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 책 표지

 초등학생 시절부터 나는 글짓기를 싫어했다. 글짓기는 쓴 약보다, 따끔한 주사바늘보다 더욱 싫었다. 그래서 교내백일장이면 나는 당연히 포스터그리기를 선택했다. 학창시절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교내백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포스터그리기를 선택할 수 없다. 결국 나는 글을 적어야 한다.

 내게 글을 적는 것만큼 견딜 수 없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남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 내가 나를 미워할지언정 결코 남이 나를 미워하는 것을 받아 들일수가 없었다. 미움 받지 않기 위해 나를 항상 숨기곤 했다. 어쩌면 내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남을 보느라 정작 내 자신에게는 너무 소홀했다. 결국 나는 지쳤고 지금은 잃어버린 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숨을 고르고, 언제부터 무엇이 나를 변하게 했는지 생각해봤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다. 아버지는 항상 나를 선비라고 하셨다. 그저 유별남 없이 말 잘 듣고 착한 아들이었나 보다. 어른의 말은 항상 곧대로 듣고 행동했던 나였고, 또 그래야한다고 생각했었다. 어른뿐만 아니라 주변의 친구, 선배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항상 착하다고 해주던 말은 나를 스스로 ‘착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착해야 하는 사람’이었던 나는 타인의 말에 굉장히 예민했다. 친구들에게 들은 사소한 말 한 마디에 나는 쉽게 상처를 받았다.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내 자존감을 점점 떨어뜨렸다. 내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들, 그들을 볼 때면 나는 항상 작아졌다.

 ‘상처를 가진 착해야 하는 사람’이었던 나는 “그래”, “괜찮아”라는 말을 달고 지냈고 그럴수록 나는 괜찮아지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은 입속에 맴돌았고 모든 건 내 탓이었다.

 책을 모르는 나에게 ‘최대의 화제작 역대 최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라는 수식어는 이 책을 고르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트라우마와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은 그 이유를 더했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 당장 내게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한 가지 분명히 느낀 건 타인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나였다. 그리고 나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도 나이다. 이젠 방향을 알았다. 다른 시각을 열어주었다. 용기를 갖고 걸어 나가는 일만 남았다.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나는 그저 용기가 부족했다. 이제는 용기를 낼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2017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 이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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