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책

  우리 가족은 모두 불자입니다.  부모님 시대부터 혹은 그 이전 시대에도 모두 불자였을지도 모릅니다. 자연스러운 집안 분위기 때문에 어릴 때 부터 절에 자주 다녔습니다. 그래서인지 교회에가도 성당에 가도 절에 갔을 때 같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도 어머니와는 책을 공유하여 읽기도 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어머니가 먼저 읽고 저에게 주었고 저는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을 읽고 어머니에게 드렸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가족 독서 릴레이 도서를 선정할때 혜민스님의 책 중에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르게 된 책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입니다.

  책은 크게 휴식, 관계, 미래, 인생, 사랑, 수행, 열정, 종교 등의 9개의 주제로 나누어 져 있는데 9가지 주제 모두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문제들이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더 비중을 두게 되는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졸업을 앞둔 저는 자신의 미래를 고민할 테고, 부모님은 어떤 것에 관심을 둘까 궁금하였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휴식의 지혜에 가장 관심이 갔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시험공부하기 바쁘고 시험이 끝나면 언어 공부 또는 자격증 시험, 토익 공부에 치여 바쁘게 사는 우리들에게 딱 맞는 처방전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또한 28년동안 7번이나 가게를 바꾸시며 쉴틈없이 살아오시고 아버지 또한 한가지 일을 25년 이상 하시며 쉴 틈 없이 사셨기 때문에 멈춤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어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의외로 "배우자, 자녀, 친구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하면 할수록 관계는 틀어지고 나로부터 도망가려고 할 것입니다. 사람은 큰 고통, 큰 사건 이후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 한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장이 마음에 드셨는지 둘이서 국밥을 먹을 때 형과 내가 중고생 시절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는 모습이 답답하여 잔소리를 하다 보니 멀어진 것 같아며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것이라며 2시간동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책의 단 한문장으로 아버지와 두시간 동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였습니다.

  어머니와는 가게에서 멈춤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결혼을 한 후 한순간도 쉼없이 달려온 부모님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조금 쉬는게 어떻겠냐는 저의 물음에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아직 때가 아니라 하셨습니다. 형과 제가 취직을 하면 가족여행을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가족여행이란 잠깐의 휴식 뒤에도 둘 다 결혼을 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어머니가 쉴 수 없다며 이야기 하셨습니다. 책의 아무리 좋은 글도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희생정신을 돌려 놓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머니와 대화를 한 것만으로도 어머니의 사랑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독서 릴레이는 부모님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비록 제목처럼 멈춤으 요성은 아니지만 가족의 사랑을 알 수 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언제 다시 가족독서릴레이를 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그 때는 부모님이 마음을 좀 더 편안히하여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6 출판문화론 / 문준영>

키워드

#N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