언론홍보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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