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의무도 아닐뿐더러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안 갔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졸업생 K 씨(25,여)는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위와 같이 밝혔다. K 씨는 “행사엔 불참했지만, 개인적으로 학사모 사진을 찍었다”라며 졸업 당시를 떠올렸다.
올해 초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 1,1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졸업예정자 10명 중 3명(27.2%)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응답자들이 꼽은 이유는 ‘갈 필요를 못 느껴서’가 압도적이었다. 반면 졸업식에 갈 것이라는 답변은 72.8%를 차지했다. 이들은 졸업식에 참석하는 까닭이 ‘가족/친구/후배와 사진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주대의 경우, 제주도가 고향이 아닌 학생들의 졸업식 참여가 부진한 상황이다.
경기도 출신의 졸업예정자 K 씨(23,남)는 졸업식 참여의향에 관해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졸업장을 직접 받을 필요는 없으니, 굳이 졸업식 때문에 제주로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이처럼 최근 졸업문화는 개인화된 측면이 두드러진다. 점점 증가하는 개인 단위의 졸업 현수막이나 수요부족으로 제작이 중단된 졸업앨범이 그 사례이다. 기존 졸업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학생들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학위수여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내년에 4학년이 되는 Y 씨(22,여)는 “내가 표창자 명단에 없다면 참석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 같다”라며 수여식이 특정 졸업생 위주로 진행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또 Y 씨는 “한 번뿐인 졸업식인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경직된 관례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학업의 마무리를 축복하는 졸업식은 지켜나가야 하는 대학전통이다. 그러나 낡은 관행을 고수한다면 학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고 싶은 졸업식, 함께 하는 졸업식이 되도록 변화를 도모할 시점이다. <임은설/2019 기사작성론 및 실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