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모두 끝난 후 학생들은 집으로 향한다. 그 중에서도 학생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제주대학교에 남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학내에서 학생들이 가장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이자, 그들의 청춘에 안식처가 되어주는 학생생활관. 현재 4개의 건물이 운영 중이며,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특정 호관을 선택하는데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었을까?

학생생활관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모습

제주대학교 후문을 지나면 운영 중인 학생생활관뿐만아니라 운영이 중단된 폐건물도 보인다.현재 운영 중인 학생생활관은 총 4개로 1호관, 4호관, 5호관, 6호관이다. 2009년 최초로 설립된 4호관은  제일 오래된 건물로, 학생들 사이에서 '구관'으로 불린다. 5호관과 6호관은 완공 시기가 1년 차이지만, 전체적인 인터레어와 구성이 달라 5호관은 구관, 6호관은 신관으로 분류된다. 올해부터 개관한 1호관은 가장 최근 지어진 건물로 가장 대표적은 신관이다. 그렇게 4호관과 5호관은 구관, 6호관과 1호관은 신관으로 불린다.

20대 대학생 55명을 대상으로 2024년 6월 12일부터 2024년 6월 16일까지 4일간 네이버 폼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이 신관을 택하는 이유는 '신축'인 점으로 파악됐다. 신축 건물의 새로운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선택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호관에 거주하는 강씨(언론홍보학과 1학년)는 신입생으로 학생생활관을 신청할 때 "처음하는 독립이니 건물이 신축인게 좋을 것 같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해당 호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비교적 최근에 완공된 신식 건물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장점이 많을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다른 신관인 6호관을 택한 학생들은 신축인 점 외에도 학생생활관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한 것을 메리트로 꼽았다. 위치적으로 각 단과대학과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다. 학식이 제공되는 학생생활관 식당도 신관 건물에만 위치하고 있어, 구관 학생들에 비해 신관 거주 학생들이 접근성이 더 용이하다는 점에서 효율성 또한 이점이 될 수 있다. 

학생생활관 4호관과 학생생활관 1호관 
학생생활관 4호관과 학생생활관 1호관 

한편, 구관을 택한 학생들 선택의 이유는 '통금'과 '저렴한 가격'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관(1호관)과 구관(4호관)의 1학기 거주비는 대략 20만 원 정도 차이가 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대학생들에게 선택의 요인이 되었다. 통금의 경우, 원래 모든 학생생활관은 자정까지 입실해야하는 규제가 있으나, 2024학년도부터 1년간 4호관만 24시간 개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었다. 따라서 자유로운 시간대에 이동을 원하는 학생들이 구관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4호관에 거주하는 국씨(미술학과 3학년)는 "4호관 건물이 오래 돼서 시설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은 것은 맞다"며 "그러나 요즘 늦은 시간까지 알바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통금이 풀리니 출퇴근하는 것에 자유가 생겨 만족감이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관인 5호관에 거주하는 김씨(일어일문학과 3학년)는 "통금이 풀린다고 들어서 4호관에 가고 싶었지만 신청자들이 몰릴 것 같아 5호관을 택했다"며 "기숙사비가 저렴한 편이고 학생생활관 중 가장 중앙에 위치해 모든 호관별 이동이 편리해 좋다"고 만족감를 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이 거주하는 호관에서 느끼는 불편한 부분의 1위로 48%가 '통금'을 꼽았다. 거주하는 호관에 필요한 개선점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에도 44%가 '통금제도 폐지'를 택하며 앞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5호관에 거주하는 윤씨(독일학과 2학년)는 "성인인 대학생들에게 통금이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통금이 없어진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통금 제도의 완화나 폐지가 많은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한 중요한 개선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은 각기 다른 기준으로 거주할 호관을 선택했지만, 시설의 신축 여부를 넘어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편의성도 선택 기준에 포함된다. 학생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설의 현대화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생활 패턴과 자유를 존중하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신관과 구관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의 만족감과 삶의 질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2024/신문제작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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