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가족독서릴레이
책으로 나눈 대화가족독서릴레이를 통한 가족과의 대화
송미선 | 승인 2018.06.26 14:59

  어느 날 우리는 대화가 줄어들었다. 대화가 줄어드니 가끔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가벼운 대화에서 말다툼으로 이어진다. 문뜩 내가 성인이 되고나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집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과의 얼굴을 맞대며 대화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뿐만아니라 부모님 두 분 다 맞벌이시고, 동생들도 대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학교와 학원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 다들 피곤해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하는 시간이 없어졌다라고 해명하지만 그것은 변명이라.

  우리 가족의 대화가 줄어든 것은 다양한 원인들이 있을 것이다. 집에 오면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등을 보면서 일체 대화를 하지 않은 가족. 등·하교시간과 출·퇴근시간이 달라 얼굴보기 힘든 가족. 각 자 집 밖에서는 하는 일이 많아 책 한 권조차 읽기 힘든 가족. 그래서 나는 가족들에게 책의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책에 대한 내용과 느낌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나는 독서릴레이를 시작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번 학기에는 출판문화론 수업을 통해 도서관에 자주 방문해서 그런지 전보다 도서관이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일단 나는 너무 읽기 난해하고 어려운 책보다는 누구든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재의 책을 고르고 싶었다. 왜냐하면 평소 책을 아예 보지 않은 동생이 있어서 최대한 단어가 이해하기 쉽고 문장이 간결한 책을 고르고 싶었다. 하지만 무작정 단어가 쉽고 문장이 간결한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나는 키워드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머릿속에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 후에 나는 <가족>과 관련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책 표지 『그림으로 나눈 대화』 , 전영근 지음, 남해의봄날, 2015

그렇게 서고를 돌아다니다가 한 쪽 서고에서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의 책을 발견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표지가 온통 푸른색에 『그림으로 나눈 대화』라고 흰 글씨로 제목과 흰 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책이었다. 책을 펼쳐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화가인 아버지에 예술적 영향을 받은 저자가 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그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 책의 목차에 나오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저자의 경험이 토대가 된 이야기들이며 저자의 아버지인 화가 전혁림의 그림에 대해 아들인 저자가 자신의 말로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인 인상적인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읽기 어려운 단어도 없었고, 문장도 간결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가족>이라는 키워드와 맞아 떨어졌다.

  우리 가족에게는 생소한 독서릴레이였기 때문에 독서릴레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첫 릴레이는 독서릴레이를 제안한 내가 먼저 시작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를 향한 저자의 마음이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중에서 프롤로그에 있던 글이 인상이 남았다.

"유년 시절 아버지와 같이 걸었던 산책길, 함께 그림을 그리던 행복한 시간, 사물을 지각한 순간부터 지켜봐 온 아버지의 예술가로서의 삶은 내가 포기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온전한 힘이 되어 주었다"

이 글을 보고 저자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예술계의 스승이며, 자신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준 존재이다.

  두 번째 주자는 셋째 여동생이었다. 정말 가족독서릴레이를 시작할 때 설득하기 어려운 동생이었다. 평소 책을 싫어한다고 할 정도로 책과의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기회에 꼭 셋째동생만큼은 책을 읽게 만들고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잠이 온다며, 집중이 안된다며 등 온갖 핑계를 대며 책 읽기를 미뤘다. 그렇게 나는 책을 다 읽으면 먹고 싶은 거 사준다는 말을 꺼내자마자 언제 졸렸냐는 듯이 책을 술술 읽어갔다. 정말 먹을 것만 주면 누구든 따라갈 것 같은 동생이다. 그러한 동생은 「예술가의 아내, 마지막 가는 길」을 보고, “저자의 엄마는 저자의 아빠를 위해 80세가 되는 날까지 헌신을 하였는데, 그는 아내가 돌아가고 나서야 아내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여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세 번째 주자는 막내 남동생이었다. 남동생은 이걸 왜 읽어야 되는 거냐며 투덜거렸지만 큰 누나인 나의 부탁에 학원에 다녀와서 잠들기 전까지 책을 다 읽고 잠에 들었다고 한다. 남동생이 책에 대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해 적은 내용을 보니 “나도 애리누나처럼 예쁘고 착한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적혀있었다. 우리 남동생은 예쁜 누나가 세 명이나 있는데도 누나가 부족한가보다.

  가족독서릴레이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주자는 엄마다. 엄마는 회사에서 틈틈이 쉴 때마다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엄마가 책을 읽으면서 제일 공감이 갔던 부분은 「예술가의 아내, 마지막 가는 길」이라는 부분에 내용이었다. 엄마도 한 남편의 아내로서 책 속에 등장하는 저자의 어머니를 보며 생활고와 자식걱정 등 많은 부분이 공감돼 감정이입하면서 보게 됐다고 한다. 또한, “세상의 모든 아내들이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에 공감했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아쉽게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아빠와 둘째동생은 가족독서릴레이에 참여를 못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후에 가족독서릴레이를 우리 가족 모두가 가지는 시간을 마련해 볼 생각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엄마가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가족이지만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건 다르다는 것을 깨달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공유한 소중한 추억이 하나 더 늘었다. 

<2017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 3학년 송미선>

송미선  thdaltjs0519@naver.com

<저작권자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미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제주대학로 66(아라일동 1, 제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학과  |  대표전화 : 064)754-2940  |  팩스 : 064)702-4240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보통신원장 이상준  |  Copyright © 2019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