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불륜'

  파울로 코엘료를 좋아한다. 4학년 2학기의 목표는 파울로 코엘료의 모든 대표작을 읽는 것이었다. 핑계가 많았다. 과제, 학교수업 등으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며 그의 책 한권도 건드리지 않았다. 출판문화론은 기회가 되었다. 마침 나는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있었으므로 내 자신을 강요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는 드디어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헌책방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밖에 없었다. 연금술사는 이미 읽어봤던 책이므로 다른 책을 찾고 싶었다. 인터넷 중고서적으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사기로 했다. 불륜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내가 파울로 코엘료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책이 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좋아서였다. 그런데 제목이 불륜이라니. 불륜은 다소 부정적인 단어가 아닌가. 이 호기심에 이끌려 나는 불륜의 첫 장을 열게 되었다.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로 알 수가 없으니까요.”

  책의 11페이지에 쓰인 구절이었다. 충격적이지만 매력적인 문장이었다. 고비 없는 인생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고비를 넘을 때 마다 점점 강해져 인생의 고비에 흔들리지 않게 될 뿐이다. 14살 때 나는 내 인생에 고비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의 나는 너무나 연약한 존재라서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았다. 많은 일을 겪고 난 후 지금의 나는 단단해졌다. 앞으로 어떤 고비가 와도 잘 넘길 자신이 있다. 11페이지의 문장은 내 이런 생각에 힘을 실어주었다. 행복해지는 것이 안정적인 길만 선택하는 삶이라면 난 열정적으로 살고 싶은 쪽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되면 우린 더 이상 한계를 시험해보지 않는다고. 정말 슬펐어.”

  뜨끔했다. 난 분명 열정적으로 살고 싶은 쪽인데 언젠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기도 했다. 끊임없는 성장을 원하면서 모험이 끝나기를 원하다니 아차 싶었다.

해방의 순간에는 통증이 따른다. 하지만 그건 항상 진리였다.”

  내가 인생의 모험을 하며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날 도와줄 또 다른 문장을 찾았다. 대학교 2학년 나는 유학길에 오를지 말지 선택하지 못하고 있었다. 돈을 모을 1년 타지에서 살아갈 1년을 합해 2년을 학교에서 떠나야 할 것이 무서웠다. 내가 돌아오면 친구들은 다 졸업을 할 테고 혼자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것이 두려웠다. 영어는 고등학교 이후 공부한적이 없어서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컸다. 그렇지만 그 두려움을 뛰어넘는 선택을 했다. 나름대로는 큰 결심이었다.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생도 많았지만 결국 나는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이뤘다. 모험을 성공해내기 위해선 많은 인내와 고통이 따라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증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

  책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여주인공 린다의 불륜은 그녀가 시련에 빠지도록 만들었지만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녀가 스스로를 사랑할 때 그녀는 그녀의 자식과 남편도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인생의 시련을 극복할 때 우리는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위한 모험을 선택했을 때, 이를 위한 통증을 견뎌내는 자신을 볼 때, 우리는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게 된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처럼 인생은 긴 휴가가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배움은 우리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게 만들 것이다. <2017 출판문화론/ 언론홍보학과 4학년 홍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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