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제주대학교 정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됐다.

 제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이 수업 내용 이해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대학교에는 현재 904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꽤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전공생으로서 강의를 듣고 있지만 대부분의 유학생이 한국어가 서툴어 전공 수업을 소화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패션의류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중국인 편입생 A 씨(22, 여)는 “어학당에 다닐 때는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전공 수업은 단어 자체가 어려워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같은 해 편입한 B씨(21, 여)가 “어떤 교수님은 사투리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땐 정말 못 알아듣겠어요.”라고 말하자 옆에 앉아있던 중국 유학생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A 씨는 “사투리를 사용하시는 교수님 수업은 사실 무슨 내용을 가르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수업을 같이 듣는 한국인 친구가 없어서 궁금해도 그냥 넘어갈 때가 많아요.”라고 말을 덧붙였다.

 한편, 중국인 유학생 언론홍보학과 C 씨(21, 여)는 “교수님마다 말하는 방식이 달라요. 어떤 교수님은 말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고, 어떤 교수님은 너무 빠르고…. 항상 중점을 파악하지 못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C 씨는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외국인 학생을 위해 그 날 수업 자료들을 미리 귀띔해 준 다음, 중점에 대해 정리하고 설명하면 좋겠어요.”라며,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대체로 교수님의 빠른 말과 사투리 등으로 인한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반면에 현재 언론홍보학과 학과장인 고영철 교수는 “중국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이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미달되는 상태에서 수업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이런 실정을 알고 있는데 무작정 유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학교 측의 문제도 인식해야 한다.” 고 말했다.

 고 교수는 “학교 측에선 따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학생들에 대한 면접을 강화하는 방법이나 유학생들의 스펙 기준을 높여 언어 때문에 수업에 대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확고하게 견해를 밝혔다.

 또한 “유학생들의 추가적인 언어 공부도 필요하다.”라며 “학생들에게 수업을 앞에서 듣거나 우리나라 신문을 보면서 한국말을 익히라는 조언도 하지만 유학생들은 잘 듣지 않는 실정이다.”라며 외국인 학생들의 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대학교 외국인 신입생 지원 조건은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3급 이상 소지자 또는 제주대학교 한국어과정 4급반 이상을 이수했거나 이수예정인 자이다.

 제주대학교 국제교류본부 측은 “언어 문제로 외국인 학생들이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 입학 면접 시, 해당 학과 교수님이 수준 미달인 학생에 대한 합격, 불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제재가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교류본부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학생이 진행하는 튜토링 프로그램과, 단기 한국어 능력 시험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개의 프로그램만으로는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 측에서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입학 조건을 까다롭게 정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 한국어 능력 향상이 더딘 유학생들을 위해 체계적인 한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2017 기사작성론 및 실습 / 고시연, 이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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