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23 이유동 기자>

5월의 어느 날, 우리는 제주동물보호센터를 방문했다. 찾아가기에는 너무 어려웠던 곳이었다. 찾아간 보람이 있는 멋진 분을 만났다. 이동윤 선생님은 흔쾌히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셨다.

 

Q)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A)올해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Q)근무하시면서 느꼈던 현실적인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A)감사하게도 자원봉사자분들이 와 주시긴 하지만 들어오는 개의 수가 많은데 비해 관리하는 인원이 그만큼 없어요. 근무하는 수의사분들도 얼마 안계시다 저의 시간이 많이 뺏기기도 해요. 하는 일이 일이라 몸이 아픈 친구들이 제 시간에 밖에 나가지 못하면 마음이 많이 아파요. 전국 최고의 시설이라지만 많이 열악하죠.

 

Q) 이효리,이상순 부부나 조련사 강형욱씨 등 많은 유명인들과 TV프로그램 유기동물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로 유기동물 문제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체감이 되시나요? 높아진 관심도가 근무하시는데 영향이 가나요?

A) 체감 되죠. 전에 근무했던 분 말씀을 들어보면 확실히 많은 분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 한 후부터는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구요. 작년만 해도 5천명에 가까운 분들이 방문해주시기도 했어요. 객관적인 통계를 찾아본적은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애들을 데리고 가는 분들의도 전국에서 꽤나 높은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지방선거에도 관련한 공약이 나왔구요. 국제대학교나 제주대학교에서도 봉사가 오기도 한답니다.

 

Q) 쉬운 일을 하시는게 아니다 보니 너 거기서 근무해? 힘들겠다!’라는 말을 자주 들으셨을 것 같은데요. 그럴 때마다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A) 제가 선택한 일인데요.(웃음) 말씀하신대로 이 일이 즐겁지만은 않아요. 수의사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처리도 해야할 것이 종종 있는데다 열흘이 지난 친구들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보니 거기서 오는 피로감이 엄청나죠. 치료받지 못하는 친구들을 얼른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크구요. 근무한지 5개월정도 되었지만 이 유기견 문제가 제주에서 심각한 문제라는걸 깊게 느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이 일이 좋아요. 누군가를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는게 첫 번째구요. 주인을 찾아가거나 새롭게 입양하는 가족분들이 기뻐하시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많은 업무량에도 저를 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친구들도 있으면 귀엽다는 생각도 많이 하구요.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해봤지만 아이들이 건강해져 주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마다 , 내가 해야할 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우연히 성적 맞춰서 찾은 직장이 아닌 당연하게 내가 해야할 일.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유기동물이지만 매일매일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개를 진료하고 나왔어요. 마음가짐이 처음이랑은 크게 변하질 않은 것 같아요. 아이들이 건강해서 나가는 모습만 보면 저도 큰 에너지를 얻습니다.

 

Q) 이 기사가 발행이 된다면 많은 분들이 보실 것 같은데요. 개를 키우거나 키우고 있는 많은 대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지금 22살이시죠? 저도 22살이던 때가 있었는데요. 시간 참 빠르네요. 제가 22살이던 4년 전만 해도 이렇게 유기동물 문제에 관심도가 높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일반 가족단위로도 방문을 해주셨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길에 버려진 친구들이 참 많아요. 주인분의 연락처를 알아도 통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구요. 가끔은 사람에게 심하게 맞은 아이도 많이 들어옵니다. 나가는 개를 보면서 굉장히 기쁘기도 하지만 제때 나가지 못하는 유기동물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 개가 많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이 센터를 방문하셔서 잠깐 둘러보셨었죠? 들어오는 개와 나가는 개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다 보면 동물들을 키우는게 지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지비용도 들고, 성격이 맞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힘든 것이 동물들이잖아요. 그래도 책임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를 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아이들이 내일 당장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영 좋지는 않아요. 저기 있는 저 강아지들도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기쁨이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을 키우는게 편치 않았던 분들에게도 애들을 입양할 때에는 많이 기쁘셨을거라고 생각하구요. 소중한 생명이고, 또 사랑받아 마땅한 친구들이에요. ‘내가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많이 생각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외로울 때면 위로가 될, 즐거울 때면 같이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거든요.

 

Q) 질문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청난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힘든 사람들이란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분인 것 같구요. 너무 멋진 분을 뵌 것 같아 영광입니다.

A) 하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이 곳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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