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역별 방언 중 제일 이해하기 어렵고 알쏭달쏭한 언어는 단연 ‘제주어’다.
타 지역 사람들은 물론 제주도 사람들마저도 제주어를 외계어처럼 느낀다고 할 정도다.
말이 짧고 독자적으로 형성된 단어가 많아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아래아(·)와 같은 고어가 보존되어 있어 제주어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일부 사람들은 제주어가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주어는 제주도의 자연만큼이나 아름다우며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제주도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제주어의 종류는 (무사 - 왜), (뭐하맨 - 뭐해?), (언 – 없어),(~디/ ~신디 - ~했는데), , (가이 - 그 아이, 야이 - 이 아이, 짜이 - 저 아이), (~수과 - ~합니까?, ~수다 - ~합니다), (~합써 - ~하십시오) (기? - 그래?) 등이 있다.

그렇다면 제주어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미깡 – 귤)의 경우에서 ‘미깡’은 일본어에서 차용된 말로 제주어에는 차용어가 많다. 이외에 (삼춘 – 삼촌)에서 ‘삼춘’이라는 호칭은 친척삼촌에게도 사용하지만 남녀에 관계없이 가까운 이웃들에게 사용한다는 특이한 점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제주어는 2010년 유네스코 지정 '사라지는 언어' 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재되어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한 노력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비가림 버스정류소 36곳의 유리면에 생활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문구를 제주어로 부착해 제주어의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봐도 고운 당신’은 ‘아멩봐도 곱닥혼 이녁’으로, ‘오늘도 정말 고생많았어요’는 ‘오널도 폭삭 속았수다’라는 제주어로 재치있고 정겹게 표현했다. 이에 사람들은 버스정류장에서 잠자코 버스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특색을 느끼고 재미도 얻을 수 있게 됐다.

▲ 이도주공아파트 버스정류장

제주어를 사용한 간판들도 있다. 제주도 올레 19코스인 함덕서우봉 둘레길에 가면 제주어를 사용한 표지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똑바로 보고 가세요 넘어지면 많이 아파요’라는 말은 ‘졸바로 봥 갑서게, 푸더지믄 하영아파’라는 제주어로 표현해 둘레길을 걷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제주어를 재밌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 함덕 서우봉 해변 둘레길

 이어 제주에서는 제주어 말하기 대회가 매년 개최되어 제주어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사라져가는 제주어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제51회 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고 모양(20)은 “평상시에 제주어를 어느정도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연극 대본을 연습하면서 처음 들어보는 제주어가 많았다. 연극을 통해 제주어를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고, 이런 경험을 통해 제주어 보전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주어가 특색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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