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펭귄 영상을 본 적 있는가? 이는 2008년 BBC가 만우절 농담으로 제작한 영상이다. 만우절이면 외신은 독자들과 농담을 즐기고는 했다. 하지만, 요즘 외신에서 만우절 기사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가짜 뉴스가 일상화된 지금, 만우절 기사조차 신뢰를 흔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 카디프대의 언론학과 교수 스튜어트 앨런은 “우리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언론과 독자 사이의 신뢰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론이 전하는 모든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2024 디지털 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31%였다. 이는 조사 대상 47개국 중 38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언론은 독자의 믿음이 있어야만 존재의 의미가 있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의감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진실을 보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짜 뉴스의 확산은 이러한 믿음을 갉아먹으며, 언론의 기능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켰다. 특히 SNS에서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허위 정보가 마치 질 높은 뉴스처럼 소비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진짜 뉴스조차 의심하거나, 반대로 허위 정보를 사실로 믿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은 언론에 대해 오히려 불신을 가지는 역설적인 현상도 나타나게 만든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이 가짜 뉴스의 출처를 전통 언론이 아닌 SNS와 같은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가짜 뉴스가 언론 신뢰 하락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언론과 가짜 뉴스를 별개로 취급할 수는 없다. 언론이 SNS에서 시작된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인용하여 보도하는 경우는 언론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클릭 수와 광고 수익을 위한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는 언론 자신을 가짜 뉴스 유통의 일부로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민들은 언론이 허위 정보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언론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다. 
  언론이 신뢰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인 진실 추구, 사실 확인, 생산자들의 책임감을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언론은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검증과 해석을 책임지는 주체다.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의 출처를 투명하게 밝히고, 오류를 신속하게 정정하는 자세는 언론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다. 동시에, 독자인 시민들은 자극적인 기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소비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깊이 있는 내용과 직접 발로 뛰고 정성을 다한 기사에 주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를 받아들일 때, 무조건 믿기보다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 또한 중요하다. 언론과 독자가 함께 노력할 때, 가짜 뉴스가 서 있을 자리는 줄어들고, 언론은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시민은 언론을 통해서 사회를 본다. 사회 현상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평가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곧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확장된다. 사회적 신뢰가 낮아지면, 결국 공동체 통합의 기반도 흔들린다. 가짜 뉴스와 공존하는 시대에 언론의 책임감은 더욱 무겁다. 언론은 단지 정보 전달의 역할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의 존재다. 기본 원칙을 지키는 자세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태도가 독자의 믿음을 되찾는 첫걸음이다. 어두워지던 신뢰의 빛을 다시 밝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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