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기숙사 화재경보기의 연이은 오작동이 학생들의 안전불감증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11월 7일 오후 8시경 제주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기숙사 전체가 시끄럽게 울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에 반응하는 학생은 극소수일 뿐, 대부분의 학생은 동요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교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기숙사 게시판에는 '기숙사 화재 경보 잘못 울리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달라', '새벽 5시에 울린 화재 경보에 대해 해명해달라'와 같은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오작동 횟수를 알아보고자 게시판 검색창에 '화재', '경보', '사이렌' 등의 단어로 글을 검색해 모두 세어본 결과, 이번 여름방학부터 발생한 오작동이 총 열세 건이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에브리타임 반응

화재경보기의 역할은 불이 났을 때 알리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잦은 작동은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학생들은 불이 났을 때와 화재경보기의 단순 오작동일 때를 구별하기 어려워, 언제 대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숙사 게시판의 또 다른 글에는 '우리 진짜로 불났을 때는 서로 불났다고 소리 질러줘야 할 것 같다. 사이렌 소리가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사이렌의 역할을 못 한다'라는 글이 있었고, 다른 학생도 '이러다 진짜 화재가 발생해도 아무도 대피 안 할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기숙사에서 2년간 생활하고 있는 안모 씨(21)는 “실제 거주하는 동안 화재경보기가 작동하는 것을 자주 들었지만, 대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며 "어차피 오작동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대피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지난 학기 동안 거주했던 이모 씨(22)는 "기숙사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정말 아무도 대피하지 않는다"며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또 울리는구나'하고 각자 할 일을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오작동이 발생한 화재 감지기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고, 화재 경보가 울린 경위에 대해 정확히 공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안전과 직결된 일인 만큼 기숙사 관리사무소 측의 철저한 관리를 부탁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화재경보 시스템 안정화 단계에서 오작동이 일어났고, 지금은 모두 안정화 됐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오작동에 대해서는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알려주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화재 감지기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으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안/2019 기사작성론 및 실습>

기숙사 화재 수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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