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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우린 '봉그깅'으로 지킨다[인터뷰] 해양정화활동 프리다이빙 그룹 '디프다 제주'
김지후 | 승인 2020.06.25 18:21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50년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무게가 물고기의 무게와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쓰레기양이 많아 처리에 한계가 있어 나라에서 쓰레기를 수출, 수입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심각성을 느낀 사람들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고 그 중에 환경 보호 운동인 플로깅이 새롭게 뜨기 시작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플로카 업'과 '조깅'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이다.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플로깅은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이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SNS를 통해 화제가 돼 북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스웨덴과 멀리 떨어진 제주에서도 '플로깅'을 꾸준히 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그 단체가 바로 해양정화활동 프리다이빙 그룹 '디프다 제주'다. 

▲ 디프다 제주

# 제주 바다를 살리는 동아리 - 디프다 제주

- ‘디프다 제주’에 대해서 자유롭게 소개해 주세요.  

"제주도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해양정화활동 프리다이빙 그룹이에요. 매년 여름마다 바다에서 펀 다이빙을 즐기면서 제주 바다를 여행하고 프리다이빙을 배우면서 더 깊고 더 다양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2019년 7월부터 각 장소를 옮겨서 매년 다양한 해양정화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어요."

- ‘디프다 제주’는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펀 다이빙을 하며 놀다가 마스크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이틀 뒤 다시 찾았을 때 물고기들이 쪼아 먹어서 헤진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투명한 실리콘으로 된 마스크 스트랩을 먹이로 착각해서 물고기들이 먹은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죠."

"또한 해가 바뀔수록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작년에 보았던 깨끗한 바다가 올해 다시 갔을 때 변화된 물의 색과 사라진 물고기, 해양생물들을 보면서 사람이 버린 쓰레기들로 고통받는 해양 생태계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이빙을 갈 때마다 쓰레기를 줍고 바다를 기록하고 있어요." 

- 그렇다면 바닷속에 있는 쓰레기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바닷속에는 플라스틱과 함께 페트병, 캔, 유리, 폐그물 등 다양한 쓰레기가 있어요. 이런 쓰레기들은 돌 틈 사이에 끼어있어 수거하기가 힘들어요. 바닷속 쓰레기를 줍다 보면 소라나 보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본래 살던 곳이 아닌 쓰레기에 서식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 봉그깅

# 그들이 환경을 지키는 방법 - 봉그깅

 - ‘디프다 제주’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저희 동아리 회원들끼리 수중, 해양정화활동 프로젝트로 ‘봉그깅’을 만들어 수중정화활동을 진행해요. 바닷속과 해변의 쓰레기를 줍고 해양 쓰레기 수거 장면과 해양생태계 현황을 촬영해 디프다 제주 SNS에 올려 기록하고 있어요."

- ‘봉그깅’이 무엇인가요?

"봉그깅은 제주어로 '줍다'라는 뜻인 ‘봉그다’와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결합해 저희가 만든 단어에요. 봉그깅은  '봉그깅 바당’, ‘봉그깅 해변’으로 나눠서 활동을 해요. 바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봉그깅 바당'을 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봉그깅 해변'을 진행해요. '봉그깅 바당'은 평소 쓰레기가 보였던 곳, 쓰레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곳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장소를 선정한 뒤 1~2시간 정도 입수하여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요. '봉그깅 해변'은 저희 동아리 멤버가 모여 장소를 정해 함께 줍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서 줍기도 해요."

▲ 디프다제주 X 기영 상회 콜라보 '봉그깅 협재' ⓒ기영 상회

-  디프다 제주 인스타그램 '봉그깅' 관련 포스터에서 쓰레기를 주우면 맥주를 공짜로 준다는데 사실인가요?

"네, 사실이에요. 봉그깅에서 이어진 협재에 기영 상회와 콜라보로 한 ‘봉그깅 협재’ 프로젝트 중 하나에요. 기영 상회 사장님이 저희의 봉그깅을 보고 직접 나서서 쓰레기를 줍고 오시는 분들께 맥주를 주신다고 하셔서 만들게 됐어요. 혹시라도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참여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디프다 제주 인스타그램 계정(@diphda_jeju)과 기영 상회 인스타그램 계정(@josiesbottleshop)을 팔로우 해주세요. 둘째, 기영 상회에서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세요. 셋째, 협재해변을 조깅하며 분리수거하여 쓰레기를 줍고 SNS에 인증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인증 사진을 기영 상회에 보여주면 맥주를 받을 수 있어요. 맥주 종류는 바뀔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 '봉그깅 바당' 활동

-  '봉그깅'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있다면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힘든 점이 있죠. 해양 쓰레기의 종류는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부터 큰 철제 구조물이나 선박용 쓰레기 등 굉장히 많고 다양해요. 이런 쓰레기들은 물에 젖기 때문에 작은 쓰레기도 물속에서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곤 하죠. 또한 그물망에 쓰레기를 가득 채우면 그 무게 때문에 몸 전체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는데 쓰레기는 보이지만 수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곤 해요. 이렇게 미처 다 줍지 못하는 쓰레기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 '봉그깅'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서귀포 진곶내에서 '봉그깅 바당' 활동을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날은 바닷속에도 쓰레기가 많았지만 해변에도 정말 많은 쓰레기가 있었어요. 평소처럼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었는데 저희 모습을 보고 관광객 두 분이 오셔서 '좋은 일 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시면서 같이 주워주셨어요. 준비해 간 50L 종량제 봉투 2개를 다 채웠을 때 그분들이 박수를 쳐주시기도 하셨죠. 그날이 가장 많은 쓰레기를 주었던 날이었고 우리의 작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 같아 뿌듯했어요."

▲ 프리다이빙을 하고 있는 디프다 제주

# 앞으로 그들과 우리의 미래

- ‘디프다 제주’의 향후 활동이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지 궁금해요. 

"현재 계획은 올해에 제주도의 부속 섬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며 바다 상황을 보려고 해요. 작년 태풍의 영향으로 해양 정화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한 아쉬움을 채울 예정이에요. 또한 저희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여러 단체와 개인 다이버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셔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봉그깅을 진행하는 '다 함께 봉그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 기회를 통해 봉그깅 활동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추후에는 영상이나 사진을 아카이빙 하여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를  꼭 열고 싶어요."

- 일상 속에서 개인이 쉽게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게 있을까요?

"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사용, 일회용품 쓰지 않기 등이 있죠.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환경보호에 대해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해녀 삼춘들이 예전에는 가까운 바다에서 미역이나 해조류, 뿔소라, 전복 등 많은 해양생물을 볼 수 있었대요. 하지만 지금은 가까운 바다는 대부분 쓰레기로 오염된 상태여서 범섬과 같이 멀고 깊은 바다까지 가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마저도 매년 오염이 되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이야기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게 우리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 필요한 시간은 단 5분

'디프다 제주'는 꾸준히 환경 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줍는다. 지치고 힘든 순간 속에서도 쓰레기를 주우며 씩씩하게 활동한다. 그들이 바닷속과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도 특별하지만 그보다 더 특별한 건 그들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은 작건 크건 크기는 상관이 없다. 작은 행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모여 큰 변화로 다가올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할 수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5분의 용기이다. 단 5분만 용기 내 근처 길가를 걸으며 쓰레기를 주워보는 것은 어떨까?

< 2020 신문제작실습 / 김지후 >

김지후  tkfkdfpqpz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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