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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주 보물이야기, ‘금은보화가 제주 어딘가에 숨겨져 있나?’ 하고 이 글을 들여다보았다면 잘못 짚었다. 우리는 그보다 더 값진 물의 이야기를 들고 왔다. 이제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시커먼 바닷속에 숨 참고 들어가며 헤어진 수경 속에 흐르는 눈물 감춰 친구와 들어가서 친구는 못 돌아와 애써 태연한척 가슴만 두드려’

제주 토종 밴드 ‘사우스 카니발’의 노래 ‘어멍’의 가사 일부다. 그들의 또 다른 노래 ‘좀녀’에는 이러한 가사도 있다.

‘우리 큰 아덜 장개 가젠허믄 우리집 똘년 시집 가젠허믄 우리 족은놈 공부 허젠허믄 우리집 아방 술먹젠허믄’

두 노래 모두 레게음악의 리드미컬함이 묻어나 들었을 때는 언뜻 신이 난다. 그러나 가사가 나타내듯이 예부터 제주도의 여자들은 어린나이부터 짧은 숨을 참고 물질을 나가 가족의 생계를 지켰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는 바다환경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죽는 걸 목격하는 것도 다반사였을 것이고 숨이 차오르는데도 가족 생각에 눈앞의 전복을 포기하기 힘든 적도 있었을 것이다. 차디찬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것부터가 웬만해서는 시도하기 힘든 일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엄마가, 딸이 그러한 일을 나가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렇듯 도민에게 바다는 애환의 상징이 됐을 것이다.

제주도는 연간 2061mm의 비가 내리는 기후에도 물이 지하로 대부분 빠져버린다. 때문에 항시 물이 흐르는 하천은 찾아보기 힘들고 비가 내려야 물이 흐르는 건천이 태반이다. 때문에 과거에는 생활과 농업에 쓸 담수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로인해 용천수가 나오는 곳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고, 그 마을에 용천수가 얼마나 많은가가 마을의 인구를 결정지었다. 그만큼 용천수가 제주도민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앞서 보화보다 값진 물의 이야기를 하겠다하고 왜 이런 말을 늘어놓는 지 이해가 가질 않는가? 옛날 동화에는 나오는 금은보화가 주인공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고 행복한 결말을 보여주는 형태가 곧잘 나온다. 그것처럼 제주도의 물은 우리에게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준 ‘보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보물’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삼국사기’에는 503년, ‘고려사’ 1079년에는 진상품으로 제주도의 진주가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고, 이후로도 ‘성종실록’, ‘세종실록’ 등에도 제주의 전복 채취에 관한 기록이 있다. 과거에는 남녀가 함께 전복 채취를 했었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유교사상이 퍼진 후에는 여자만이 그 일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해녀가 제주도 잠수업의 고유명사로 인식된 후에 처음으로 남자가 물질을 한 해남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또, 비슷하지만 다른 제주시 한림항 사람들의 이야기와 제주도 사회의 기반이던 용천수, 그 물을 받아 두었던 물통의 이야기를 알아봤다. 물통을 중심으로 도민의 생활상을 읽는 것은 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다른 이야기로는 과거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 중에 “미래에는 물을 사서 마실지도 몰라”를 현실화한 ‘제주개발공사 삼다수’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항상 물이 흐르는 하천이 아닌 비가 와야 물이 흐르는 건천의 이야기 등 도민과 함께 살아온 물의 이야기를 실었다. <2015 신문제작실습 / 현승탁>

기획 순서

(1) 커버스토리, '우리 제주 寶물 이야기'

(2) 바다와 함께한 50년 세월 - 해남 문정석씨 인터뷰

(3) 응답하라 제주 물통

(4) 먹는 샘물에서 제주의 생명수가 되기까지

(5) 그들이 사는 세상 - 바다향 가득한 한림항 이야기

(6) 건천, 추억에 목마른 제주 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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