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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보라
박미현 | 승인 2018.06.26 15:08

  가족 독서릴레이를 받고 꽤나 난감했다. 책의 난이도를 설정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였다. 아빠와 동생의 나이차를 생각하면 ‘과연 알맞은 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의도와 다르게 ‘가족’은 포기해야했다. 대신 친한 동갑내기 친구들과 같이 하기로 했다. 비록 각자의 생활이 바빠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내 과제를 도와줄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직접 말하기까진 시간이 좀 걸렸다. 카톡으로 글만 보내면 이해를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첫 주자인 내가 바빴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으로 내가 느낀 점을 적을 수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친구들과 논의해서 책을 골랐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내 취향의 책을 선정하자니, 기간 내에 다 읽지 못할 것 같았다.

  선택한 책은 구작가의 그래도 괜찮은 하루다.

구작가. 예담. 2015

 책 내용의 작가의 이야기였다.
작가는 두 살 때 앓은 열병으로 인해 귀가 멀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었던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입모양을 보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던, 어느 날 청천벽력의 소식을 다시금 접한다.
‘망망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은 것이다. 절망 속에서도 작은 희망 하나를 발견한 작가는 눈이 보이는 그 날까지 꼭 해야 하는 ‘버킷리스트’를 적었다. 소박한 일상들이 그녀가 바라는 전부였다.

   작가는 담담하게 말한다. 자신의 장애는 어쩌면 축복이자 기회라고. 당연한 것이 자신에게는 없었기에 더 감사할 수 있었고, 사용할 수 있는 감각들을 최대한 발달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에 절망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음을 고백한다.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게 전해지는 책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의 나는 이런 내용의 광고나 책을 접하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너희 삶 구질구질한 것 알려서 뭐해? 참 저런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안 좋은게 계속 겹칠까?’ 하면서 속으로 욕을 하고 무시했었다.

   지금의 나는 장애를 가지진 않았다. 다만, 몸의 불편함이 있고 원인을 알 수 없어 행동에 제약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에게 알 수 없는 몸의 이상은 사형선고가 내려진 죄인같은 기분이였다.

   한때는 내가 정말 걷을 수 없게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등교한다고 상상했을 때, 정말 불편할 것 같았다. 전동휠체어가 아닌 이상 정문에서부터 강의실 가는 길은 에베레스트 등반마냥 어려운 일이다. (물론 전동휠체어를 살 여력이 없다는 가정 하에 상상했다.)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집 밖을 나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비하하고, 배려하지 않는 시스템과 환경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일은... 차마 그런 상상하니 내 삶이 너무나 비참했다.

   젊다면 젊은 나이에, 원인을 알지 못하는 몸의 이상을 이해해주는 어른은 많이 없다.
‘몸이 아프다’하면 ‘뭐 어린 것이 벌써부터 아프다는 소리냐’ 라는 식의 답이 돌아온다. 내가 아프고 싶은 것도 아닌데. 뭐 하나 도와준 것 없으면서 본인들의 기준으로만 평가하는 사람들이 참 답답했다.

   왜 친구들은 이 책을 선정했을까. 의도가 궁금해 졌다.
나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많은 책 중에서 가볍게 보여서 그럴까.
 이 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A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귀엽기도 하지만 작가에 대해서 들은 내용이 있어 관심이 갔다.’ 라는 답을. B는 ‘처음엔 책표지에 그림이 예쁘고 낯익은 캐릭터여서 선정했다.’ 라는 답을. C는 ‘누구나 보기 쉬운 내용이라서’ 라는 답을 줬다.

  책 선정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은 내 착각이였다. 어쩌면 책을 읽고 내가 반응 할 수 있는 부분이 ‘몸의 불편’이라 그런 듯 했다.

  그 외엔 느낀 점이 없었다. 책을 주고받으면서 물었다.

  친구 A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고 했다.

  친구 B 역시 ‘모든 사람은 다 각자의 아픔을 지니고 사는데 그 아픔이 소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그리고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해야겠다 느꼈고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겠다 느꼈다. 지금 사회에서 한창 일할 나이인데 더 자신감을 갖고 힘 있게 나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는 느낌을 내게 말해 줬다.

  일하느라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친구 C는 ‘따뜻하고 희망적이였다’ 는 한줄 평만 내게 남겨주었다.

  친구들뿐이지만 대부분 이 책을 통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희망적이라 했다. 책 소개 역시 그렇다. 희망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보라.

구작가의 작품

 

<2017 출판문화론/언론홍보학과 4학년 박미현>

박미현  ridi77@naver.con

<저작권자 ©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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