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릇, 김유나

‘말’이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행동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모든 사람들이 가진 말의 표현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서로 아주 다양하며 독특하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가족 독서 릴레이 때문에 읽게 되었다. 서점에서 가장 한눈에 들어왔던 책이고 제목이 마음에 한 번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가족들이랑 책을 릴레이식으로 돌아가며 읽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에게 내 학점이 달렸으니 꼭 읽어달라고 부탁하며 힘겹게 시작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총 4주가 걸렸는데 너무 빠르게 완료된 것 같아서 제대로 읽었을지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들었다.

 

 

첫 주자는 아버지가 릴레이 시작의 문을 열었다. 아버지는 처음에 감성적인 내용의 책을 보시고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래도 묵묵하게 읽고나서 남긴 한 줄평은 매우 간단했다. “언제나 말은 신중하게 하자”였다. 간결하지만 딱 맞는 말이고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아버지는 끝까지 이런 감성적인 책은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그래도 좋은 내용이 많다고 잘 보관하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이어받아 책을 펼쳤다. 엄마는 책을 2주 만에 다 읽었는데 너무 오랜 시간에 걸쳐 읽다 보니 앞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릴레이를 하면서 가족들 전부가 같이 책을 공유하는 신기한 경험을 다 해본다고 자주 웃었다. 어머니는 책을 넘겨주시면서 한마디를 했다. “아들들도 항상 말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해야 한다”라는 말을 해주시면서 책을 넘겨주었다.

 

다음 주자는 나와 3살 차이의 남동생이 책을 넘겨받았다. 남동생이 가족들 사이에서는 제일 릴레이를 하기 싫어했다. 동생은 정말 책을 읽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설득에 동생을 결국에 해주는 표정을 항상 지었다. 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준다는 조건 하에 읽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었다. 나에게 책을 넘겨주며 내가 소감을 한 가지만 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형도 말을 할 때 애매한 표현 말고 상대방의 기분을 더 좋게 해줄 수 있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라는 말을 했다. 나를 지적하는 말 같았지만 그래도 동생과 같이 책을 돌려볼 수 있었다는 것에 재밌는 경험을 했다.

 

마지막 주자는 내가 책을 펼쳤다, 애초에 내가 직접 선정한 책이고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책을 읽으면서도 감동적인 표현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나갔다. 나는 정말 좋은 내용을 많이 머릿속에 남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감정 한 가지만 골라서 마비시킬 수는 없다. 어둠을 마비시키면 빛도 마비된다.” 나는 이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막상 어려운 표현일 수도 있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할 때 자신이 원하는 감정만을 담아서 말을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말의 표현이 아니다. 빛과 어둠같이 어느 한쪽만을 추구하며 말을 하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 이런 말 그릇을 가지라는 저자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가족 독서릴레이를 진행하면서 가족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시작하기에 앞서 가족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진행 도중에도 잘 되어가고 있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릴레이를 마치고 가족들의 소감을 들었을 때 독서릴레이가 정말 뜻깊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살아오면서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 옳은 방식으로 했는지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한번 해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의 말 그릇을 점점 키워나가볼 생각이다.

<2019 출판문화실습 언론홍보학과 4학년 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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