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독특한 문화로 유명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만큼 제주도는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베리어프리 관광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베리어프리 관광지를 방문하려는 휠체어 이용자들의 교통수단에는 여전히 많은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휠체어 이용자 8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제주도 내 휠체어 교통수단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휠체어 이용자들과의 인터뷰도 병행했다. 이번 기획기사는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제주도 내 휠체어 교통수단의 현황과 문제점을 조명하고, 휠체어 이용자들이 겪는 차이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제주도의 교통 인프라가 개선될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제주도에 거주하지 않는 휠체어 이용자 8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제주도 교통수단의 접근성과 이용 경험, 이용 만족도 및 개선 요구사항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응답자의 대부분(97.7%)이 2년 이상 휠체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어, 오랜 기간 휠체어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주도 방문 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했냐는 질문에는 렌터카(58.9%)가 가장 많았으며, 교통약자 이동차량(32.9%), 일반 택시(8.2%) 순으로 높았다. 렌터카를 선택한 이유로는 ‘렌터카가 제일 편했다’, ‘대중교통 이용 불편과 교통약자 이동차량 대기시간 등으로 핸드 컨트롤이 장착된 렌터카 이용이 제일 편했다’, ‘대중교통 이용불가와 원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택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을 선택한 이유로는 ‘선택권이 없어서’,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와 같이 휠체어 탑승 및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일반 택시를 선택한 이유로는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이 잡히지 않을 때나, 급할 때 이용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저상버스를 이용한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저상버스가 휠체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교통수단으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도 내 교통수단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일반 택시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94.1%), 만족스럽지 않다(3.5%), 보통이다(2.4%)로 나타났다.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만족스럽지 않다’를 선택한 이유에는 휠체어 탑승이 불가능해서(76.5%), 이용이 불편해서(17.6%), 승차거부 경험이 있어서(5.6%) 순으로 높았다.
저상버스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94.1%), 만족스럽지 않다(5.9%)로 응답자 모두 만족스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를 선택한 이유에는 외곽 관광지의 경우 버스 노선이 한정적이고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버스 수가 많지 않아서(50.6%), 이용이 불편해서(49.4%) 순으로 높았다.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35.3%), 보통이다(35.3%), 만족스럽지 않다(17.6%), 만족스럽다(11.8%)로 나타났다.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만족스럽지 않다’를 선택한 이유에는 원하는 시간을 맞출 수 없어서(50%), 배차시간이 오래 걸려서(37.5%), 탑승 예약 과정이 번거로워서(12.5%) 순으로 높았다. '만족스럽다’를 선택한 이유에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해서가 100%로 나타났다.
앞으로 제주도 내 교통수단이 어떻게 변화되었으면 하는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핸드 컨트롤 렌터카 차량을 확대하고 렌트비용을 조정해달라’, ‘장애인 콜택시가 늘었으면 좋겠다. 대기시간이 1~2시간은 기본이고 외곽지의 경우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휠체어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이 있었으면 좋겠다. 렌터카를 빌리러 가는 버스조차 없어서 많이 불편했다. 렌터카나 교통약자 이동차량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제주도 내 교통수단의 개선점으로 핸드 컨트롤이 장착된 렌터카 확대,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수 증가 및 예약 기능 필요, 마지막으로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대중교통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제주도 여행을 온 휠체어 관광객들의 제주도에서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겪는 불편함과 그들의 경험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저상버스가 휠체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교통수단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은 제주도의 교통 인프라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본 제주도 휠체어 교통 인프라는 많은 불편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도민들이 겪은 제주도의 교통 인프라는 어떨까?
제주 도민인 김 모 씨(32)와 박 모 씨(23), 그리고 5년전 제주로 이민을 온 이 모 씨(28)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한된 교통수단 속, 자가용이 최선"
먼저 ‘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은 무엇인가요?’에 대해 응답자들은 이렇게 답했다.
김 모 씨: 자가용을 타고 다녀요. 성인이 되자마자 운전면허부터 땄죠. 제일 편하기도 하고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니까요. 제주도는 휠체어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많지 않아요. 자가용, 일반 택시, 저상버스,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이렇게 있죠. 그중에서도 저상버스는 거의 이용을 못한다고 봐야죠. 제 주변에 휠체어 이용하는 지인들이 많은데 저상버스를 타고 다니는 지인들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대부분 자가용이나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에요.
박 모 씨: 저는 운전면허도 없고 차를 구매할 여건이 되지 않아 이동할 때는 대부분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배차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말고는 불편한 점은 없는 거 같아요.
이 모 씨: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주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 했었어요. 그런데 제주도로 이사오고 지하철이 없으니 많이 불편하더라구요. 일반택시는 요금이 부담되고, 저상버스는 이용이 힘들었어요.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도 배차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이용에 있어 불편하더라고요. 제주도 대중교통은 제약이 너무 많아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엔 돈이 좀 들더라도 마음 편한게 좋겠다 싶어 자차를 마련해 이용하고 있어요.
“접근성의 한계, 타고 싶어도 이용 불가한 저상버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떤 점이 불편했나요?’라는 질문에 각 응답자들은 이렇게 답했다.
김 모 씨: 하루는 차가 고장 나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던 적이 있었어요. 일반택시를 타기엔 요금이 부담되니까 저상버스를 타려고 했죠. 마침 목적지 근처까지 가는 저상버스가 있더라고요. 기다렸다 타려는 순간 버스 기사님이 저를 보시더니 뒤에 오는 다른 버스를 타고 가라는 거예요. 조금 어이없었죠. 이유나 설명도 없이 그저 다른 버스를 타라니. 저상버스는 휠체어 승객을 위해 만들어진 거나 다름없는데 정작 휠체어 이용자는 탑승을 거부하는 기사분들 때문에 이용을 할 수 없다는 게 불편했어요.
박 모 씨: 저는 관광객처럼 노는 걸 좋아해서 제주도 유명 관광지나 핫플레이스, 카페, 맛집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항상 친구들이랑 맛집이나 카페를 많이 가는 편인데 외곽 쪽으로 가려면 저상버스 노선이 거의 없어서 그 부분이 불편했어요.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가 없으니 타고 싶어도 못 타는 거죠. 물론 저상버스의 경우 휠체어 탑승하는 걸 별로 내켜 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어 잘 안 타게 되는 것도 있지만요. 그래도 외곽지까지 이용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있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잘 돌아다닐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모 씨: 일반택시 탈 때는 그렇게 불편함이 없었는데 저상버스는 그냥 불편해요. 제가 누려야 할 이동권에 대한 권리가 있음에도 괜스레 눈치 보면서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요. 휠체어가 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니까 이미 타고 있던 승객들의 시선도 불편하고, 휠체어를 보고 변화되는 버스 기사님들의 표정도 그렇고 그냥 모든 부분들이 불편했어요.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편리하지만 여전히 불편해”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을 이용할 때 불편한 점이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떤 점이 불편했나요?라는 질문에 응답자는 이렇게 답했다.
박 모 씨: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은 배차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이에요. 물론 빨리 배차되는 경우도 많아요. 원래 신청 순서대로 배차되는 시스템에서 언제부턴가 근처에 있는 차량을 우선적으로 배차해 주는 시스템으로 바뀐 후부터 타이밍이 잘 맞으면 배차가 빨리 되더라고요. 하지만 항상 타이밍이 잘 맞는 것도 아니고, 정작 급할 때는 배차가 빨리 안되니까 짜증 나죠. 배차가 잘 안될 때는 1~2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리니까 약속시간이 3시면 1시에는 차를 불러요. 배차가 잘 안될 걸 생각해서 일찍 불렀다가 빨리 배차되면 그것 대로 참 애매해요. 2시에 올 줄 알고 기다리는 동안 준비하려고 했다가 바로 배차되면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니까요. 취소시키면 언제 다시 배차될지 모르거든요. 요금이 저렴하고 이동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래 걸리는 배차시간으로 인해 많이 불편해요. 다른 지역 교통약자 차량 신청 앱에서는 대기 순서도 보여준다는데 제주는 그런 게 전혀 없어서 더 가늠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베리어프리 관광지 찬성, 하지만 이동 수단 개선이 우선”
‘제주도는 베리어프리 관광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이렇게 답했다.
이 모 씨: 베리어프리 관광지 사업 자체는 정말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 가기 위한 교통수단은 한정적이고 부족한 게 현실이라 아쉽죠. 관광지 내에서는 휠체어 접근성이 좋지만, 그곳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어요. 관광지도 중요하지만 그곳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박 모 씨: 베리어프리 관광지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주에서 지내고 있는 저 역시 교통에 대한 불편함이 이렇게 많은데, 관광객들은 더 불편을 느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주도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외곽에 있으니까요. 제주도 교통수단은 한정적이라 이에 대한 개선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상버스 노선 개선이나, 휠체어 탑승을 거부하는 버스기사들의 인식개선이요. 교통수단이 조금 더 개선된다면 분명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편리한 이동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제주도 교통수단에 대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각 응답자들은 이렇게 답했다.
김 모 씨: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저상버스 수를 늘리고, 노선도 더 다양해지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저상버스를 탈 수만 있어도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으로 사람이 몰리진 않을 거예요. 면허가 없는 사람들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요.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수도 늘리면 좋을 거 같네요.
박 모 씨: 앞서 말했듯이 한정적인 교통수단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상버스 노선 개선이나 휠체어 탑승을 거부하는 버스기사들의 인식개선이요. 제가 작년에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일본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너무 잘돼있어요. 특히 버스 이용이 너무 편했어요. 거의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되어있고,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왔을 때 탑승한다는 신호만 준다면 기사님이 멈추고 탈 수 있도록 잘 도와주셨어요. 탑승을 거부한 기사님은 한 분도 없었어요. 목적지가 어딘지 먼저 물어보셨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하차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셨고요. 일본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여행지 대부분이 베리어프리라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되어있었거든요. 한국도 일본처럼 저상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편한 이동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모 씨: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예약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은 휠체어를 탑승할 수 있는 차량과 일반 택시가 있는데 휠체어 이용자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차량만 이용이 가능하고 다른 이용자들은 둘 다 이용이 가능한 시스템이에요. 휠체어 탑승 가능한 차량을 휠체어 이용자가 아닌 다른 이용자에게 배차해 주면 휠체어 이용자는 더 많이 기다리게 되는 부분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돼요. 휠체어 이용자가 없다면 모를까. 배차도 신청 순서가 아닌 근처 차량이 있으면 배차되는 시스템이라 불편하죠. 차량 수를 늘린다고 해도 이러한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용없지 않을까요? 그러니 차량 수를 늘리는 게 어렵다면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시스템을 변화시키면 조금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할 거예요.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응한 휠체어 이용자들은 모두 휠체어 교통 인프라의 만족도보다 문제에 대한 불편함 토로했다.
제주도의 휠체어 교통수단은 여전히 불편함이 존재하며, 많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의 발달된 교통수단과 비교하여 제주도가 부족한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휠체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과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제주도가 휠체어 이용자들에게도 더욱 편리하고 아름다운 여행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2024 신문제작실습 / 김재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