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제를 현실로 이루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사회적 기업체는 2000개를 넘기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제주에는 총 56개의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공정여행을 꾸준히 알리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제주착한여행이 존재한다. 여기서 공정여행이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 여행이라고도 한다.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자는 취지로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구입하는 등 지역사회를 살리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제주착한여행은 관광객들에게 이러한 공정여행을 선물하며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형태로 공정여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배경을 알아보고자 제주착한여행의 허순영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5년 제주 방문 관광객 수가 1,500만명이라는 성과를 기록할 때 아이러니 하게도 제주관광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중국 관광객 대상으로 대규모 단체인원의 저가관광, 쇼핑 옵션이 극에 달하면서 제주는 땅값 상승, 교통대란, 쓰레기 범람, 오하수도가 넘쳐나서 도민들의 생활이 많이 불편해졌습니다. 중산간까지 무분별한 건축 행위 등으로 자연 환경이 많이 파괴되어 제주다운 모습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요. 그렇다고 도민들에게 관광수익이 돌아가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지도 않았습니다.

제주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성장과 그늘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관광객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죠.  2015년 12월에 몇몇 분들이 공정여행에 대한 공부를 하고 제주에 도움이 되는 여행사 하나 설립해 보자고 모였습니다. 그 공부모임이 발전해서 2016년 5월에 ㈜제주착한여행을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시나요?

여행 프로그램 기획의 원칙으로 제주의 가치를 전달하고 여행으로 공정한 방식의 선순환 경제를 만들어갑니다. 여행자, 방문지, 여행사가 골고루 이익을 나누고 제주다움을 담은 마을과 사람을 연결하고 있어요. 모두가 행복한 여행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얻게 되는 성취감이 있으신가요?

제주착한여행은 회사 출발과 함께 공정여행기획가 교육을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1년에 2기씩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4년간 이 교육을 거쳐간 분들이 250여명이 넘었습니다. 말하자면 공정여행을 이해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0년 1월부터 ‘제주공정관광 지원과 육성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제주착한여행이 작게나마 기여했다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공정관광의 씨앗을 뿌리고 이제 막 싹이 트고 자라는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제주착한여행을 통해 여행을 하거나 교육을 거쳐간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공정여행을 실천하고 함께 응원해 주는 분위기라 퍼져 나가면서 착한여행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주방문객 1%가 제주착한여행을 만난다면 제주 관광이 질 높은 관광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바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을까요?

기업은 이윤추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으로 움직입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이라는 미션이 하나 더 있지요. 기업의 이윤을 창출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며 지속가능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두 개의 바퀴로 돌아가는 자전거 같은 구조인데요. 관광으로 사회적기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치열한 경쟁으로 저가 상품들로 관광객을 모아서 관행처럼 진행되는 이상한 시장이 관광산업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굴러가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많아져도 점점 이익은 줄어들고 자연생태계는 파괴되고 제주다움도 사라지고, 더 거대한 관광시설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악순환인 것이지요. 그것을 선순환으로 바꾸어 나가는 일은 바위에 구멍을 내는 일처럼 어려웠습니다.

공정무역처럼 내가 지불한 금액이 지역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운동처럼 해야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처음 2~3년이 참 어려웠어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이제 제주 관광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동의를 하며 함께 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퍼져나가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지속가능한 것이 가장 큰 숙제이고요. 제주 올레걷기를 시작으로 전국에 걷기 열풍이 불었듯이 생태관광, 제주착한여행이 공정여행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내며 함께 하고 있어 희망이 보입니다. 

-대표님께서 보셨을 때, 현재 대한민국은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기 좋은 환경인가요?

대한민국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의 시작점에 있습니다. 아직 성공한 사회적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문턱을 많이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경제로 자신이 꿈꾸는 것들 것 시도를 해 볼 수는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는 분들도 더 노력해야 하지만 청년들이 더 많이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기업의 대표자로써,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 있으신가요?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따라가는 길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여행과 책,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권합니다.

6개의 질문으로 제주착한여행 허순영 대표와의 뜻깊은 시간이 끝이 났다. 꿈을 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하나씩 바꾸어 나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는 사회적 기업과 공정여행이 낯선 표현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 모든 사람들에게 낯익은 표현이 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2020 신문제작실습 / 강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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