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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속의 페미니즘여성혐오와 남성혐오, 갈등의 끝은 어디인가
박윤혁 | 승인 2017.06.14 12:38

우리는 설문조사, 타 대학과의 비교, 인터뷰를 활용해 제주대학교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봤다. 그 안에서 눈 여겨 볼만한 사실 한 가지를 확인했다. 제주대학교 안에서 페미니즘은 편견 속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남성은 38.9%, 여성은 68.4%다. 또한 ‘김치녀’가 싫기 때문에 설문조사를 거부한 사람도 있었다. ‘김치녀’라는 표현은 2010년대 등장한 신조어로,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여성을 뜻한다. 주로 남성의 돈으로 사치하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데 사용된다.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남과 여를 포함한 모든 성의 진정한 기회와 권리 균등을 이루고, 차이를 인정해 차별을 없앤다. 이러한 현상에 남과 여의 입장 차이가 왜 존재해야하며, ‘김치녀’가 싫기 때문에 설문조사를 거부하는 사람은 왜 존재해야 할까?

이러한 물음에 우리사회는 아직 답 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일부 남성들은 여성에게 역차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이 돈 버는 데 왜 남자가 내야하냐”이에 그들은 일부 우리나라 여성들의 몰지각한 행위를 마치 모든 여성의 전형인 듯 ‘김치녀’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남성의 ‘김치녀’라는 프레임에 여성들은 반발했다. 이를 대표할 사건이 ‘강남역 살인사건’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에 분노해 길거리에 나온 여성들의 외침은 가해 남성을 겨냥하지 않았다.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여성혐오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남성과 여성의 끊임없는 갈등의 원인이 정말 그들에게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흔히 N포세대로 묘사되는 최근의 젊은 층은 절망적인 경제적 현실 앞에서 상당수가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돈이 많지 않다면 감당해 낼 수 없는 사회의 기대치, 즉 아파트와 자동차, 자식의 사교육, 빈번해지는 여행 등의 신기루를 바라보며 젊은 층은 기성세대를 증오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증오한다. 삶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사랑을 포기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증오가 채운다.

암울한 경제적 현실에 더해, 가부장적 사회에서 요구되는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 역할'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은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남성은 여전히 가정의 경제 전반을 책임져야 할 강박을 느낀다.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자는 아직도 가장 선호되며, 우월하고 지향해야 할 남성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은 특정 나이대가 지나면 서둘러 시집을 가 아이를 낳아야 할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출산휴가나 육아정책의 미흡으로 여성들은 결혼 이후 회사를 그만 둬야 하는 실정이다.

여성이 결혼 조건으로 남성의 연봉을 묻는 것이 마땅히 잘못한 일일까? 실제 2015년 기준 우라나라 남녀 임금 격차는 100:65다. 또한 OECD 국가의 남녀 임금격차 조사결과 한국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위를 지켰다. 그렇다면 남성은 결혼 조건으로 연봉을 묻는 여성을 미워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2017년 기준 청년 실업률은 11.4%를 기록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1.2%를 넘어선 수치다. 초봉 3000만 원 이상인 직장을 갖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이다.

힘들수록 이해하고 뭉쳐야 한다.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사회를 향해 질문해야 하며, 나아가 잘못된 구조에 저항해야 한다. 서로를 낭떠러지로 몰아세우려 하지 않아도 잔인한 현실이 우리를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있다.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 함께 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2017 신문제작실습 / 박윤혁>

박윤혁  dbsqja96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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