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마블 히어로 영화, 한국 로케이션, 한국 여배우 캐스팅… 이는 모두 영화 어벤져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관한 키워드다.

어벤져스2는 어벤져스의 속편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물 영화다. 어벤져스2는 지난해부터 촬영의 일부가 한국에서 이뤄지며 한국 여배우 수현이 캐스팅돼 촬영 중이라는 사실로 한국 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할리우드의 제작비만 수억 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한국을 촬영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이유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가 큰 힘을 발휘했다.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란 영화진흥위원회가 2011년부터 실시한 제도로써, 한국에서 촬영되는 외국영상물 제작비의 최대 30%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어벤져스2 제작팀은 16일간 한국에서 약 100억 원 가량의 제작비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어벤져스2 제작팀에게 30억 원을 페이백 해줄 예정이다.

▲ 영화 어벤져스2 속 한국 배경 장면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3월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을 통해 4000억 원의 직접 홍보 효과 및 2조 원의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와 연간 방한 관광객수가 62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라고 밝혔다.그러나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다르다. 영화 개봉 후 영화를 관람한 한국인들은 과연 이 영화로 인해 한국이 2조 원의 경제 이득을 창출해낼 것인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영화 속 한국은 새빛둥둥섬, 마포대교, MBC 상암 신사옥 등이 배경으로 등장했지만 십여 분 남짓한 한국 배경의 장면들이 워낙 긴박한 액션씬이라 배경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뿐더러 그나마 비중 있고 임팩트가 있는 지하철 장면은 한국 지하철 모습이 아닌 다른 나라의 지하철 모습을 본따 만든 탓에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인들의 실망적인 반응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어벤져스2는 16일간 한국에서 촬영하는 동안 마포대교를 10시간 가량 교통 통제하고, 버스 노선을 조정하는 등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한 탓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 논란 속에 어벤져스2는 한국인의 관심을 끌었고, 그 결과로 어벤져스2는 개봉 후 2주 만에 누적 관객수 9백만 명을 넘으며 박스오피스를 석권했다. 오히려 한국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의 예상 홍보 효과는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던 터라 영화 '반지의 제왕'의 뉴질랜드의 사례를 이용해 만든 자료인 것이 밝혀지자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어벤져스2에서의 한국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뉴질랜드만큼의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영화 속 한국 배경은 흔한 육교, 다리, 건물의 실내에 그칠 뿐이며 이는 그저 한국인들의 눈에만 익숙한 배경과 익숙한 언어가 영화에 나와 신기할 뿐이지 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한국 관광을 마음 먹게 만들고 영화 촬영지에 와서 관광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는 미지수다.

과연 한국은 어벤져스2의 로케이션 효과를 얻을 것인지, 아니면 어벤져스2의 촬영지를 30억 원에 유치한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보도기사론 / 이수민 sumin721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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