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JEJU 박지혁 대표(24)

상권들로 빼곡히 채워진 시청 대학로의 분위기와는 정 반대인 건너편 주택가, 동고산로를 들어서 조금 걷다 보면 새파란 건물이 눈에 띈다. ‘POINT JEJU’ 건물의 창 안쪽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꽃들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의 발걸음도 잠시 멈춰 서게 할 만큼 매력적인 장소임에 틀림없다. 문을 열고 가게로 들어서면, 얼굴은 앳되어 보이지만 체구가 듬직한 젊은 사장님이 우렁차게 인사를 한다. 한 손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꽃 한 다발을 쥐고서.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POINT JEJU 내부 모습

가게 안엔 정말 많은 종류의 소품이 가득하다. 인테리어 소품에서부터 핸드폰 케이스, 애견 의류,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꽃다발까지. 이전에 봐오던 선물가게, 꽃집 또는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상점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그러한 매력 때문일까? 요즘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카페나 옷가게를 방문하면 ‘POINT JEJU’의 로고가 새겨진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어느새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한몫 차지하고 있는 ‘POINT JEJU’만의 속 이야기를 들어보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이 대학에 가니까 저도 똑같이 입학했어요. 좋은 성적에 여러 스펙을 쌓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만이 바람직하고, 막연히 좋은 길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서 강의를 받는데 귀에도 안 들어오고, 책도 안 읽히고, 결과적으로 성적은 바닥을 쳤어요(웃음). 그러다 친구들이 군대를 가니까 저도 맞춰서 다녀오고, 다들 복학을 하니까 저도 복학을 했어요" POINT JEJU의 대표 박지혁은 지금의 또래 친구들과는 다르게 대학 생활이 아닌 사업을 택하게 된 이유를 묻자,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수동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복학을 하고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연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다들 자신이 원해서 이토록 열심히 사는 걸까? 이런 사람들과 경쟁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라고요. 그렇게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아니다’였어요. 이 결론은 핑계가 아니라 시간이 흘러 내 인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기 위한 결정이었죠.”

박 대표의 POINT JEJU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점, 호프집, 옷가게 등의 업종이 아닌 리빙 숍이었다. 듬직한 체구의 젊은 사장님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과 꽃다발은 쉽게 매치가 되지 않아 POINT JEJU의 탄생 과정을 물었다.

"학교에 흥미를 두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던 시기에 3살 터울 친 누나가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및 액세서리를 한 곳에 모아두고 판매하는 가게를 창업했어요. 'ATELIER PARK'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도 만들어 직접 자기 가게에서 판매도 했고요. 일손이 부족할 때마다 누나의 일을 조금씩 도와주다 보니 나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막연히 취업보단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누나의 일을 돕다 보니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독특한 아이템을 취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 서울과 부산을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브랜드 또는 독특한 아이템을 취급하는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직접 보고 정보를 수집했어요."라며 창업을 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말하며 POINT JEJU의 탄생 이야기도 계속했다.

매장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드라이플라워

“문득 저의 머리에 번뜩인 게 드라이플라워였어요. 생명력이 약한 생화의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할 수 있고, 생화와는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최근 수요도 많아지고 있어 이거다! 싶었죠. 그리곤 내려와 여러 종류의 꽃을 사와 말려보고 바싹 마른 드라이플라워를 보며 '이걸 단순히 꽃다발로 만드는 것보단 다른 곳에도 활용해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이 드라이플라워를 응용해 만든 소품들을 보고 참고하여 하얀 캔버스에 꽃을 달아보기도 하고, 양초 캔들에 넣어도 보고 여러 시도를 했어요.(웃음) 한 공간의 분위기를 작은 소품을 통해 바꿀 수 있다는 점에 브랜드 이름은 ‘POINT JEJU’로 짓게 됐어요."

‘드라이플라워’라는 소재를 선택해 제주에 자리 잡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안목이 대단하다. 그렇다면, ‘POINT JEJU’라는 브랜드와 가게를 창업하는 과정에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창업을 했는지 물어봤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자금 문제에 부딪혔을 당시겠죠. 일부 자금은 집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 보니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나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 '아 돈을 많이 투자해 시작하는 것보다 있는 비용으로 맞춰 시작하면 되겠다' 싶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무얼까 고민했어요. 건물 임대료나 판매할 물건의 가격을 내 맘대로 줄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비용을 절감할까 고민했어요." 박 대표의 얼굴에선 당시 고민의 흔적이 인터뷰 중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던 중 '내가 파는 게 인테리어 소품인데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직접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고, 바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해 정보를 알아봤어요. 직접 건물 외벽, 내벽을 페인트 칠 하고 간단한 선반이나 테이블은 목재소에 가서 나무를 잘라 와 만들고 하다 보니 어설프지만 아기자기 예쁜 가게가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다시 하라고 하면 엄두도 안 나지만 젊으니까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발품 팔아 문제를 해결했던 박 대표, 젊기에 객기가 아닌 패기일 수 있었고 완성한 뒤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앞으로 본인과 같은 경험이 부족한 예비 청년 창업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봤다.

"제가 24살 나이에 사회로 뛰어들어 저만의 브랜드로 가게를 시작했어요. 거짓말 좀 보태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제한적이고 내가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더라고요. 주위의 걱정과 만류, 어려운 계약서 내용, 자금 문제, 등등 많은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실직적인 TIP을 주기엔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고요.(웃음) " 쑥스러워하던 박 대표는 이내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은 제가 창업을 준비하며 몇 번을 되새긴 말이 있어요. '용기란 자기 자신을 굳게 믿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가르쳐주진 않는다.'라는 말이에요. 무엇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은 그만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결과는 항상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포기하지 말고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노력해보세요(웃음). 대한민국 청년들 가시오다!!" <2015 신문제작실습 / 장경환>

 

키워드

#N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