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최고의 미국 소설이라는 작품성 덕분에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은 영화로도 개봉되고 고전명작으로도 매우 유명한 책이기에 구매할 때 고전명작 중 한권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골랐다. 하지만 나는 책을 산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독서를 시작하게 됐다. 고전명작이라는 명성이 따라 붙은 만큼 마냥 쉬운 소설은 아니었다.
 

열림원, F. 스콧 피츠 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는 ‘광란의 20년대’라고 불릴 만큼 광란의 시대였다. 경기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어디를 가나 파티가 벌어지는데 주류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금주법이 시행되어, 사회적으로 술을 유통하는 조직적인 범죄가 만연했다. 물론 그렇게 불법으로 술을 만들어 부를 축적한 사람도 많았다. 이런 상황들이 개츠비가 부를 축적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당시 뉴욕의 증권시장은 미국 중서부에 살던 주인공 닉 캐러웨이를 뉴욕으로 발을 들여놓게 만들었다.
 

  엄격하게 따지자면 닉 캐러웨이는 소설의 화자이며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은 개츠비이다. 개츠비는 저자 피츠제럴드가 투영되어 있다. 또한 작품 속 개츠비가 사랑했던 여인 데이지도 현실에서 반영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피츠제럴드의 부인 젤다가 작품 속에서 데이지로 나타났다. 개츠비를 사랑하지만 가난한 개츠비가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부유한 톰 뷰캐넌과 결혼하는 ‘데이지’와 스콧의 장래가 불안정하자 파혼하려 했지만 『낙원의 이쪽』으로 성공하자 결혼을 허락한 ‘젤다’ 아마 이런 점이 두 인물이 제일 닮은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22세에 젤다를 만나 23세에 약혼하지만 피츠제럴드의 불안정안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낀 젤다가 파혼을 선언한다. 하지만 그가 『낙원의 이쪽』을 출간한 후 둘은 결혼한다. 이 부분에서 소설 속 데이지처럼 젤다의 속물성이 잘 드러난다.

  소설 속 개츠비는 데이지에 대한 지고지순 사랑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사랑을 위한 수단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개츠비는 단기간에 엄청난 부를 축적하기 위해 마이어 울프심 등과 어울리며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 피츠제럴드가 이 작품을 구상했을 때 그는 작품의 무대이자 배경인 롱아일랜드의 흥청망청한 생활에 빠져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 집필에 들어가면서 그런 생활 태도에 대한 반성과 회의 같은 것이 등을 떠밀기 시작했고, 결국은 그곳을 떠나 유럽으로 간다. 피츠제럴드는 자신에게서 개츠비를, 즉 출세했지만 천박한 속물을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 후회와 비판의 의미로 개츠비를 죽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것은 곧 피츠제럴드나 개츠비 뿐만이 아니라 당시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하던 미국의 상황을 잘 표현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어렵다고 느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단순히 로맨스 소설인줄로만 알고 읽었는데 작품 해설, 부록까지 다 읽어보니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 모건 코리건의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에 따르면 위대한 개츠비의 실상은 조롱과 무시 속에 결국 추락해 비운으로 끝맺는 개츠비를 통해 ‘계급의 문제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일러준다는 해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은 누구든 위대한 개츠비를 3번 이상 읽었다면 자신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책을 1번 읽고 위대한 개츠비가 정말 위대한가 논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책을 더 잘 읽기 위해 시대적 배경과 작가 등의 컨텍스트를 이제야 막 접했으니 앞으로 남은 2번의 기회를 통해 '개츠비는 정말로 위대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완벽하진 않더라도 나름대로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2017 출판문화론/국어국문학과 4학년 박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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