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만 뛰어가는 세상 속, 모두가 가쁜 숨을 내쉰다.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 독립출판물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쉼표를 찍게 한다. 긴 문장 안에서도 쉼표가 중요하듯 우리의 긴 인생에서도 쉼표는 필수다. 독립출판물 작가들은 모든 것이 빠르게 나타나고 사라지는 세상에서 ‘느림’을 선물하고 싶어 한다. 이 느림 속, 사람들이 가쁜 숨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작가들의 소망이다.드넓은 삼양바다가 보이는 카페 안, 앞에 사람이 앉은 것도 모른 채 그림그리기에 열중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수첩에 제주를 담느라 바쁘다. 제주에서 1인 독립출판물 홀씨북 대표를 하고 있는 강인경 작가는 평생 그림을 가슴에 품고 왔다. 그녀의 삶을 들어보자. 통영 바다를 바라보던 어린 소녀는 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