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조선상고사」에 기록돼있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다.

언어는 그 지역의 문화와 가치관 등을 담고 있다. 즉 제주인에게 제주어는 문화와 가치관을 담는 그릇이며 역사 그 자체다.

하지만 삶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기존에 사용되던 제주 어휘들이 사라지고, 점점 그 자리를 표준어와 준말이 대신하고 있다.

과연 우리대학 학생들은 제주어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이에 대학생들의 제주어 이해율을 조사하기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재학생 300명(남175,여125)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문항은 ▲제주어를 가장 많이 접한 곳 ▲거주지역 ▲유형별 제주어 20문항 등으로 이뤄졌다.

◇도내뿐만 아니라 도외지역까지

설문에 참가한 학생들의 거주지는 도내를 포함해 서울, 대구 등 다양했다. 제주시내에 사는 학생들이 59.3%(178명)의 반응을 나타냈고 서귀포시내 지역 학생들이 15.3%(46명), 제주서부(한림, 애월 등) 학생들이 8.3%(25명), 제주동부(조천, 세화, 성산 등)학생 6.7%(20명), 도외지역 학생들이 10.3%(31명)의 설문응답을 보였다. ‘제주어를 가장 많이 접한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47%(141명)의 학생들은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가장 많이 접했다'고 응답했다. 뒤를 이어 45%(135)명의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대화’, 4%의 학생들이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접했다’가 차지했다. 기타의견을 남긴 4%(12명)의 학생들은 지역방송을 통해,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가장 많이 접했다’고 응답한 김녕 출신의 한 학생은 “예전부터 어른들과 함께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제주어를 많이 들으면서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높은 응답률 '뜻은 알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설문에서 ‘뜻을 알고 있고 사용도 한다', ‘뜻은 알지만 사용은 하지 않는다’에 70%의 응답률을 보였다. ‘고양이의 제주어인 고넹이를 아느냐’는 설문에 30.7%(92명)의 학생이 ‘뜻을 알고 있고 사용도 한다’, 48.7%(146명)의 학생들이 ‘이해는 하지만 사용은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어 20.6%의 학생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조용하네의 제주어인 속솜하네를 아느냐’는 질문에 30%의 학생들이 '뜻도 알고 사용도 한다’, 37%(111명)의 학생들이 ‘이해는 하지만 사용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33%(99명)의 학생들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강셍이(강아지의 제주어), 봉그신(줍다의 제주어), 조근조근(차곡차곡의 제주어)를 아느냐’라는 질문에 평균 70%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햄시냐 등의 어미를 붙이는 말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70%(210명)에 상응하는 응답을 보였다. 대부분의 설문지에 ‘알고있다’고 응답한 한 학생은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쓰던 말이다 보니 설문지를 봤을 때 용어에 대해 난해하다의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어떤 제주어를 많이 사용할까?

'평소 어떤 제주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의 답변은 조금은 통일된 의견을 보였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무사(무슨일이냐)’였다. 이외에도 제주어 특유의 동사 어미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핸,~맨,~인,~언,~랜 등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설문 결과 70%를 상회하는 학생들이 제주어의 뜻을 이해하고 사용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해만 하고 실제 사용하는 학생의 비율은 평균 4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순자 연구원은 "아는 것과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며 "뜻은 알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제주어를 사용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젊은 층에서 제주어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며 "자주 접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소멸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2015 신문제작실습 / 김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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