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하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 카페에서 종업원이 세바우컵에 담긴 커피를 손님에게 주고 있다.

제주는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지만 곳곳은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중 카페투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제주여행에 카페 방문은 더 이상 선택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카페에서 또는 테이크아웃해 버려진 종이컵,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그 중 종이컵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연간 일회용 종이컵 소비량은 약 166억개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240개이고 하루 평균 소비량은 3개일 정도로 종이컵을 많이 사용한다.

정부에서도 2019년 11월, ‘1회용품 함께 줄이기’로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량을 35%이상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들을 단계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위생’이 대두되며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있어 재활용 되는 소재를 이용한 제품들의 필요성이 제기돼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재활용되는 종이컵으로 환경을 살리는 캠페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바우 캠페인은 서울경제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계획, 진행한 것으로 제주도민과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 모두가 ‘환경’과 ‘삶’의 지속 가능한 균형을 찾기 위해 ‘세상을 바꾸는 우리’가 되자는 취지로 일상에서 쉽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종이컵을 통해 부족한 환경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이다. 친환경 움직임을 확산하고 올바른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세바우 캠페인’과 세바우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세바우컵 어떻게 탄생했나

일회용 종이컵은 사용하고 열심히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극히 어렵다. 음료를 담기 위해 폴리에틸렌(PE)으로 내부를 코팅했기 때문인데 이런 종이컵은 일반폐지와 섞어서 재활용 할 수 없고, 일일이 모두 따로 골라내야 한다. 대부분 폐지에 섞어 버려지는 종이컵은 결국 활용 불능의 쓰레기가 된다. ‘세바우’ 캠페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안고 단번에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거나 일회용품을 없애자는 선언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회용 컵을 사용하여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용한 종이컵 하나라도 모아서 재생하자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의 선순환을 꾀하는 데 있다. 즉 생산과 소비, 관리 및 수거,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 시스템이 하나의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완벽한 자연분해와 냉음료도 담을 수 있는 내구성

그렇다면 일반 종이컵과 세바우컵의 차이는 무엇일까. 기존 종이컵은 코팅 필름 때문에 종이재활용이 어렵고 다량의 불순물이 나온다. 소각할 때 유해가스가 배출되며 100% 자연분해가 어렵고 분해에 걸리는 시간만 30년이 넘게 걸린다. 반면 세바우컵은 친환경 코팅 용재로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돼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3개월이내 분해된다. 또한 재활용된 컵은 고급 화장지나, 복사용지 등으로 재가공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종이컵에 찬음료를 담으면 눅눅해지는 것과 달리 냉음료를 담아도 오랜 시간동안 컵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카페에서 수거된 세바우컵과 우유팩.

◇종이컵의 화려한 변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삼은 세바우 종이컵은 사용 단계는 물론 그 이후의 쓰레기 배출과 수거, 자원순환까지 고려해 눈길을 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1주일에 두 번, 참여업체 매장을 돌며 종이컵과 우유팩을 수거한 후 제주도 내 재활용도움센터에 모은다. 만약 매장 이용객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경우 주상절리·쇠소깍·사려니숲길·외돌개 등 4곳에 설치된 자원회수 로봇 ‘그린자판기’와 종이류와 캔·고철류, 플라스틱류 등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할 수 있는 ‘클린하우스’, 재활용도움센터 등에 분리, 배출하면 된다. 올해부터는 종이컵에 QR코드를 새겨 넣어 소비자 입장에서 사용한 종이컵을 어디서든 쉽게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이 컵들은 제지 생산공장에서 별도 처리를 거쳐 재생 원지로 다시 태어나며 고급 화장지나 복사용지 등으로 재활용된다. 현재 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아이스크림 컵이나 우유팩, 냉장·냉동식품 포장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 올레길 인근의 한 카페에 비치된 캠페인 홍보물.

◇환경보전을 위해 동참하는 제주의 카페들

지난해 세바우캠페인에 참여한 카페는 65개였는데 올해는 15개 더 늘어 80개가 돼 많은 카페들이 환경보전을 위해 동참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여행자센터 1층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김남규(38)씨는 “카페가 올레길 7코스에 위치해 있어 도보여행자들이 음료를 테이크아웃 하는 경우가 많아 종이컵과 플락스틱컵 사용이 많았다. 마침 환경보호가 되는 컵을 무상으로 제공해준다고 해 신청하게 됐다”며 그는 이어 “날이 더워지면서 찬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분들이 늘어날 텐데 플라스틱컵 대신 세바우컵을 권하면 불편해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100% 재활용 종이컵을 사용하자고 말씀드리면 손님들이 기분 좋게 받아주신다”고 말했다.

성산읍 시흥리에 위치한 바다보석 카페를 운영하는 이선민(32)씨는 “플라스틱 사용이 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실제로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시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줄었다”며 그는 이어 “아이스 음료도 캠페인을 설명 후 담아주면 일부터 투명한 플라스틱에 담지 않아도 모두들 이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대표는 아쉬운 점도 언급했다. 이씨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양을 줄이는게 목표인 캠페인이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테이크아웃시 뚜껑을 덮어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매장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뚜껑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서 캠페인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다”며 이씨는 “대부분 좋은 캠페인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SNS에 홍보를 하지 않아 아쉽고 컵 디자인을 제주 특색에 맞게 바꾸거나 SNS에 올리고 싶게 만든다면 더욱 홍보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시작된 캠페인 전국으로 확산돼야

‘세바우’의 첫 출발지를 제주로 잡은 것은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적인 인식 때문이다. 제주는 섬 안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섬이라는 특수성이 안겨준 천혜의 자연은 제주의 명성을 드높였지만 역설적이게도 환경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하면서 제주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작년 세바우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재활용 종이컵 36만350개가 사용됐고, 이 가운데 2만7,290개가 거둬져 회수율은 7.6%였다. 회수율이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실제 연평균 230억개가 사용된다는 국내 종이컵 회수율은 1.5%에 불과한 점을 봤을 때 어느정도 성과를 이룬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에 고무돼 제주올레는 올해 종이컵 회수율 목표를 20%로 늘려 잡았다. 소비자의 자발적 동참이 이어질 경우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게 제주올레 측의 주장이다.

세바우 캠페인 제주도에서 첫 발걸음을 뗐지만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고승우 제주올레 연구원은 “제주도에서 시작한 ‘세바우 캠페인’이 내륙으로 확산, 대한민국의 변화를 일굴 수 있도록 환경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요 국립공원에서 환경 캠페인을 펼쳐온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여행 명소를 중심으로 자연에 유해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대신 텀블러나 다회용컵,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 종이컵을 사용하도록 독려한다”며 그는 이어 “전국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지점을 통해 세바우 참여를 넓히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 신문제작실습 / 권병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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