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한 제주 시청 대학로에 위치한 한 건물 3층에는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낮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어렸을 적 한번 씩 꿈꿨던 나만의 다락방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것 같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분위기로 요즘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퓨전 음식점 골방. 그곳에 들어가면 멋진 수염을 갖고 있는 젊은 사장이 웃으며 반겨준다. 그의 이름은 이승연(28). 인사를 하고 난 후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동업자 이도흥(27)씨가 보이지 않아 물어보자 얼마 전 가까운 위치에 오픈한 3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 골방 3호점 세컨드 플러워의 내부 모습

“저희 둘은 거의 친형제나 다름없다고 봐야죠.”
그가 도흥씨와의 사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둘은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며 자라온 사이다. 또 둘 다 같은 대정고등학교 출신에 1년 차이로 학생회장을 한 경험이 있다. 정말 친형제 같은 둘은 어떻게 같이 사업을 하게 되었을까?
“젊은 패기로 이야기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죠.”
승연씨가 20살이 되던 해 둘은 밥을 먹으며 얘기를 하던 중 20대 중반이 되면 사업을 하자고 약속을 했다. 졸업 후 그들은 서로 각자의 생활을 하며 사업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려 했다. 처음에는 시외 관광지 주변에 레스토랑을 운영하려고 했다.
“사업이란 게 쉬운 것이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계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다시 처음부터 알아봤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해요. 동업이다 보니 하지 말라고 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말들도 있었죠. 하지만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들은 익숙한 장소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선택하다보니 제주시청 주변인 대학로를 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의 ‘골방’이다.

▲골방의 인테리어 소품들

그들은 작은 인테리어 소품까지 직접 준비하며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처음 한두 달은 생각했던 것보다 손님이 많지 않았어요. 사람들의 SNS 활동이 막 시작 될 쯤 저희도 SNS를 통한 홍보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홍보보다는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조건 친절히 대했죠. 손님을 만족시켜야 다시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골방 3호점 ‘세컨드플로어’의 돈까스 정식

곧 입소문을 통해 골방은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계획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계속해서 메뉴의 변화를 추구했다. "저희는 항상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죠. 하지만 힘들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과 '처음이니까 다시 도전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겨내는 거죠." 그들은 처음부터 잘 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다시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매번 도전했다. "저희 둘이 틀어진 적도 한 번도 없었어요. 문제가 생겨도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했죠." 오히려 이 둘의 성격은 정반대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둘의 성격이 오히려 그들에게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곤 했다.

▲요리를 하고 있는 이도흥 사장

"조언이요? 저희가 감히 말하긴 그렇지만 일단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만하고, 계획만 짠다고 그것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엇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아도 젊은 에너지로 밀고 나가는 고집 아닌 고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초심‘을 생각하며 힘들 때마다 먼 미래에 자신을 바라보며 극복해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철저한 계획과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자신감. 또 계속해서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그들. 그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간단히 물어봤다. "계속해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저희도 발 빠르게 변화해야죠. 또 저희 개성에 맞는 음식점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생각이에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조금 더 자리를 잡고 저희들의 실력을 더 쌓은 후에 확장해나갈 생각이에요."
손님들이 맛있다고 다시 찾아오는 것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는 털보네 형제. 그들의 경영 마인드라고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 '도전하는 자세', '트렌디한 변화'. 이 세 가지는 앞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던 ‘우주정복자’같은 꿈. 변화무쌍한 현실에서 어른아이가 되버린 청춘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앞으로의 꿈을 이뤄내길 응원한다.

▲ 친형제 같은 승연씨와 도흥씨

<2015 신문제작실습 / 이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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