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95 고기욱 기자>

<2013102136 송준영 기자>

우리가 찾은 곳은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조선일보 서귀포지국이었다. 그곳은 13개의 신문사의 신문을 취급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30여 년 째 신문 유통을 하고 있는 지국장 박경택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무실 안은 신문과 전단지가 탑처럼 쌓여있었다. 선한 인상의 그는 직업에 대한 고충을 묻자,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조선일보 서귀포지국은 조선일보의 신문만 유통하나?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 2005년 전후로 신문사들이 어려워지면서 문을 닫는 지국들이 생겨났다. 각자 사업자가 있었지만, 구독률 감소와 함께 사정이 힘들어지면서 나에게 양도한 것이다. 한 신문사로는 양이 적어서 벌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신문사의 신문을 유통해야 한다. 현재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라일보 등 13곳의 신문을 취급하고 있다. 처음 서귀포에 왔던 2001년엔 조선일보와 스포츠 조선만 했다. 그때는 신문사마다 지국이 다 따로 있었다. 지국 하나에 여러 신문이 모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구독률의 감소였다. 스마트폰이 결정타였다. 현재도 인건비, 구독률 등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매출은 점점 감소하기 때문이다.

 

 

도내의 보급소는 몇 개나 되는가?

서귀포 내에는 신서귀에 1개 있고 시내에 2개있다. 제주시는 7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수는 잘 알지 못한다.

읍․면지역의 경우 지방지들은 지국을 갖고 있지만, 중앙지의 경우는 조선일보만 있다. 중앙지는 읍․면까지 지국을 두기 어렵다. 읍․면 지역의 사람들은 상황이 더 안 좋아서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예 이 일을 안 하려고도 한다.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증가하는 독자보다 줄어드는 독자의 수가 더 많다.

조선일보 서귀포지국에서 조원들과 인터뷰를 나누는 박 지국장

1인 업무량은 어떻게 되나? (임금, 근무시간, 근무량 등)

 

임금

정직원이 3명, 8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직원들은 고정된 임금을 받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시간별로 매긴다. 한 달 동안 하루에 몇 시간 배달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한 시간을 일하는 사람이면 한 달 25~30만 원 정도 주는 것이다. 보통 2~3시간 정도 하는데 외곽이면 시간당 30만 원, 시내와 가까우면 25만 원으로 정한다. 오래 일한 사람들은 조금 더 돈을 받는다.

 

근무시간 & 근무량

나의 경우 평균 15시간 일한다. 배달만 하는 시간이 6시간 정도 된다. 배달 시간 외에도 오전에는 독자들의 민원 처리 등 사무실에서의 업무 처리도 많다. 아내도 오후 3시에 출근해 일을 도와준다. 나는 새벽 1시에 출근하지만, 가장 처음 출근하는 사람은 오후 9시에 출근한다. 지방지는 오후 9시 30분쯤 도착한다. 신문이 도착할 때 전단지, 기획기사 등 속지가 분리되어 같이 온다. 이것을 하나하나 삽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첫 출근자가 이 삽지작업을 오후 11시 30분까지 한다. 그 후에 중앙지들은 새벽 1시 이후에 온다. 그래서 2차 출근은 새벽 1시다. 그 후에 중앙지 속지 작업을 해야 한다. 어떤 때는 속지가 3~4개일 때도 있다. 삽지하는 작업이 가장 오래 걸린다. 배달하는 직원들이 오면 바로 배달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미리 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 2시 반부터 출발해서 6시까지 배달해야 한다. 신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생각한다. 그냥 배달만 하는 줄 알 거다.

배달은 보통 새벽 2시 30분부터 출발한다. 2시에 출근한 배달원들은 순서대로 배달을 시작한다. 독자들은 제시간에 배달오길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지키기 위해 항상 긴장한다. 철저하게 시간을 지킬 수 있는 성실한 직원만 뽑기도 한다. 또 어두운 곳에서도 집집마다 여러 종류의 신문을 구별할 수 있는 꼼꼼함도 있어야 한다. 우리 지국은 여러 신문사의 신문사를 배달하기 때문에, 집집마다 다른 종류의 신문을 배달해야 할 때가 많아서 각 가구에 배달될 신문을 잘 구별해야 한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구독률이 떨어지면서 신문사에서도 부드럽게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강제성이 있었다. 지금은 예전의 갑을관계는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보통 한 달에 조선일보에서 2000부 정도를 받으면 용지대로 약 500만 원 정도 내고 있다. 한라일보의 경우는 1200부를 받고 180만 원 정도 받고 있다. 신문사마다 금액이 다르다. 그래서 중앙지는 한 부에 2500원 정도인 셈이고, 지방지는 한 부에 2000원 정도 된다. 지금은 많이 내렸다. 예전엔 3800~ 3500원 정도였다. 본사도 사정이 어려운 걸 알기 때문에 내려주고 있다. 용지대를 내고 산 신문을 팔아서 독자에게 구독료를 받고 그것으로 지국이 운영된다.

 

신문업계가 많이 쇠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을 이어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장애도 갖고 있지만, 신문을 통해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결혼도 하고, 애들도 낳았다. 이 일이 하늘이 내려준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며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일을 하며 느끼는 행복감도 있었다. 이 일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내가 발전하고 용기 내며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직업이 나를 살렸고, 내 장애를 극복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직업에 대해 아주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신문 유통업을 함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은?

가장 힘든 것은 악천후이다. 어떤 날은 목숨 걸고 한다. 사고도 여러 번 난다. 가장 최악의 날씨는 태풍이다. 비만 오는 날은 그나마 괜찮고 바람까지 합쳐지면 신문이 다 젖는다. 그런 날에도 신문은 무조건 배달돼야 한다. 특히 지난겨울은 폭설로 많이 힘들었다. 폭설에도 가까운 곳부터 배달을 시작하다가 해가 떠서 눈이 조금 녹으면 늦게라도 배달을 꼭 한다. 하지만 그럴 때면 일하다가 사고가 나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항상 사고의 위험이 있다. 날씨가 배달을 방해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위험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꺼려하는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더 꺼려하는 일이라서 나이 든 직원들이 많다. 그래서 더 불안하기도 하다.

 

본사, 정부의 지원은 있나?

본사의 지원은 제주 지방지의 경우의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있는데 이 위원회가 선정한 신문사가 있다. 지금 선정된 곳이 제민일보, 한라일보 등이다. 선정된 곳에는 위원회가 소외계층에 신문 보급을 위해 본사에 배달료를 지원해 준다. 그러면 지국도 그 지원금의 일부를 받게 된다. 그 외에는 지원이 없다.

 

본사 측에 바라는 점이 있나?

지국의 상황을 자세히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상황을 잘 들여다 봐주고 용지대 가격 인하 등 배려를 해주길 바란다. 큰 도움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어려운 부분을 알고 같이 더 협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구독자들이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시력 악화 등 건강문제로 신문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 항상 건강하셔서 보던 신문 오래 봐주시면 좋겠다. 아들이 연락 와서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이제 신문을 못 보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는 신문을 안 봐서 새로운 구독자는 생기지 않지만, 장기 구독자들인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시고, 시력 악화 등으로 신문을 못 읽게 되는 경우가 안타깝다.

 

앞으로의 계획은?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건강할 때까지 끝까지 할 생각이다. 신문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신문이 있고 내가 건강하다면 계속 이 일을 할 생각이다.

 

 

신문사의 입장

우리는 또한,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현직 기자의 입장을 통해 신문사에 대한 입장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양측에는 입장차이가 존재했다. 하나의 보급소가 단일 신문이 아닌 여러 신문을 취급하면서부터 신문사별 경쟁 유통 시스템이 깨져 최근에는 오히려 신문사가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런 입장차이가 존재하는 까닭은 신문 산업의 쇠퇴가 유통구조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사 측에서도 유통업계가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고, 신문을 사랑하는 기자로서 신문이 원활히 유통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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